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째 차였는데 또 연락해올 것 같아서
근데 연락 오면 오는대로 또 만날 것 같은데

정말 좋은 사람이긴 하거든
근데 항상 생각 많고 속은 썩어 문드러져있고

차인 이유도
스스로 자존감을 못채우니까
나를 우상화하다가도 별거 아닌걸로 트집 잡아서
한참을 말 안하면서 혼자 생각하고 키워가더니
그걸로 사랑이 식었다면서 참

나는 저번에 차였을 때 사실 마음 정리를 다 해서
이번에는 언제 차일까 하면서 만났는데
다시 온다면 그만큼 또 좋은 사람이라

근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음
여기서 흔히 말하는 공회 기질도 있고
독서, 운동이 취미라고 하는데 그것도 보여주려고 하는 거거든
뭘 하든 인스타 올리고 새해 다짐 인사 이런것까지
그러고 거기에 오는 관심에 사는 사람임
누가 봤는지, 안 봤는지, 누가 좋아요 눌렀는지 다 체크함
심리 불안정해지면 카톡 프사 수시로 바꾸고
카톡도 미리보기로 죄다 보고 뭐라 답장할지 생각하고 타이밍까지 생각해서 답장함
카톡에 1 사라졌는지 몇번이나 들어가서 확인하고, 사라졌는데 답장 없으면 계속 신경쓰고
인간관계에 에너지 써서 힘들어하면서도 그렇게 하더라
그렇게 하는 자신을 싫어하면서도 그렇게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임
근데 그 이미지랑 진짜 자신은 다르다며 자존감을 오히려 떨어뜨리더라고

나는 그런걸로 얄팍한 자존감 채우기보다는
진짜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게끔 도와 주고 싶은데
실제로도 좋은 사람이고.
연애한 기간 동안에 결국에는 실패한 것 같아
아마 다시 만나도 그럴텐데
내가 그런 성향을 바꿔줄 수 있을까?
사실 안될거 아는데 나도 이번에는 정리하는 게 맞겠지

나한테는 남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줬는데
그런데도 자기를 좋아하는 내가 고맙고도
반대로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부정적인 마음도 올라오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나를 밀어내면서 마음이 식었다고 생각하더라고

나는 저 성향만 아니면 다른 부정적인 모습들은 평생 안고 가도 좋을 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만 아니면'은 결국 아니라는 거겠지

답정넌데 긴글 읽어줘서 고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