아침에 기원갔다와서 후기남긴다고 해서 남길게

기력은 15년전에 동네 바둑학원 2년정도 다녀서 아마1단따놓고 타이젬 6~7급정도 두다가

알파고 이후로 좀둬서 2~3단 왔다갔다 함

기원은 처음이였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들어가보니 아저씨들 한 10명정도있더라 제일 어리신 분이 60대 초반정도..

원장님이 생각보다 엄청 친절하게 커피도 타주시고 내가 뻘쭘해서 바둑두자고 못하는거 알아차리고 계속 주선해주심

얼마나 두냐고해서 타이젬 2단~3단 둔다고 하니까 5급정도로 두라고 말씀하심 . 생각보다 기원 수준이 낮은듯?

어떤 60대 틀딱할아버님이 한수하자고 해서 시작하게되었음.. 내가 흑잡고 정선으로 두었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십여수를 두었을까?

나의 이 수에 갑자기 쯧쯧거리시면서 여기서는 젖혀야지 하면서 내돌을 바꾸시는게 아닌가.. 애들아 저거 요즘 최신유행 포석아니냐? 너무 당황해서 가만히 있으니까 돌을 다시 원래 대로 하시고 계속 진행하심..

한 10수 둘때마다 여기는 여기지 하며 간섭하심.. 이건 기원 7급도 안되겠는데라고 도발시전하심.. 시작 20수도 안되서  완전 페이스에 말려서 우상귀쪽 곤마형태가 되어 반상 내,'외'적으로 몰리게됨..

압권은 옆에서 관전하던 아저씨 ㅋㅋ내가 뭐 둘때마다 고개 절레절레 거리는데 정말 정신붕괴됨을 느낌 나중에 물어보니까 나보다 못두더라ㅡㅡ

아저씨의 노련함에 완전 말려서 한 20집쯤 졌음. 지고나서 하시는말씀이 내가 원래 기원1급이였는데 풍이와서 실력이 떨어졌다고함ㅡ.ㅡ?

2점깔고 한번 더뒀는데 내가 좆밥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초반 포석단계에서 큰자리 2군대 정도 남아있었는데 무리하게 침투하더라 양쪽 갈라가며 곤마형태로 만들어서

게임 쉽게 15집정도 이김. 내가 풍은 안맞아봤는데 기원1급이면 인사네 거신 118 다즐링급 실력아닌가? 얘내들이 바둑한 5년 안하고 나랑 둬도 2점에 떡을 칠텐데

살짝 허세 였던것 같음 실기력은 타이젬 4~5단정도 추측됨 이후 다른분들과 2~3판정도 더두고 관전을 많이 했는데 기원바둑 느낌점이

이거 기원 정석임.. 5판두면 3판은 이거 나옴;; 그리고 무조건 바둑중에 꼬장수는 한번 나옴 개인적으로 바세돌 한 2~3급정도 되는거 같은데 자기 주장대로 2~3단의 실력이라해도 얘는 기원가면 좆털린다 장담함 화초바둑 스타일은 버틸수가 없는게 기원인것 같다 나보다 상수가 두는 바둑도 개인적으로 저급하다고  느꼇다.

흡연석 금연석 사실상 구분은 무의미했고 바둑 더 두고싶었는데 머리가 너무아파서 금방 나와버렸다. 다시는 기원갈일 없을듯

집 가야 하나 생각하다가.. 예전에 바둑학원 다니던 곳가서 원장님 얼굴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15년만에 찾아뵈었다. 갈때 빈손으로 가기는 좀그래서 음료수 세트하나 들고 갔는데 보자마자 정말 반가워 하며 좋아하셨다. 이렇게 좋아하실줄 생각도못함..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기력 여쭤 보시더니 많이 늘었다고 칭찬하시며 한수 두게됨

타이젬 8단정도 두신다고 하셨는데 나랑 5점깔고 뒀음 꽤 잘뒀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순간 중앙이 다 백집이 되어 무리하게 침투하다가 겨우 쌈지떠서 살고 10집 패배했다.

비록 지긴했지만 고수한테 오프라인 복기 받으니까 실력적으로 엄청 도움이 된것 같은 기분??

그외에 바둑관련해서 이것저것 여쭤봤는데 좀 안타까웠던게 나 때는 원생도 80~90명 정도에 제일 잘하는애들이 타이젬 3단정도는 두었었는데

지금은 원생 30~40명정도에 제일 잘두는애가 타이젬 2급정도.. 나랑 4점깔고 둬서 내가 3집졌다

10년전에 전국에 바둑학원 800개 정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300개도 안된다고 하시더라 . 전체적으로 바둑계가 축소되는 추세라고 하셨다

계속 얘기를 하다가 내가 올해 알파고 응팔등 여러가지 이유로 바둑계를 다시 부흥시킬수 있었던것 같은데 한국기원에서 그런부분에서 홍보가 아쉬운것 같다고 얘기를 드렸는데

지금 기원에 50대 초반 밑으로 줄이 끊어져 있어 그런부분에서 효과적으로 대안을 내놓기 어려운것 같다는 답변을 하셨다.

여러가지 이야기하며 정말 행복한 시간 보냈고 인사하고 집 가려하는데 집에 바둑판있냐고 여쭤보셔서 인터넷만 둔다고 하니까 서봉수 9단 싸인 새겨진 다리있는 바둑판 선물해 주셨다.

아무 생각없이 찾아뵜는데 아무 생각없이 찾아뵈어서 나에게 더 고마움을 느끼신것 같다. 다른 바갤러 들도 바둑을 떠나서 여유가있으면 은사 한번 찾아뵙는것 정말 좋은것 같다.

바둑판 받은것도 너무 감사하지만 정말 마음 따듯해지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