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고 졸업한 8X기임.

앞뒤 상황 설명이나 부가적인 사족을 빼자니 글이 밋밋해져서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조금 장황하게 썼으니 양해 바란다..

때는 ㅈ망했든 아니든 모든 것이 결정나고 대한민국 남성에게 있어 가장 평화로운 시기 중 하나라고도 불리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의 2월달이었음. 딱 이맘 때 쯤인 거지 ㅋㅋ

김고 특성상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 시기에는 다 자기들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재수종합 엔딩을 맞이하기에 나는 몇 안 되는 “김천 출신의 김붕이”들과 사나흘에 한두번씩 술을 마시러 다녔음.

그 날도 ”김천 출신의 김붕이“들 나포함 네명이 만나기로 한 날이었음.

우리는 김천역 맞은 편쪽 조금 낡은 동네에 있는 ‘불나라’라는 고깃집에 갔음.(번외로 이 식당은 개맛돌이고 예약 없이는 입장도 불가한 수준이니 현역 김붕이들은 주말에 예약하고 꼭 가봐라)

사실 이 날은 술마시자고 만난 건 아니었지만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무언의 신호를 나누고 우린 쏘맥을 말았음.

근데 여기 고기가 김천 치고는 가격대가 좀 있어서 불나라에선 살짝쿵 알딸딸할 때까지만 달리고 2차를 그 근처 가성비 술집으로 옮겼음.

그 술집은 주머니사정이 안쓰러운 대학생들의 손을 따스히 잡아주는 곳이었기에 사장님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술을 줜나게 마셔댔음.

그렇게 넷 다 꽤나 취한 상태로 운집으로 삼차까지 가서 두부김치에 소주를 걸치니 우리 넷은 더이상 사회 규범적 억제기 따위 남아있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렀음.

그래서 이만 파하자 해서 이제 집으로 가려 했고 우리 넷다 부곡동에 살아서 같은 방향으로 걸어갔음.

그런데 김천 생활 하면서 눈치 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김천역쪽 동네랑 부곡동 사이에는 도우미 초이스 하는 가요방, 룸술집 같은 곳들이 즐비한 유흥가가 ㅈㄴ 길게 쭉 이어져 있음.

걸어가면서 이런 가요방들을 보고 있으니 문득 나의 고향 김천이 역겨운 환락의 거리로 찌들었음에 환멸을 느꼈고 애국지사의 마음으로 가요방의 영업을 방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음.

그래서 나머지 김천김붕이들에게 가요방 문을 존나 쎄게 닫고 튀자는 발칙한 제안을 했음.

이게 뭔 ㅂㅅ같은 생각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독자붕이의 이해를 돕자면 대부분의 가요방은 특이하게도 이중문 구조로 되어있음.

안쪽 문은 평범한 유리문이고 바깥쪽 문은 튼튼한 철제 문인데 영업할 때 철제문은 열어놓고 유리문은 닫아놓는 식임.

따라서 그 철제문을 존나 세게 닫으면 마치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날 것 같아 안 쪽에 있는 사람들을 엿먹이기에는 충분하다고 판단했음.

더불어 철제문이 닫기면 영업을 안 하는 것처럼 보여 그 가요방에 가는 손님들을 차단할 수도 있었기에 당시 알콜에 뇌가 절여진 나는 가요방 철문을 ㅈㄴ 쌔게 쾅 닫고 튀는 게 일타쌍피의 완벽한 작전이라고 생각했음.

마찬가지로 억제기가 파괴된 다른 김붕이들은 그 제안을 즉각 수용했고 만만한 가요방이 없을까 하고 작전 대상을 탐색하던 도중 ㄷㅊ가요방이 우리들의 눈에 들어왔음.

그렇게 우리는 ㄷㅊ가요방의 활짝 열린 철제문을 ㅈㄴ 세게 쾅닫고 개째꼈음 ㅋㅋ

그리고 한 50미터를 미친듯이 달리고서는 숨좀 돌린 후 다음 작전 대상을 물색했음.

이번에는 ㅍㅌㄴ가요방 문을 쾅 치고 도망가려던 그때 어떤 아저씨가 소리를 ㅈㄴ 크게 지르면서 벤을 몰고 우리를 쫓아오는 거임.

우린 개ㅈ됐다 싶어서 웃음기 싹빼고 걍 ㅈㄴ 뒤도 안돌아보고 달렸음.

그래서 우방아파트 상가까지 와서 숨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한 명이 없는 거야 ㅅㅂ ㅋㅋㅋ

그래서 난 설마하는 마음으로 없어진 걔한테 전화를 때렸음.

근데 걔가 전화를 안 받고 문자로 파워마트 쪽으로 와달라고 보내는 거야.

그래서 한 김붕이는 많이 무서워하길래 여기 숨어 있으라 하고 다른 김붕이랑 없어진 애를 구출하러 가기로 했음.

이 때 육탄전을 벌이게 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짱돌을 하나 찾아서 주머니 속에 넣고 아테네와의 전쟁을 치르러 나가는 스파르타의 전사의 심정을 헤아리며 파워마트로 결판을 지으러 갔음.

근데 파워마트로 가니 걔는 안 보이고 스타렉스 하나가 달리지 않고 도로 위에 떡하니 서 있는 거야.

뭐지? ㅅㅂ 하던 도중에 스타렉스에서 도우미 실어 나르는 딱봐도 개깡패같이 생긴 포주 아저씨들 네다섯이 우르르 내려 우리를 붙잡고서는 차로 끌고가 강제로 태웠음.

이때 그냥 주머니에 있는 짱똘을 꺼내야겠다는 엄두는 물론 일말의 저항이라도 할 시 생각했던 것보다 몇배로는 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우리 둘은 순순히 쳐끌려갔음.

그렇게 차 안으로 가니 맨 뒷자리에 그 없어진 애가 존나 겁에 질린 표정으로 좌석에 앉아 있었고 우리 둘은 걔 양옆으로 던져졌음.

그리고 멸치 같이 생긴 깡패 아재가 트렁크에서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를 꺼내서 나선욱 같이 생긴 깡패 아재한테 건내는 걸 본 순간 그냥 심장이 미친듯이 뜀과 동시에 등뒤에서 식은땀이 쫙나고 온몸이 덜덜 떨렸음.

그리고 삼십분 전만 해도 난 거의 만취였는데 어느새 술은 다 깨있더라 ㅋㅋ

그렇게 문이 닫힌 뒤 나선욱은 야구 배트를 본인 다리 사이에 끼우고 우리에게 전번을 찍으라고 폰을 던져줬음.

나선욱이 전화 걸어서 신호가는지 확인 할거니까 가라로 번호 찍으면 너거덜은 개쳐맞는 거라고 하길래 우리 셋은 벌벌 떨면서 진짜 번호를 찍음.

그 어두운 차 안에서 핸드폰 불빛위로 덜덜 떨리던  옆김붕이 손가락이 보였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함 ㅋㅋ

셋의 전번을 받은 나선욱은 우리 머가리를 손으로 두세대씩 ㅈㄴ 쌔게 내려치고 누가 시켜서 한거냐, 영업방해로 신고할 거고 문짝 고장난 거 배상해라 등의 협박 섞인 취조를 시작했음.

우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죄송하다고 어린마음에 술마시고 장난식으로 한 거고 누가 시킨 건 아니라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파리새끼마냥 그저 빌었음.

그러더니 나선욱은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던 지 어릴적 생각이 났는지 다행히 그 배트를 쓰진 않았고 쌍욕만 ㅈㄴ게 박은 뒤 ㄷㅊ가요방에 가서 사과하고 다시 전화걸어서 인증하라는 선에서 우리를 풀어줬음.

그렇게 우리 셋은 벤에서 내려 ㄷㅊ가요방에 가서 대가리를 박고 사과를 했음.

ㄷㅊ가요방은 전형적인 남녀 양아치 상에 해당하는 부부로 추정되는 사장내외가 운영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욕 몇마디에 적당히 훈계하고 술 곱게 마시라는 말과 함께 우릴 보내줬음.

이때 알아낸 사실이 있는데 가요방끼리는 단톡방으로 다 연결되어있고 우리가 이 톡방에 지금 박제되었다는 것과 포주 중에 ㅈㄴ 무서운 형이 있는데 이 사람한테 걸리면 죽도록 개쳐맞는다는 거였음..

우리는 ㄷㅊ가요방을 나오면서 다행히 그 무서운 포주한테 걸리지 않아 몸 성한 채로 살아났고, 부모님에게 알려질 만큼 일이 커지지 않았음에 엄청난 안도감을 느끼며 이제와서야 즐겼던 척, 여유로운 척 킥킥댔음.

그리고 나선욱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서 사과 인증을 한 뒤 우리 셋은 바로 나선욱 번호를 차단함..ㅋㅋ

근데 이새끼가 내전번 팔았는지 로또번호 사이트나 대출 업체에서 스팸 ㅈㄴ 온다..

어쨋든 가요방을 나와 가장 먼 데 사는 친구를 데려다 주러 다같이 가면서 가요방도 떳떳할 거 없는데 지들이 경찰에 가서 뭘 할 수 있겠냐, 멸치 둘셋은 우리 중 한명만으로도 충분히 깠을 거 같다 등 ㅈㅇ질을 시전하며 다음 술자리 안주거리를 제조함.

그렇게 그날 김천 포주 깡패들과의 뜨거운 밤은 마무리 되었다..

쓰고 보니 주작썰이라고 생각할만 한데 진짜다..

나 빼고 나머지 셋 김붕이들도 김고갤 종종 보려나 모르겠는데 쨋든 이 글 보면 증언 부탁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