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들 간의 장거리 수영 대결은 로비의 패배로 끝났다.

수영은 정말로 오래간만이었다.

뭍으로 올라왔을 무렵에는, 몸에서 진이 쫙 빠지는 것만 같았다.

로비

(장거리 수영 연습을 게을리 한 대가입니다. 내일부터 자주훈련 레파토리에 집어넣지 않으면...)

에른스트

자아, 사양말고 한 잔 해.

해변에서는 연회가 시작되었다.

병사들도 장교들도 펼쳐 앉아 술을 마시고 고기도 먹고 노래하며 춤을 쳤다.

도르키마스 국민은 다른 나라보다 까칠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 간에 거리낌없이 지내는 편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건 일부 귀족들만의 이야기이며, 일반 국민들은 술 마시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축제나 행사를 좋아하는 성격은 다른 여타 국가와 다르지 않다.

로비

술 가지고 왔습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로비는 어느샌가 급사(찾아보니 집사 표현한 거 같음) 흉내를 내었다.

로비

(만약 이런 때에 적의 습격이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부하들에게 일을 맡겼지만, 자신의 배의 일이 걱정되었다.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로비

아니야.... 내가 지나치게 걱정하는 걸까..

도르키마스 군인 가문에서 태어난 로비는 어려서부터 엄격하게 키워졌다.

사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이런 연회에 가 본적이 없었으며, 가족 이외의 남성과도 말을 해본적이 없었다. 

디트리히

너무 경직되있지 말고 어깨에 힘을 빼는건 어떤가?

로비

(원수 각하는 항상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디트리히

귀관이 맡은 바를 잘 해내기 때문에, 나도 다소 안심할 수 있다.

로비의 성격을 바탕으로 그녀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임무를 맏겼다.

로비

(지금 생각해보면, 원수 각하는 내가 잘 해내지 못한 부분도 전부 인정헤 주신 적이 있다.)

부관으로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원수라 여겼던 사람이 정작 유일하게 자신을 인정해 주는 상관이었단 사실은 아이러니했다.

로비

(이제 와서 예전 일을 회상하는 것은 그만 둡시다. 이제 나는 그 분 곁에 있을 수 없으니까...)

에른스트

어이, 프로이세 함장

잘 마시고 있나?

로비

ㄴ,네. 포도 주스를 받고 있습니다. 

에른스트

뭐야, 못 마시는 건가.

뭣하면 내가 가르쳐 주는 것도 괜찮다고? 

로비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 지금의 나는 제 4 함대의 일원...이니까...)

그보다도, 새로운 술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사령관 님은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로비는 자신의 군함 상황이 문득 궁금해졌다.

마음을 내려놓기 전에, 이번만 한 번 함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로비

전원 집합!

부하들을 소집한다.

절반 정도의 병력이 모였다. 

술을 찾으러 떠나 돌아오지 않는 병사가 있는 것 같다.

로비

도르키마스 군인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위기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니 지금은 대기하고 있는다. 

당연히 병사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로비

물론, 교대로 휴식을 취한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군사들을 내가 데리고 올테니, 

그 녀석들이 돌아 오면 교대한다. 

병사들은, "그러하다면야"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절반의 군사라면 무슨 일이 생겨도 함을 발진할 수 있다.

로비

(아무래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 곳은 도르키마스 남단의 안전지대, 내가 적이라면 의표를 찌르고 여기에 전력을 숨깁니다.)

오랫동안 디트리히의 곁에 있어 단련되어 온 전장에서의 감이, 로비에 희미한 기우를 가지게 했다.

구축함항공사

함장님! 함영(군함의 그림자)를 발견했습니다!

1시 방향에 함영 10척. 도르키마스 국의 군함이 아닌 것 같습니다.

로비

예감이 적중했군. 전원! 자기 위치로!

함영을 확인하기 위해 함교로 서둘렀다.

함의 외부에선, 제 4 함대의 다른 장병들이 술을 마시고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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