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미의 후기 아니고 푸념글에 가까움

거를 손님은 거르라고

동주 각성 에피 개인적으로 허탈하네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기분이라

10회 끝나고

도인범캐의 어벤저스 합류를 놓고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환원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었는데

11 12회 동주 각성 에피를 보니 확실이 그러하네

1회 동주 아버지 죽음과

2회 브이아이피수술 선택을 모두 회수했는데

역시나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풀어가네

아버지 사망으로 세상을 원망했으나

환자 죽음에 일조하여 원망을 거두는 것을

회수라고 한다면 회수라고 해야겠지

어린 동주가 분노할 때 그냥 지나치던 도원장과는 달리

분노하는 환자보호자에게 사과하는 동주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부끄러움을 알거나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는 건 맞겠지만

도원장 개인의 악랄함이 본질이 아닐텐데

니가 다른 선택을 하면 달라진다라

사부한테 꼰대스러운 대사 준다고 분노했는데

결국 8회 세상탓 말고 자기 자리 지키라는

사부의 낭만설파가 이 극의 주제인 걸까

사실 동주의 분노는 정당한 것이었는데

사부는 계속 그걸 누르면서

참선수도 같은 걸 강요했는데

동주에게 시스템 안에서 같은 잘못을 범하게 하고

그 시스템에서 비껴나는 걸 해결책으로 내놓는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다

체제전복하라는 건 아니지만

불평등을 모두 타파하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개인의 선택을 가로막는

구조적인 문제는 짚어야 하는 건데

배후인 도원장 쭉빵 갈기는 걸로 퉁치는 정도고

다시 생각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비장한 나레는 안깔았어야 함

말이나 안 꺼냈으면 이렇게 아프지도 않았을 것을

마지막 남은 희망은

시스템을 건드릴 수 없다 해도

시스템 밖에서 다른 길을 개척하는 거라도

제대로 그려주길 바라는 건데

여기서 사이다 팡팡 터지는 걸 꿈꿔보는 건데

세팅된 캐릭터들의 관계성을 볼 때

기대보다는 약간 포기하게 되는 기분이라 어떨지

의드가 쉬운 것도 아닌데

의드에피에 현실반영 하려고 노력도 하고

교훈 감동 코믹 적절히 버무리고 어그로력도 높아서

청률도 잘 뽑고 잘 쓰는 작가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더 아쉽고 채워지지 않는 기분인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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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캐 얘기도 하게 되어서 쓸까 말까 했는데

문제 되면 아래 부분은 자삭함

강동주 각성 에피까지 나왔으니

캐에 대한 아쉬움을 말해 보자면

나는 작가가 기존 의드의 설정과 에피를 

자기 식으로 버무리고 있다고 생각했음

어차피 구도나 설정은 비슷할 수밖에 없으니

의드 기본 설정에 본인색깔 입히는 방식

강동주는 흙수저+능력캐+성장캐로 설정되어 있음

아주 유명한 캐릭터들 좀 돌아보면

흙수저 능력캐는 외과과장이나 뇌수술전문의가 있고

흙수저 성장캐는 흉부외과 레지나 응급의학과 인턴이 있고

전자는 출세지향이지만 환자는 무조건 살려내는 의사고

후자는 선량하지만 아직은 미숙하고 노력하는 의사임

강동주는 저 의사들의 설정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능력캐라기엔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없고

성장캐라고 하기엔 세속적인 고민도 하는 현실캐임

이게 플러스 플러스 설정이 아니라

마이너스 마이너스 설정을 몰아준 느낌임

차라리 강동주가 능력쩌는 출세주의자로 고속질주하다가

12회차 같은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면

카타르시스 쩔었겠지

근데 강동주는 방황하는 캐릭터라는 설정이라

딱히 나쁜 짓을 한 건 없는데

왠지 나쁜 놈이었던 것 처럼 계속 욕만 쳐먹음

각성했다는데

사이다가 사이다 같지 않은 건 이런 이유임

스토리 위주 작가인 거 알겠고

마지막 교훈으로 가기 까지

캐릭터는 소모품으로 쓰는 스타일인 것도 알겠지만

캐릭터에 이입해서 환호하게 되는 순간도 좀 만들어줬으며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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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건 여기까지 하고

어쨋든

서정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거 같고

동주 각성 끝난 거 같으니

이제 사부 사연 풀리고 나면

동주서정이 사부 상처 치유하는데 도움 주고

길 밖의 길을 개척하는 이야기가 펼쳐졌으면 함

그리고 사부 교훈설파도 개인의 선택이라는 범주를 벗어나

거시적인 부분도 포함하는 쪽으로 업그레이드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