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믹 클리세를 쓰지만 분위기는 차라리 정글고 같음. 시니컬한 블랙 코미디.
고령화, 월급 연체, 가난, 노동조합 같은 내용들 언급하는거 보면 이건 모...

기존 란마, 메종일각은 전부 삼각관계와 질투가 소재인데(특히 란마) 여긴 남주가 철저히 일편단심이고 대신 돈이 사랑의 최대 적임.

루미코 여사 스스로 팬들에게 묻는 것 같음. ‘야 이누야샤가 똥차라는데 정작 돈 없는 거지면 일편단심이어도 같이 살고 싶으니?’
모 만화니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난 역대 히로인 중 마미야 사쿠라가 제일 천사같음.

루미코 여사도 올해 이제 나이가 60이니 격정적인 삼각관계 같은 거에 스스로도 몰입하기 힘드실 듯. 막말로 갱년기도 지나셨을텐데 사랑이나 인생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도 이상할게 없음.

작중 타마코를 보면 루미코 여사는 이렇게 늙어가고 싶은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듬. 한편으로 변태 노인 캐릭터가 없어진 것도 눈에 띔.
타마코가 사바토 욕하면서 린네 안타까워 하는 것을 보면 루미코 여사가 일본 젊은이들에게 80년대 버블 때 꿀빨고 힘든 세상을 물려줘서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도 받고.

어쨌든 인기는 없는데 내용은 오히려 와닿는 구석이 많았음. 현 시대에 맞게 부단히 자기갱신하는구나 싶기도 하고.(우루세이 야츠라에서 사쿠라 선생보고 노처녀라고 놀리는 장면 보면 정말 격세지감이 듬. 끽해야 20대 후반으로 보이던데 그 시절엔 그랬나 싶고)
대체로 비호감인듯한 그 각진 그림체도 란마 스타일의 과장된 코미디는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식적인 노력 같아서 맘에 들었음.

어차피 루미코 여사가 돈에 얽매일 레벨도 아니고 잡지의 요구에 끌려다닐 레벨도 아니니 난 이런 시도가 맘에 듬. 어차피 루미코 여사도 늙어가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