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지랄맞았던 시대라서

잠깐이지만 외국인들이 군벌 비슷하게 등장하기도 했음


1) 드미트리 호르바트

북만주 중동로 철도 총독

러시아 제국 중장이지만 군에 고용된 철도 기술자 성격에 가까웠고 때문에 중동로 총독에 임명됨

당시 남만주 철도 부설권을 잃은 상태에서 러시아가 만주에 영향력 투사 수단은 중동로 뿐이라

일개 철도 노선 관리임에도 러사아군 5천 - 1만명이 호르바트 밑에 파견되어 주둔했음

이들은 1차 세계대전 ~ 적백내전을 거치며 그 숫자가 줄어들었지만 적어도 군벌시대 초반부인 1910년대 기준으론

"완편된 정규군 5천명" 규모는 만주 최대의 무력 집단이었음

그 덕분에 호르바트는 중동로 뿐만 아니라 북만주 일대를 총독 마냥 통치했고 장쭤린도 함부로 상대 못했지만

호르바트 본인이 적백내전의 패망을 직감하고 휘하 병력을 해산

그렇게 북만주의 백인 군벌은 1921년, 스스로 해산하며 허무하게 사라졌음


2) 보리스 안넨코프

오렌부르그 카자크 일원이자 러시아군 기병 중장

1920년 적백내전 말엽, 중앙아시아 카자크 우두머리인 알렉산드르 두토프는 한 가지 명령을 내리는데

전쟁 좆됐으니 백군 이끌고 신강성으로 튀라는 명령이었음

이에 안넨코프는 백군 3만 + 백계 민간인 총합 5 ~ 6만 이끌고 신강 북부 쪽으로 진입했는데

당시 신강성 인구가 300만 수준이었으니 군병력 3만을 몰고 도착한 안넨코프는 졸지에 신강성 최대 군벌로 등극함

그러나 정치질엔 문외한이었던 안넨코프는 군벌시대 통틀어 좆간질 GOAT 중 한명인 신강군벌 양쩡신에게 말려들었고

"백군 정착을 도와줄테니 위구르 반군 조져달라" 양쩡신의 제안에 흔쾌히 위구르 반군을 소탕했으나

안넨코프가 맞이한 건 10만 규모의 소련군이었음

당연히 백군은 순식간에 소탕됐고 양쩡신은 총알 한발 안 쏘고 백군 놈들을 몰아냈을 뿐만 아니라

소련이 협조 잘해줘서 고맙다며 돈까지 주며 낭낭히 챙겼음


3) 가다 메이렌

북만주에서 활동한 몽골인 군벌

정확히는 몽골 민족주의 계통 성격이었음

당시 북만주엔 몽골인들이 상당수 거주했는데

이들은 장쭤린 시절부터 계속 차별을 받으며 반중 정서가 강했음

이에 가다 메이렌을 필두로 몽골계 반군이 봉기했는데(1929~1931)

처음엔 게릴라전에 지역 몽골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활약했지만

1931년, 기존 봉천군벌 말고

아시아 최종보스 일본이 등판하면서 봉기는 제압되고 가다 메이렌 본인도 사망했음

좀 씁쓸한 건 일본이 가다 메이렌 토벌에 동원한 부대는

리서우신이 이끄는 내몽골자치정부의 몽골계 부대였음






이외에도 홍콩을 거점으로 광둥 정세에 대놓고 개입한 영국

상하이 쿠데타 당시 조계지들의 협동 등

외세가 개입한 사례는 끝도 없지만

영토를 바탕으로 활동한 건 위 사례가 전부인 듯함

참고로 호르바트는 머전쟁 리덕스에 등장하는데

백군 패배시 현실 역사대로 해산 엔딩 밟거나

러시아판 국부천대 루트도 가능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