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11월 11일 동아일보 기사중 발췌.

위 자료는 1984년의 재계순위가 아닌 개인 소득세 납부 순위다.

1위는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이고, 2위는 고려화학의 정상영이다.

정상영은 정주영의 동생이고, 고려화학은 현 KCC 그룹.

현재의 상황과 비교하면 84년 당시에는 

이외의 (?) 인물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이 중화학공업 관련 대표 및 회장들이지만 

상가업, 인쇄업, 문구, 의류, 연탄등 

과거 80년대에 잘나가던 산업 관계자들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같은 통계를 내면 위 리스트에

IT 업종 관계자들의 이름이 상당수 올라갈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삼성의 이건희는 삼성물산의 부회장이었고, 개인소득세 납부순위에서 28위를 차지했다.

1983년에는 51위였지만 1년 사이에 무려 23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1984년은 삼성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기 3년전이다. 

이병철은 1987년 폐암으로 숨지기까지 이미 10여년간의 투병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1984년은 삼성이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지 10년째 되는 해였고,

삼성이 이제 막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시점이다.

삼성은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사업보다 수십년이 늦은 후발주자였고,

한국 반도체 인수 이후에도 반도체 사업에서 죽만 쑤고 있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전세계의 비웃음거리였고, 곧 망할 것이라는 여론이 대세였다.

하지만 삼성은 1983년말 64K DRAM을 개발하며 반도체 산업의 스타기업이 된다.

삼성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한 것이다.

1983년 삼성의 64K D램 개발 기념식 사진.

그리고 다음해인 1984년에는 삼성 64K D램의 해외 수출이 시작되었다. 

1984년, 삼성 64K D램 해외 첫 출하 기념식 사진.

삼성은 1984년 3월, 미국과 일본등 선진국만이 생산할 수 있는 

256K D램 개발에 착수했고, 결국 반년만인 

84년 10월에 256K D램 양산에까지 성공하게 된다.

위 개인 소득세 납부 순위가 발표된 1984년의 일이었다. 

사망하기 3년전의 삼성 창업주 이병철은 위 소득세 통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이병철의 아들인 이건희가 위 순위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한국은 90년대 후반부터 IT 강국으로 떠올랐고, 

2천년대 초반쯤부터 삼성이 소니를 추월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들이 회자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것의 시발점은 이미 1970년대, 80년대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1984년의 한국사회는 완전한 아날로그의 시대였지만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을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던 시대적 전환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