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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나는 대체 언제부터 마음놓고 웃지 못하게 된 걸까앱에서 작성

핑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9 23:54:57
조회 1250 추천 31 댓글 30
														


어어 조커화 아니니까 조커콘 달지마라


나는 어릴적부터 평범한 조선인들이 부러웠다


아무 생각없이 그렇게 활짝 웃으면서 하루를 보내는 그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비록 그때는, 그들의 웃음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악행에서 기인하는 것임은 몰랐지만


순수악이라고 하지않는가? 그들이 가진 순수함은 분명, 내게는 없는 것으로서 가치있다고 믿었다.


나도 그리 되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품었던 소망이다.


내가 인간을 알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이유다.




그렇게 인간을 관찰했다. 흉내냈다. 배웠다.


그렇게 각잡고 인간을 탐구하던 2년째, 나는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아버렸다.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무언가 부자연스럽다는 거였다.


마음 속에서 우러러 나오는 행동이 아닌, 무언가 프로그래밍되어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마치 게임 속 NPC와도 같은 단조로움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저 행복했다. 이미 룰밖을 벗어났던 내게 그 정도 흉내는 누워서 떡을 먹는 것보다 쉬웠다.


즐거웠다. 드디어 나는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나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공허한 연극에 실증이 나버렸다.


미연시를 해본 경험은 없지만, 마치 하루종일 미연시만 한 것처럼 정해진 대사와 행동,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 단조로운 삶은 나를 미치게 하기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나는 조선의 프로그래밍으로부터 원래부터 벗어나있었기에, 즉 원래부터 나 자신을 미쳐있었다고 생각했기에 별 타격은 없었다.


그러나 삶에 흥미를 버리기에는 충분한 경험이었다.


그토록 동경했던 삶이 사실은 무가치했으며, 무가치하다 믿었던 자신의 삶이 옳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과 제대로 돌아가는 나의 머리 간의 불협화음을 인식하게 되었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분노도, 슬픔도, 즐거움도 아닌 무력함이었다.




사람은 거짓 속에서 살아갈 때 가장 행복하다.


그러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요령을 이른 나이에 터득해버리는 나는 행복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나는 사랑에 답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해보면, 분명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틀렸다. 사랑이 달콤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사랑이라는 고차원적인 영역(실제는 아니지만)에 자신이 발을 들이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기 때문이다.


사랑조차 한낱 감정 중 하나라고 받아들이는 눈이 있다면, 사랑은 소금보다도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을 알고 싶다는 바램, 행복해지고 싶다는 바램 아래에서 시도했던 모든 시행들은 차례차례 나의 바램을 깨부수었다.


가치있는 사회를 이룩하는 방법에 대한 탐구는, 사회 자체가 가치없다는 결론을 낳았고


자아의 중요성에 대한 탐구는, 자아가 단순한 욕망의 결집으로서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된다는 결론을 낳았다.


내가 거짓 속에 갇혀 행복해지기 위해서, 나 자신을 속이려 할 때마다 나는 벌을 받았다.


도가는 말한다 ''자신을 버려라''라고, 염병 처음 그 구절을 읽었을 때는 ''사이비가 개소리하네ㅋㅋ''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능한 영역인 줄 몰랐다.


나는 그것을 바란 적이 없었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이미 반년이상이 지났지만) 일본어 공부가 그토록 재밌었다.


지금까지 상식이라 생각했던 모국어를 버리고, 비상식이었던 타국어를 새로운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마치 뇌를 갈아끼우는 것과 같은 살짝 신선하면서도 불쾌하며, 그럼에도 중독적인 맛이 있었다.


내가 이 짧은 시간 행복할 수 있던 이유는, 정말 오랜만에 나 자신을 일본이라는 이름의 거짓에 가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젠가 일본에 간다'' 그 꿈이 그렇게 달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꿈은 오래가지 않는다.


도일을 포기하게 된 것이 아니다. 그저 이번년도는 안되겠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내년을 기약하기로, 그 사이에 자신의 부족함을 더 보완하겠다고 다짐한 것 뿐이다.


요 2달 간은 참으로 행복했다. 실제로 일본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설명회를 듣고, 면접도 봐보았다.


지금의 경험은 분명 내년에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는 것을 안다.


내가 이번에 느낀 절망감은 일본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나는 일본 기업의 면접을 볼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서로 너무나도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대화. 그러면서도 충분한 목적의식은 있는 대화.


그 목적은 ''당신과 우리회사는 궁합이 맞을까''


그들은 나를 평가하지 않았다. 나를 존중해줬다. 그들은 그저 나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했다.


나는 이러한 인간다운 따뜻함을 내 가족에게서조차 느껴본 적이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 감동했고, 동시에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지옥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나는 내가 이곳에서 살아남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해 버렸던 가치를 다시 주워야 한다.


바로 마음이다.




오랜만에 마주한 나 자신의 마음은 너무나도 연약했다.


녀석은 항상 별것도 아닌 것에 경계하고 무서워하고 있으며, 동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때를 쓴다.


비유를 해서 그렇지, 나 자신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는 뜻이다.


사람을 원했지만, 동시에 사람에게 상처받는 걸 두려워한 어린시절의 기억과 감정.


과연 나는 이 것을 다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없는 것이 더 편하지 않을까? 옳은 것이 아닐까?


인간들이 자신의 마음을 우선시하고, 타인의 마음을 짓밟은 결과가 이 지옥아닌가?


마음을 되살린 내가 그들과 같게 되지 않을 보장이 있는가?




그에 대한 내 답은 이것이였다.


다 거짓말이고, 지금 아직 일본으로 넘어가지도 않았는데 마음을 되살리면 나는 미쳐버려 조커가 된다.


그것이 두려워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직구건은 상당히 크리티컬했다.


지금은 그저, 당시의 일본인 면접관과의 추억을 매개로 일시적으로 되살리는 방법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이걸로 나는 반쪽짜리의 공허한 마음을 수복하는 길을 찾았고, 그것을 구현화하는 요령을 길러나갈 수 있다.


나는 성장했지만, 나는 또다시 잃었다.


그저 버려졌다면 서로 좋았을 마음을, 이제는 예토전생시켜서 흉내낸다니, 고인능욕과 다를바가 없다.


한 번 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고, 나는 그저 비어버린 그릇에 과거의 기억을 담아 흉내낼 뿐이니까.


나는 또다시 나를 분리하고 또다시 과거의 나를 유린한다.


행복해지기 위해 택한 길이 나를 시련 속에 집어던지고, 성장하기를 재촉한다.




때문에 나는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웃으려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언젠가 버려야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동시에 불안하다. 지금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걸어가는 도일의 길.


나는 이 행복을 손에 넣으려고 한 대가로 이번엔 얼마나 더 큰 벌을 받게 될까하고.


훗날 깨닫게 되는 것이 두려워, 변변찮은 취미조차 지속시키지 못하며 불안 속에 사는 나의 인생의 그 끝은 어디인가.


오직 내가 느끼는 이 무력함만이, 내가 인간임을 증명해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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