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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좌백이 쓴 한국 무협 영향준 작가들 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8.148) 2024.05.20 20:26:31
조회 119 추천 0 댓글 1
														


대만도 홍콩과 비슷한 시기에 구파 무협의 계승자들이 나타났다. 대만의 무협을 시작한 것은 낭홍완(郎紅浣)이라는 작가였다. 낭홍완은 1952년부터 ‘대화만보(大華晩報)’에 ‘고슬애현(古瑟哀弦)’ 등 잇따라 여섯 작품을 발표했는데 ‘와호장룡’의 작가 왕도려(王度廬)와 작품 경향이 비슷했다고 한다.

이후 대만 무협은 60년대 중반까지 구파무협을 계승하는 경향의 무협이 주류를 이루었다. 구파무협과 확연히 구분되는 신파무협은 고룡(古龍)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시작되었다.

고룡의 본명은 웅요화(熊燿華)로 1936년생이다. 대만의 담강대학에서 스페인 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무협소설을 썼다. 죽기 전까지 80여편의 소설을 썼는데, 그중 많은 수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초류향(楚留香)’ 시리즈다.

초류향은 도둑이다. 물론 무협소설의 주인공 답게 무공도 뛰어난 고수이지만 직업은 도둑이다. 그것도 훔쳐갈 물건의 주인에게 정중하게 서신을 보내 몇 날 몇 시에 훔쳐가겠소 하고 예고한 후에 훔쳐간다. 당연히 주인은 무림제일의 도적 초류향을 막기 위해 이런 저런 방어막을 쳐놓는다.



그걸 보기 좋게 파해하고 보물을 훔쳐가는 게 초류향이다. 이런 모티브는 모리스 르블랑의 작품 ‘괴도 루팡’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면 고룡은 무협 역사상 가장 특이하면서도 매력적인 주인공을 창조해 냈다.

초류향은 도둑이고, 해결사이며, 바람둥이면서 협객이다. 난처한 사람이나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돕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지혜를 발휘해 난관을 해쳐나간다. 무엇보다도 그는 현대인의 관점을 가진 현대적인 캐릭터다.옛날 어느 한 때의 중국이라는 무대에서 움직이지만 현대인의 관점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현대적인 이야기로서의 무협소설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써낸 작가가 바로 고룡인 것이다. 그게 그가 김용과 함께 신파무협의 두 거두 중 하나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유다. 그리고 한국무협에 큰 영향을 준 부분도 바로 그 점이었다.

한국 무협의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작가로는 흔히 김용과 고룡, 그리고 와룡생을 꼽는다. 이중 김용은 70년대에 한 번 한국에 소개된 일이 있었지만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잊혀졌다가 1986년에 고려원에서 재출간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니 김용의 영향은 86년 이후에나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고룡의 영향은 야설록으로 대표되는 한국무협의 한 경향, 즉 추리기법을 많이 사용했고, 현대적인 색채가 강조되었으며 현대적인 문장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경향은 한국무협 전체에서 그다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한국무협의 주류는 거의 와룡생의 영향 하에서 형성되었다.

와룡생(臥龍生)의 본명은 우학정(牛鶴亭)으로 일찍부터 구파무협작품을 읽기 좋아했다고 한다. 장개석의 국민군 장교로 있다가 1955년 퇴역한 이후 친구의 권유로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무협 초창기에 무협열풍을 불게하고 결국 무협문화를 정착시킨 일대 공신이다.

1960년대에 번역 소개되어 공전의 히트를 친 작품 ‘군협지(群俠誌)’가 바로 그의 작품 ‘옥차맹(玉叉盟)’의 번역제목이기 때문이다(원제를 그대로 살리지 않고 이름을 바꾸어 내는 관행이 있어서 이렇게 됐다).

최초로 번역 소개된 무협소설이 ‘정협지’, 최초로 히트를 친 작품이 ‘군협지’라는 이 우연한 겹침은 이후 원래 중국에는 없는 ‘무협지’라는 명칭이 굳어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와룡생은 무협에서 역사를 제거해버린 사람으로도 무협사에 의미가 있다. 그 전까지의 무협소설들이 김용처럼 야담류의 역사라고는 해도 어쨌건 중국의 역사와 관련된 배경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킨 것에 반해 그는 역사적인 것은 아예 배제해 버렸다. 그럼으로써 무협소설은 특정 시대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절반쯤 팬터지 세계로 넘어가 버렸다.

무림인들이 백주대낮에 칼 들고 싸워도 포졸 하나 개입하지 않는 묘한 공간이 그렇게 해서 가능해졌다. 몇천 명이 무리지어 전쟁을 방불케 하는 사투를 벌여도 황제는 모른척 하는, 어찌 보면 사건 전개하기가 편하기 짝이 없는 무협소설의 가상공간이 이로써 가능해진 것이다.뿐만 아니라 와룡생은 정형화된 코드를 즐겨 사용했다. 그의 소설에선 대부분 강호무림인들이 정파와 사파로 나뉘어서 싸우고 있다. 구대문파를 처음으로 등장시키고 유행시킨 것도 그였다. 오대세가를 설정한 것도 그였다. 이런 설정이 나오지 않는 한국무협이 몇이나 되는지 생각해보면 한국무협에 끼친 와룡생의 영향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70년대 한국무협은 와룡생의 시대라고 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실제로 원저자가 누구건 간에 한국에 번역 소개되는 중국무협은 거의 모두가 와룡생 저, 아무개 번역 형태로 나왔던 것이다. 창작무협이 시작된 80년대 초반에도 사정은 비슷해서 초창기 작가들은 와룡생 저 금강 번역 식으로 소설을 내놔야 했다. 지금 국내 최고의 무협작가로 꼽히는 용대운도 첫 작품과 두 번째 작품은 와룡생 이름으로 냈으니 더 할 말이 없다.

홍콩의 무협작가 중에서는 김용과 양우생 외에는 언급할만한 작가가 없는데 반해서 대만 무협작가들 중에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경향으로 일가를 이룬 작가들이 꽤 많다. 현대의 조폭물과 비슷한 흑도무협을 즐겨 그린 유잔양, 귀파무협의 대가인 진청운, 고전의 품격을 지녔다고 인정받는 사마령, 대만 무협의 주류와는 달리 역사적 고증에 충실했던 운중악, 환주루주의 기환무협을 이어받았다는 동방옥 등이 그들이다.

대만 무협은 이런 작가들과 함께 50년대에 시작되어 60년대 중반 고룡의 등장이후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전성기를 누리다가 80년대에 김용의 작품들이 소개되면서 기울어졌다. 고룡은 알콜 중독자였는데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기 위해서 글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돈이 필요하면 출판사에, 혹은 영화사에 가서 계약을 하고 돈을 받아 쓴 뒤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소설과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니 말이다. 그는 병상에 누워서까지 술을 마시다가 83년 피를 토하고 죽었다. 친구들은 술과 함께 살았던 그의 생을 기념하기 위해 마흔 아홉 병의 꼬냑을 따서 함께 묻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죽음과 더불어 대만 무협의 전성기는 끝나 버렸다.

좌백(佐栢)
https://m.etnews.com/200507090016?obj=Tzo4OiJzdGRDbGFzcyI6Mjp7czo3OiJyZWZlcmVyIjtzOjIzOiJodHRwczovL3d3dy5nb29nbGUuY29tLyI7czo3OiJmb3J3YXJkIjtzOjEzOiJ3ZWIgdG8gbW9iaWxlIjt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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