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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 1-4) 꽃이 피는 첫걸음 - 언젠가 꽃 필 장소

망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1.01 21:14:16
조회 87 추천 0 댓글 0
														

제1화 꽃 피기 전의 겨울날




1 20세, 겨울, 봄을 기다리다




마츠마에 아야토 사후 20년 회고전 당일.





시계탑이 자아내는 오후 7시의 종소리가 거리의 소란 속에 내리쏟아진다.





마츠마에 오하나는 종소리에 재촉된 것처럼 신호가 초록이 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지각이야 지각······”



개장시간은 진작 지나있다.



지도가 그려진 안내엽서를 손에 들고 발 빠르게 교차점을 달려, 익숙지 않은 인파를 헤쳐 좁은 골목에 들어간 오하나는 드디어 멈춰 서서 커다랗게 숨을 내쉬었다.





대로로부터 2블록 정도 떨어진 빌딩거리의 모퉁이에 서서, 흰 숨을 헐떡이며 지도와 건물을 비교해본다.



주의 깊게 주변을 관찰하면서 걸어가니, 골목을 한 번 더 돈 곳에 예스러운 벽돌 빌딩이 나타났다.



“긴자 아트 갤러리······. 여기다······”



미리 암기해 두었던 회장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먹자국이 선명한 간판에 얼굴을 들이대고 주시한다.





일본화가인 백부 마츠마에 하쿠의 낙관이 찍힌 간판에는, 아버지 마츠마에 아야토의 사후 20주년 회고전의 회장이라는 취지가 마치 하나의 작품인 것처럼 그려져 있다.



“축화(祝花)도 이렇게 잔뜩······”



간판을 둘러싸듯이 화려한 화환이 늘어서 있다.



옛 친구들만이 아니라, 기업에서도 협찬을 받은 듯한 회고전은 오하나가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호화로운 것 같다.



“아빠의 회고전······”



그것도 사후 20주년이란 분기점의 회고전이다.



작품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오하나에게도, 하쿠의 먹자국에 들어있는 생각 같은 것이 느껴져서 자연스레 감탄의 한숨을 내뱉었다.



“여주인님도 오실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사전에 갈 수 없다고는 들었지만 아직 납득할 수가 없다.



만의 하나를 기대하며 휴대폰을 꺼내 바라보았지만, 스이로부터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앗 엄마로부터다. ······먼저 시작했어 라니 무슨 뜻이지?”



엄마 사츠키로부터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머리를 기울인다.



서둘러서 왔을 텐데 정작 회장을 앞에 두니, 좀처럼 생각대로 발을 내디딜 수 없다.



“음······”



생각해보니, 이런 장소는 처음이다.



기가 죽은 듯이 비틀비틀 몇 걸음 물러서니 어느샌가 배후에 다가오고 있었던 누군가에게 부딪혔다.



“죄, 죄송합니다! ······ 코우짱?”



당황해서 물러선 오하나에게 코이치가 쓴웃음을 돌려준다.



“······미안, 기다렸어?”



“괜찮아. 그 슈트······”



빳빳이 풀을 먹인 짙은 감색 슈트로 몸을 단정히 한 코이치의 모습은, 자신이 모르는 남친의 면모를 본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했다.



“아아 이거? 취업활동 용으로 사뒀어. 오늘은 인턴 설명 같은 것도 있고 기왕 사진전에 가니까 이걸로———”



익숙하지 않은 슈트 차림에 놀라긴 했지만, 입을 여니 오하나가 잘 알고 있는 평소의 코이치다.



가만히 있으면 어른스럽게 보일 그 모습과의 갭에 오하나는 약간 웃음이 터져서, 어깨를 흔들고 소리를 억누르며 웃었다.



“······무슨 일 있어?”



참으려는 모습도 없이 물어오는 점이, 정말이지 그답다.



“아냐. 아빠의 사진전 같은 건 처음이라서······ 왠지 긴장해버려서———. 코짱을 봤더니 안심했어.”



“그렇구나······ 그럼 갈까?”



코이치는 웃으며 지하의 회장에 이어지는 좁은 계단을 눈빛으로 가리킨다.



조용히 끄덕이며, 함께 계단을 내려간다.



무거운 문을 천천히 여니 평화로운 담소 소리가 들려왔다.



“······어?”



사람들의 말소리에 섞여서, 어딘가 모르게 매혹적인 냄새가 맴돌고 있다.



회고전의 회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향기다.



“피자······?”



두사람을 맞이한 회장은 상상했던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회장에는 조그마한 식탁이 몇 개나 늘어서서, 음료나 간단한 음식을 손에 들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그 모습은 마치 조금 멋을 낸 파티 같은 분위기다.



“······상상했던 거랑 전혀 다른데······”



“사후 20주년 회고전이라기보다는 동창회라는 느낌인걸.”



말 그대로 코이치가 말한대로다.



물론 패널에 놓인 사진도 잔뜩 늘어서 있지만, 회고전이라기보다는 동창회라는 표현 쪽이 딱 맞다.



코트를 벗고 천천히 회장을 나아가며 오하나는 모여있는 사람들을 멍하고 바라본다.



“와주신 분들도 아빠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네. 동창회——— 그러고보니 이와사키 씨와 세야 씨도,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오하나의 아버지는 화려한 세계의 사람이었구나——— 흔히 말하는 업계인?”



감탄한 모습의 코이치가 중얼거리고, 자신의 새 슈트와 익숙한 자켓 차림의 신사를 자꾸만 비교하고 있다.



“어떤 업계인가는 제쳐두고, 예술가 집단이라 하려나? 모두 세련됐네.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지만 모두 즐거워보여······”



회고전의 발기인(發起人)인 이와사키와 세야가 말을 건 거겠지.



17년 차에 본 기억이 있는 옛 친구들의 모습도 있다.



파티 같은 분위기에 놀라버렸지만, 진정하고 둘러보니 이건 이것대로 아버지의 회고전스러운 느낌이 든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관해서는 오하나보다도 친교가 깊은 이와사키나 세야 쪽이 훨씬 자세할 것이다.



아버지의 몰랐던 일면을 또 접한듯한 느낌이 들어, 오하나는 회장에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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