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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초스압, 움짤多) flamingo 뮤비, 가사 해석

아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08 19:58:02
조회 598 추천 9 댓글 0
														

시발 블로그에 먼저 써두길 잘 했네

옮기고 있었는데 실수로 뒤로가기 해서 날려먹음


https://blog.naver.com/archi5477/223096564002

 


블로그 링크를 디시에 올리는 건 별로 탐탁치 않은데

이쪽이 더 보기 편해서 일단 걸어둠

디시는 글 쓰는 것도 보는 것도 영 불편해서




나온지 5년이 되어가는 곡과 뮤비를 해석하려 드는건 뭔가 꼴사나운 느낌도 들지만

최근에 우연히 flamingo 해석글을 보게 됐다.


https://note.com/wild_orange/n/n20e64a23fb04

 


링크 글의 핵심은

Lemon이 예상치 못하게, 예상치 못한 규모로 빅 히트해서 갑자기 국민 가수처럼 되어 버리고,

그렇게 취급하는 주변의 반응이나 관심, 시선의 변화 등에

우스꽝스럽게 팝스타 행세를 할 수 밖에 없게 된 자신의 모습을

플라밍고에 빗대어 말하고 있다, 이다.


저 해석을 보고 나서 곡을 다시 들으니, 또 새롭게 들리는 부분들이 생겨서

왼종일 듣기도 했다, 계속 뮤비도 쳐다보면서



그러다보니 눈에 띈게

결말부에서 귀고리가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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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둥근 초승달 형태의 귀고리를 하고 있었는데

결말부에서는 큼직한 하프 모양 귀고리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확인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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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리가 없어.

이게 뭔…? 하다가

여기서부터 해석 폭주



결론,

flamingo 뮤비는 루프물이다.

결말부의 켄시는 최소 5회차 루프를 반복하고 있고

루프가 반복될수록 "플라밍고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건 사실 뮤비의 구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뮤비 마지막 장면과 시작 장면이 거의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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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결말 장면, 아래는 시작 장면

오른쪽 기둥의 3B-10뿐만 아니라

귀고리의 유무를 제외하고는 그냥 같은 장면처럼 보임


영상으로 보면, 두 장면 다 뒤로 파란색 차가 보이고

두 대의 차가 서로 충돌한 것이 보인다.




장소도 사건도 인물도 똑같은데 딱 하나, 귀고리만 다르다.

즉, 켄시는 지하 주차장(아마 지하 3층)―추돌 사고라는 루프에 갇혀 있으며

귀고리의 유무나 그 크기는 루프를 얼마나 반복했는지를 보여준다.

이 경우엔 역시 귀고리가 없는 쪽이 초반 회차에 가깝고

회차를 진행할수록 귀고리가 커지는 구조다.

그걸 보강하는 근거는 켄시의 "플라밍고화" 정도인데

귀고리가 없을 때와 있을 때, 절뚝임이나 표정, 움직임에 차이가 있다.

물론 귀고리가 달려있는 쪽이 좀 더 플라밍고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뮤비에서 1절이 진행되는 시퀀스는 딱 그 차이점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https://youtube.com/clip/UgkxnxHuz_kbbMvQEyp8qjtFJ2D4ZOnzOMvC

 


한편, 1절 시퀀스 동안 켄시의 이동방향에도 뭔가 특이사항이 있는데

flamingo 뮤비 속 켄시는 주차장의 출구와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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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庫口(출고구), 나가는 곳


이런 닫힌 공간에서의 루프를 탈출하려고 하면

공간의 출구를 찾아서 빠져나가는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모습



왜냐면 出庫口는 '차'가 나가는 곳이기 때문

LADY 뮤비 해석에서도 말한 적 있지만, 켄시 뮤비 세계관에서 차는 대체로 부정적인 오브젝트다.

flamingo 뮤비에 해당하는 쪽으로 좀더 가닥을 잡으면… 전형적인 연예인을 의미한다.

그러면 주차장은 차들이 모이는 공간, 곧 연예인이 모이는 연예계를 뜻한다.


그런데 왜 '지하'주차장이었을까?

그건 정말 여러가지 함의가 있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연예계의 뒷편이라던가,

연예계에 수반되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표현하는 어두운 색감이라던가,

가사에 나오는 '틈새'나 '지옥'을 뜻한다고도 할 수 있다.

확실히, 땅 밑에 존재한다는 점에선 지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지하주차장이 연예계(의 뒷편)이고 켄시가 그곳을 지옥으로 여기고 있다면

出庫口로 나가도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건 무대라던가 방송이라던가

그런 겉으로 보여지는 연예계의 스테이지 같은 곳일 것이다.


때문에 켄시는 出庫口로 나갈 수 없다.

나가도 루프에서는 탈출할 수 없고, 오히려 새로운 지옥으로 가게 되는 것일수도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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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갑자기 들어가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식당이다. 그런데 손님이 들어가는 입구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주방쪽을 통해서 들어간다.

또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식당에 들어가고서는 표정이나 걸음걸이가 굉장히 자연스러워진다는 점이다.

귀고리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은 켄시의 "플라밍고화"가 해제되거나 적어도 중화되는 공간이란 뜻이다.

식당이 의미하는 것은, 켄시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술자리, 그런 사적인 모임이나 공간,

혹은 주방 = 만드는 곳을 통해 들어간다는 점에서 켄시가 음악 작업을 하는 공간,

아마 그 둘의 혼합적인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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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시가 올 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식사는 준비되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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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틈새로 시선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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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울리는 사이렌과, 리프트로 인해 주차장으로 끌려 내려가는 모습

말하자면 "켄시 떴다~!!" 하고 요란하게 경보를 울리는 장면처럼 보인다 ㅋㅋㅋ

편하게 있을 수 있던 공간에서도 이제 그럴 수 없게 되어버린거다.


창작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새롭고, 이전보다 나은 무언가를 주기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초조함이나 압박 같은 것이

서서히 내려가는 리프트 + 요란하게 울리는 사이렌으로 표현됐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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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문득 주차장에 쓰러져 있는 여성이 비춰진다.

이 여성은 켄시의… 확언하기 좀 그렇지만 보다 본질적인 자아이다.

(본질적인지 어떤지는 밑에서 좀더 얘기하자)


이 여성이 왜 켄시를 의미하냐면

그건 뭐 뮤비 속 켄시가 입고 있는 옷과 비슷한 붉은 옷을 덮고 있고

바로 앞선 사이렌 장면의 켄시처럼, 리프트가 만드는 프레임 안에 담겼기 때문이다.


리프트 프레임 안에 위치한 대상이 뮤비 속에 또 하나 등장하는데 그건 또 나중에



이 여성을 잘 보면 발목이 분질러진듯 심하게 멍들어 있다.

쓰러져 있는 이유도 역시 이것 때문일거다.


여기서 flamingo와 연결되어 있는 켄시의 여러 곡들, 그런 세계관을 끌어올 수 있는데

flamingo는 말하자면 아이네 클라이네를 나찰송장+린네+마트료시카+판다 히어로 계통으로 뒤집은 버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EKxzId_Sj4

 


노래의 전개나 분위기는 전혀 닮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이전부터 두 곡은 뭔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왜냐면 가사나 뮤비에 있는 서사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flamingo와 아이네 클라이네에는 공통적으로

あたし(아타시)를 쓰는 여성과 あなた(아나타)로 불리는 남성이 등장한다.

(flamingo의 あたし는 후반부 타령파트에 등장하는데

왜인지는 몰라도 한국어 독음은 '와타시'로 적혀서 펴져 있더라

들어보면 확실히 '아타시'로 발음하고 있다.)


あたし가 여성형 1인칭 대명사이기 때문에

아이네 클라이네의 화자가 여성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flamingo 역시 그렇다는 말이 된다.

이 얘기는 또 나중에 하고




그런 공통점이 있는 한편

여성 화자의 쓰러짐에 대한 남성의 반응이 두 곡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쓰러짐, 절룩거림에 대한 단서는 나찰송장 쪽에서 얻을 수 있다.


나찰송장 = 쥐었다가 펼쳐서 나찰과 송장이란 곡은

한쪽 다리를 잃은 고양이가 웃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한쪽 다리를 잃은 고양이 = 켄시다.


당시 자신의 불안정한 상태를, 한쪽 다리가 없음 ≒ 절룩거림으로 인식한 것인데

그 불균형은 남성적 자아와 여성적 자아의 불균형에서 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 당시에 부족했던 측면은 남성적 자아였을 것이다.

몸은 갑작스레 커졌는데 그런 하드웨어를 제대로 돌릴 수 있는 운영체제가 아니었다고 할까

그래서 아이네 클라이네의 화자가 여성이고, 대상이 남성인 것으로 보인다.


한쪽 다리를 잃은 고양이도

남성적 자아의 다리 두개 + 여성적 자아의 다리 두개 = 온전한 자아의 다리 네 개

근데 하나를 잃어버린, 그런거



그런 자기인식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게 여러 캐릭터들의 스탠딩 포즈라고 생각된다.

특히, 이상하게도 다리~발을 비추는 씬이 자주 등장하거든

아이네 클라이네도 그렇고, 도넛홀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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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해석을 바탕으로 다시 flamingo를 보면

나찰송장에서는 네 개의 다리 중 한 개의 다리를 잃은 거지만

flamingo에서는 네 개의 다리 중, 한 개의 다리만 멀쩡하다.

그러니까 세 개의 다리를 다친 상태다 (쓰러진 여자의 두 다리 + 절룩거리는 켄시의 다리 하나)


어쨌든 그런 여성을 떠올리고 문득 잠에서 깨어나는 켄시

저 여성을 찾는 것이 루프에서 벗어나는 열쇠, 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고

혹은 또 다른 이유에서일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건 저 여성을 찾으러 가야 한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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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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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고 했었지…?


목적을 까먹고 그저 ^춤^추는 켄시

"플라밍고화"의 증세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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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에서 다시 잠에서 깨, 또다시 식당을 나서는 켄시.

이후 몇 차례나 똑같이 식당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이전의 루프를 떠올리는 행위로 해석된다.


세어보면 뮤비 내에서 적어도 몇 번의 루프를 반복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귀고리가 없는 1회차 → 귀고리가 생긴 2회차 → 가게를 나가는 장면을 떠올린 3회차

→ 추돌 사고를 떠올린 4회차 → 더 크고 화려한 귀고리를 한 5회차


편의상 1부터 순서대로 붙였지만

중간에 몇 번의 루프를 반복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니 최소 5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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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루프의 기점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추돌 사고

出庫口를 통해 나가면 그곳은 연예계의 스테이지라고 했던 이전의 해석에 따르면

켄시를 향해 달려드는 차는, 사실 그냥 밖으로 나가고 싶었을 뿐이다.


거기에 멋대로 켄시가 서 있던 거고

이 차는 불행하게도, 마치 켄시를 보호하듯 뒤에서 달려오는 차와 부딪히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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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을 한 이 차의 번호판을 보자.

47 03이라는 숫자를 볼 수 있다.


이 숫자에서 의미를 도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47과 03이라는 숫자를 더해 나오는 수인 50을

100점 중에 50점이라고 해석하면 이 번호판의 뜻은 "반푼이"가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나는 이쪽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마트료시카식 고로아와세가 쓰였을 가능성이다.


마트료시카의 가사에는 '감도양호 524'라는 문구가 반복되는데

고로아와세(단어의 발음에 대응하는 숫자로 바꿔 적는 것, 나무위키 참고)를 524에 적용하는게 아니라

빠져있는 1, 3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1(い)3(み)없음(ない) = いみない = 의미 없음 이란 말이 된다.

마트료시카는 그러니까 의미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을

감도양호 524라는 가사로 비꼬고 있는 노래가 된다.


4703에 이게 적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 이유는

10을 기준으로 두고 각각의 숫자가 같은 텀을 두고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4 (56) 7 (89, 다시 돌아가서) 0 (12) 3



그렇게 마트료시카랑 같은 방식으로 고로아와세를 써보면

56없음 = ころない = (있을) 곳 없음

89없음 = やくない = 역할 없음

12없음 = いじない = 고집(욕심) 없음


(솔직히 고로아와세를 능숙하게 써먹으려면 진짜 일본인 아니면 못하니까

저런 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확신은 안 든다. 까놓고 파파고 돌려서 나온거다.)


그래도 해석에 정합성이 생긴다.

저 번호판과 그걸 달고 있는 차도 역시 켄시를 의미한다.

연예계에 있을 곳 없음, 연예계에 맡을 수 있는 역할 없음, 연예계에 고집 없음

그런데 그런 녀석이 갑자기 일약 스타가 되었으니

다른 차들에게는 추돌 사고나 마찬가지인 사건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이렇게 연예계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을 늘어놓는 행위가

다른 차를 치어버리는 추돌 사고와 같은 거라고 켄시 본인은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여자가 쓰러져 있던 장면을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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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의 오른쪽 위, 기둥에 적혀있는 글자

윗 부분이 프레임에 짤려서 안 보이지만 이건 3A다.

(밑부분이 저 모양을 하고 있는 숫자는 3 아니면 5인데

아마 같은 폰트로 쓰였을 밑의 5와 위의 숫자는 미묘하게 형태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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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추돌 사고가 일어난 장소 저 뒤편이 여자가 쓰러져 있던 장소다.

사실 숫자가 어쩌고 할 것 없이 뮤비에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켄시는 루프 직전에 여자가 있는 장소를 지나쳐 왔음에도

(아마도) 루프 탈출의 열쇠가 되는 여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역시 "플라밍고화"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지만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이것도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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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소는 추돌 사고 이전에 지나쳐 간 장소다.

이곳의 본질은 식당과 비슷하다. 차가 다니지 않는 주차장의 외곽지역,

즉, "플라밍고화"가 중화되는 장소다.


오히려, 정말 누구의 시선도 존재할 틈이 없으니

식당보다도 더 프라이빗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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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곳에서까지 플라밍고스러운 춤을 추는 켄시로 변해버린다.

이건 아마 결말부의 켄시보다도 더 회차가 진행된 상태의 켄시라고 할 수 있다.


그전까지 귀고리가 침범하지 못한 오른쪽 귀에 귀고리가 걸려 있으며,

정말 사람의 시선이 하나도 닿지 않는 장소에서조차 플라밍고처럼 춤을 추게 된다.

루프를 너무 반복한 나머지 거의 완전히 "플라밍고화" 되어버린 모습이다.


여담으로 켄시가 향하고 있는 방향도 이전과 다른 방향이다.

이건 뭐, 오른쪽 벽의 미장센을 활용하고 싶었을 뿐일수도 있지만.

오른쪽 벽이 찍힌 모습을 보면, 감옥같은 창살에 빗장이 걸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양적인 지옥문의 모습처럼



그런데 여기보다도 더 루프를 반복한 켄시의 모습이

뮤비에 등장한다. 그게 어디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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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비 맨 처음, 노래가 시작하기도 전에 등장하는 이 분재.

양 옆을 보면 리프트가 있다.

리프트가 만드는 프레임 안에 있는 것 = 켄시다.


이 분재는 루프를 엄청나게 반복해, 플라밍고를 넘어서서

그 모습 그대로 박제되어버린 켄시를 의미한다.

뼈대의 모습이 어쩐지 플라밍고처럼 보인다 했다.

앙상한 몸에 나뭇잎=장신구가 무수히 붙어있는 모습,

그리고 켄시가 춘 플라밍고스러운 춤은 어쩐지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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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보면 뉘앙스를 알 수 있다.

박제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켄시의 공포감이 느껴지는 오브제다.

왜, 이상도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고 하지 않았나.

멈춰서버리는 것에 대한 공포의 감성을 천재들은 공유하고 있나보다.




그런데

flamingo 뮤비 속 켄시는 정말 루프에서 탈출하고 싶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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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돌 사고 씬이 있기 전, 쓰러져 있던 여인이 일어선채로

카메라를 무섭게 쳐다보고, 그 뒤로는 웬 손아귀들이 막 너머에서 발버둥치고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와의 관계를 얘기하면서

flamingo 역시 화자는 あたし를 쓰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 입장에서 flamingo의 가사를 보면 あなた로 불리는 상대를 겁나 한심하게 보고 있고,

흉보고, 비꼬고, 조금은 연민하지만, 증오하고 있다.


'코나 흘리면서 실실거린'다던가

'개자식, 내뱉은 말을 주워담지 마'라던가

상대를 보고 '주정뱅이 종이 인형'이라고 말한다던가

'죽을 때까지 잔재주라도 부리라고' 한다던가



이 あたし를 쓰는 여성은 과거의 켄시이다.

あなた로 불리는 상대는 현재의, 팝스타 행세를 하고 있는 켄시이고.


과거의 켄시라는건 정확하게는

켄시가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곡들을 뜻한다.

그 곡들은 언젠가 트라우마를 해소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바탕으로 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 시각에서 flamingo의 두 구절을 보자.


寂しさと嫉妬ばっか残して

사미시사토 싯토밧카 노코시테

외로움과 질투만 남기고선


毎度あり 次はもっと大事にして

마이도 아리 츠기와 못토 다이지니 시테

매번 고마워, 다음엔 좀 더 소중히 대해줘



畜生め 吐いた唾も飲まないで

치쿠쇼메, 하이타 츠바모 노마나이데

개자식, 내뱉은 말까지 주워담지 마




이걸 flamingo의 여성 화자, 뮤비에서 살벌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여자,

그리고 과거의 곡이라는 점에 입각해서 한번 대사를 써보자.


"나를 팔아서 지금 팝스타 행세를 하는거야?"

"약속(가사에 적은 말들)한 말을 주워담지 마."

"다음에 다시 찾을 때는(곡을 쓸 때는) 약속을 지켜야 해."




와 근데 이렇게 글로 적으니까 진짜 개씹덕같네

ㅋㅋㅋ


좀더 쉽게 받아들이려면, 그냥 아이네 클라이네랑 똑같은 화자라고 봐도 좋다.

아이네 클라이네에서 기대한 남성적 자아는, 그야말로 순정만화에 나올 법한 그런 상태였는데

flamingo에서는… 이건 웬 놈팽이가 찾아왔다.




flamingo가 과거의 켄시(곡) 입장에서

현재 켄시의 곡 메이킹을 비난한다는 골조에는 두 가지 근거가 있다.


첫 번째로, flamingo처럼 매춘 소재로 해석되는 나찰송장 역시

켄시의 곡 메이킹에 대한 감상을 담고 있는 곡이기 때문.


나찰송장이 그렇게 오해받는 이유는 다음 가사 때문인데


かって嬉しいはないちもんめ

캇테 우레시이 하나이치몬메

이겨서 기쁘구나 하나이치몬메


次々と売られる可愛子ちゃん

츠기츠기토 우라레루 카와이코쨩

차례차례로 팔리는 귀여운 아이들


最後に残るは下品な付子

사이고니 노코루와 게힌나 부스

마지막에 남은 것은 천한 추녀


誰にも知られずに泣いている

다레니모 시라레즈니 나이테이루

아무도 모르게 울고 있어


사실 오해를 켄시가 직접 일으킨거나 마찬가지인 가사다….

그런데 이게 왜 곡 메이킹에 대한 노래인가 하면

당시 켄시가 곡을 만들던 방식이 심상에 캐릭터를 만들고

그걸 바탕으로 세계관(곡)을 덧붙이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만든 곡을 파는 것 =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켄시의 감상으로는 저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남은 마지막 아이는 역시 켄시 자신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아마도 나찰송장이라는 곡 자체를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다.

켄시가 당시에 만들던 동화같은 곡들에 비하면(물론 잔혹동화에 가까운 것도 많았지만)

자기 자신을 소재로 삼아 만든 나찰송장이란 곡은 기괴하고 어두운 곡이었으니

근데 그게 당시 곡들 중에서 제일 유명해질줄 누가 알았겠어



두 번째 근거는, flamingo가 싱글 앨범의 더블 타이틀 곡 중 하나고

다른 하나의 타이틀이 TEENAGE RIOT이라는 점,

그리고 TEENAGE RIOT은 flamingo와는 반대로

현재의 켄시가 과거의 켄시에게 전하는 곡이란 점이다.

그러니까 두 곡은 서로 대응 관계다.


https://www.youtube.com/watch?v=lwolyOIcCQg

 


TEENAGE RIOT은 켄시가 보컬로이드 곡을 만들기도 전에 만든

Arkamira라는 곡의 훅을 따온 리메이크 버전이다.

그러니까 flamingo는 현재의 방식으로 만든 곡에 화자인 과거의 자신이 대상인 현재의 자신을 비난하는 곡이라면

TEENAGE RIOT은 과거의 곡을 기반으로 만든 곡에 화자인 현재의 자신이 대상인 과거의 자신을 격려하는 곡…

진짜 반골기질에다가 함의에 미친 사람답게 더럽게도 꼬아서 맞춰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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