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는 왜 인간 마도카를 갈망하는가? 1편

ㅇㅇ · 2024.02.21 02:18:00

[시리즈] 마마마에 대한 고찰

앞서 쓴 글을 기반으로 내용을 덧붙이고 싶어졌다. 문득 생각해보니 새로나올 극장판 발푸르기스의 회천 제목을 보고 스토리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게 됐다. 좀 더 사소한 디테일에 집중해서 합리적인 해석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적인데 이런 점이 존나 재밌는 작품같다.

서설

반역의 이야기를 처음 보면 ‘어어어 저년 저저저 갑자기 왜 저러노’ 이런 생각이 처음에 딱 들 것이다. 당연히 그럴만한 점이 반전 영화기도 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친구를 배신한다는 점과 마지막에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얀데레스러운 기질을 보여주니 말이다. 다시 곱씹어 봐야 ‘음 뭔가 공감이 되는군’ 아니면 ‘그래도 그렇지 그걸 통수쳐??’와 같은 다양한 감상평들이 나올 수 있는데, 나는 반역이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면 어떤 것들이 호무라가 반역을 결심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우선 1.호무라가 정말 원하는 소원(기적)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호무라의 소원은 ‘마도카와의 만남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그녀에게 보호받는 내가 아니라, 그녀를 지키는 내가 되고 싶어!‘인데 목적은 단순히 문장 그대로 마도카를 지키고 싶은 것이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은 작품이 진행되면서 바뀌었다고 봤다. 그것이 어떻게 바뀌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위를 기반으로 2.호무라의 진정한 소원은 어떻게 반역의 동기가 되었는가를 생각해본다. 자신의 내적 세계에서 마도카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던 호무라가 왜 갑자기 반역을 생각했을까? 그리고 호무라가 정말로 단순히 신의 영역에 있는 원환의 섭리에서 인간 마도카를 분리한 것이라면, 반역 후의 세계의 불안정함은 무엇에 기인했을까? 무엇이 그렇게 호무라에게 강박적인 인간 마도카에 대한 갈망을 만들었을까?에 대한 의문에 대해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3.악마가 된 호무라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건 뭐 그냥 발푸회천 스토리 예상에 가까운 주제인데 그냥 심심해서 넣어보는 것이다. 즉 그냥 망상이다.

호무라의 진정한 소원

호무라는 마미도 죽은 첫 발푸르기스전에서 마도카에게 도망치자고 하지만 이미 죽음을 각오한 마도카는 발푸르기스의 밤을 물리치고 사망한다.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키는 마도카의 의지는 호무라의 동경의 대상이 된다.

이어서 10화의 3번째 루프는 모든 루프 중 가장 핵심인데, 다른게 아니라 마도카가 죽기 전에 한 행동들이다. 지금까지는 항상 마도카가 호무라를 구해주는 역할이었다. 마녀로부터 지켜주고, 발푸르기스로부터 구해주고, 마미가 팀킬하려던 것도 저지하는 마도카는 선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가진 그런 존재였는데, 3번째 루프에서 마도카는 약해지는 호무라에게 그리프시드를 써준다. 이마저도 약해지는 호무라를 구해주는 마도카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호무라에게 자신을 구해달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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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호무라에게는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자신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마도카가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다. 여기서 호무라에게 마도카는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닌 동정의 대상이 된다. 언제나 초인적인 의지를 가졌다고 생각한 마도카에게도 결국 자신과 같은 연약한 인간적인 면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마도카의 이 인간적인 면을 단지 초인적인 의지가 가리고 있었을 뿐이다. 호무라는 이것을 본심이라 믿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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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루프에서 이제 익숙한 쿨무라로 변한다. 자신이 약해지면 마도카의 의지는 반대로 강해진다. 마도카에게 결코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라는 강박을 갖게된다. 그렇기에 본인이 초인이 돼야 한다.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된다는 것은 바로 마도카의 초인적 의지가 다시 연약한 마도카를 밀어버렸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은 마도카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고, 자신이 동정하는 마도카(인간 마도카)를 구하지 못한 것이 된다.

호무라가 수많은 루프에서 노력을 해도 결국 마도카가 마법소녀가 되어 발푸밤을 물리치고, 마도카가 호무라를 구하는 모습이 된다. 반복하면서 더 준비하고 강해진다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갖지만, 결국엔 실패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마지막 루프로 들어가보자(본편). 호무라가 마도카에게 첫화부터 확인하는 것은 마도카의 연약한 인간적인 모습이다. 소중한 친구들, 가족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 그리고 절대 그 마음을 잃지 말라는 호무라의 충고, 이것이 바로 호무라가 지키고 싶은 마도카의 모습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외면적인 마도카는 계속해서 약해진다. 마미의 죽음, 사야카, 쿄코의 죽음은 마도카를 약하게 만든다. 그러나 마도카의 의지는 오히려 강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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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마도카는 호무라가 강한척을 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호무라가 마미와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아무리 강한척을 해도 내면의 약한 면을 갖고 있다는 점. 아무리 발버동쳐도 벗어 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에 갇혀버린 호무라는 자신이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인간적인 마도카를 지키기 위해서 떨어져야한다. 위 장면에서 호무라의 진심이란게 전해 질 수 없다는 말은 결국 자신의 진심이 전해지면 인간 마도카를 결코 지킬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위 장면의 앞에서 호무라는 마도카가 점점 강해진다는 것을 큐베한테 듣는다. 자신이 발버둥칠수록 강해지는 마도카는 인과라고 표현은 하지만 갈수록 절박해지는 호무라를 구하겠다는 마도카의 의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루프를 반복할수록 호무라에게 인간 마도카는 멀어진다.

이것의 끝을 보여준 것이 12화이다. 호무라는 또다시 약해진다. 발푸르기스의 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 인간 마도카는 점점 더 멀어진다는 사실, 이 운명의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는 호무라 앞에 나타난 것은 가장 결연한 의지를 가진 마도카(=원환의 이치)이다. 또 다시 마도카는 호무라를 구한다. 그 너무나도 숭고한 희생에 호무라는 마도카의 의지에 승복하고 만다. 마도카의 결연한 의지는 호무라의 이해의 영역을 훨씬 벗어났다. 결국 자신을 운명의 굴레(이 단어가 발푸르기스의 밤의 모습에서 태엽을 의미한다 생각한다)에서 구해주는 것은 마도카의 의지이다. 이 의지의 최종적인 모습이 바로 얼티밋 마도카다. 결국 호무라의 진정한 소원인 인간 마도카를 지키는 것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의지를 이해하고 마도카의 의지가 있는 세상을 지키기로 한다.

정리하자면 호무라는 마도카를 둘로 보고 있다. 연약한 인간 마도카와 강한 의지를 가진 초인적인 마도카(원환의 이치)로 나눠진 마도카 중 마도카의 진심은 연약한 인간 마도카라 믿고 호무라의 진정한 소원은 인간 마도카를 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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