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내 불안하고 파괴적인 감정을 느껴야 했기에 많이 힘들어하면서도 마치 자기 인생을 건 것처럼 죽을힘을 다해 연기하는 게 보였어요.

다른 배우들에게 종대 캐릭터에 대해 물어보면 보통 ‘어떤 옷을 입을 것 같고 무슨 머리 스타일에 이런 성격일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아인이는 창밖을 한참 바라보더니 살짝 울컥하면서 ‘슬프죠’ 한마디를 하는 거다. 그 순간 ‘종대는 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유아인을 처음 봤을 때 반했다. 물론 외모도 좋았다. 그러나 캐스팅을 위해 만났던 다른 배우들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을 갖고 있었다. 유아인이 나를 보는데 긴장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배우 이전에 20살의 자연인 유아인으로서 모습이 있었다. 선이 가는 외모와는 달리 내면에는 격정적인 에너지가 담겨 있다.  청춘하면 유아인이 떠오른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은 유아인이 아닐까

-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2007) 노동석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