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역을 좀 해서 내가 잘못 번역했을 수도 있음

혹시 4월에 극장에서 스포 없이 보고싶은 갤러들은 그냥 뒤로가기 눌러주셈

-65는 지루한 "액션"(비웃음) 드라마 SF 영화다

-아담 드라이버는 다른 세계에서 온 우주선 파일럿인데, 우주선엔 동면하고 있는 승객들이 있다. 우주를 돌아다니던 도중 유성에 부딪혀서 한 행성에 추락하고, 아담 드라이버 이외의 생존자는 한 명이다. 우주선이 추락한 행성은 6500만년 전의 지구이다. 주인공이 추락한 행성이 선사시대 지구라는 사실을 예고편에서 까발렸는데, 예고편에서 까발리지 않았으면 "혹성탈출"처럼 훌륭한 반전(사실은 지구였다)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인공이 추락한 행성이 6500만년 전의 지구라는 건 영화 제목이 나올 때 설명충 자막으로 알려준다.

-제목을 65로 하되, 우주선의 승객이 65명이란 식으로 관객들을 낚은 뒤 나중에야 주인공이 있는 행성이 6500만년 전의 지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영화에 나온 공룡조차 몇몇은 어떤 종인지 알았지만, 어떤 놈들은 무슨 종인지 못 알아보게 생겼다. 공룡 중에 정확히 어떤 종인지 모르게 생긴 놈을 영화에서 메인 빌런으로 자주 출연시키고 영화 끝에서 티라노사우루스가 나왔다면 관객들이 65의 진짜 의미를 알아채면서 좋은 반전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의 전제는 "아담 드라이버가 추락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인 여자아이를 찾아내고, 이 여자아이를 보니 자기 딸이 생각나서 여자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인데, '라스트 오브 어스'의 선사시대 버전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라오어 게임이 이 영화보다 더 낫다. 공룡들이 나타나고 주인공이 총을 쏘는 액션 장면들이 있지만,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에 대한 캐릭터 구축이 전혀 없어서 주인공에게 관객들이 이입할 수 없고 따라서 주인공이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무시무시한 포식자들로 가득찬 선사시대에서 사람들이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SF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웃기다.

-게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영화를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자체가 비디오 게임처럼 보인다. 주인공이 쓰는 무기는 '데스티니'나 '헤일로'에 나올 것처럼 생겼고, 거대 괴물과 싸우는 것도 보스를 상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괴물을 쏴서 상처를 입히고 괴물 위에 있는 걸 쏴서 괴물이 죽게 만든다. 마치 '젤다의 전설'이나 '메트로이드'에 나올 법한 보스 공략이다.

-영화의 소재를 생각해보면 영화가 지루하다는 게 놀랍다., 영화의 상영 시간인 90분이 6500만년의 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이 영화는 흥미롭고 재미있을 소재들을 지녔지만 그것을 하나도 써먹지 못했다.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할 것 같지는 않은데 벌써 잊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