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차 대전을 포함한 여러 전쟁을 보면서 느낀 점은
삽질을 적게 하는 편이 승리한다는 결론이다.
우리는 흔히 위대한 승리가 천재적인 용병술에 의해
발생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내면 깊숙이 들여다 보면 오히려 적의 실수와 오판이
더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멍청한 아군은 적보다 더 위험하다는 유명한 말처럼~~

러일 전쟁에서도 일본군은 러시아에 비해 여러 면에서 앞서고 있었다.
병사들의 투지와 훈련, 자질 면에서...
반면 가장 유력한 부대는 유럽에 주둔했고 극동에는 가장 형편없는 부대만
있었던 러시아군의 상황 
러시아군은 훈련, 무장... 특히 군기가 형편없어서 강간, 약탈, 살해를 자주 저질렀다.

이런 군대를 가지고 일본군과 정면 회전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러시아 사령관 쿠로파트킨은 결국 기관총을 이용한 유럽식 방어전을 선택한다.
기관총과 참호, 철조망, 철근 콘크리트로 지은 유럽식의 신전술로 맞선다.

반면 일본의 장군들은 유럽식의 신전술에 대해 이해도가 낮았다.
수 세기 동안 봉건 사무라이의 정신에 물들어 있었던지라...난생 처음으로 유럽식의 방어 진지를
만나게 되자...당황했다.
이를 깨부술 전략, 전술이 없었던 일본 장군들은 병사들에게 무조건 돌격만을 명령했다.
사무라이의 정신주의를 강조하면서 서구식의 요새와 진지에 병사들을 밀어붙였다.

이렇듯 일본 병사들은 용맹하고 충성스러웠지만...봉건주의적인 사고력의 지휘관들로 인해
막대한 희생을 치뤄야 했다.

결국 유럽의 군대 중에서도 가장 형편없었던 러시아 극동군을 상대로 어처구니 없는 손실을 입은 이유는
러시아가 잘해서가 아니고, 일본 장군들의 삽질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