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없어, 무덤덤 하거든. 하나 둘씩 불합격이 뜨기 시작하는데 고 며칠동안 스스로 예감하고 마음의 준비가 된다. 다만 그 뒤가 문제지.

아직 젊은 나이고 다시 하면 된다고, 그렇게 자위하며 정리하지만 그 좆같은 기분은 어쩔 수 없거든. 그리고 지금 좆같은 기분은 당연하며 지금은 그래도 된다며 스스로 설득하고 술로 하루를 보낸다. 3월부터 시작하자, 지금은 나를 위로하자 이따위로. 근데 그게 길어진다. 3월, 4월, 5월, 6월 서서히 시간감각은 사라지고 내가 살아 숨쉬는건지 서서히 죽어가는지 분간이 안 되기 시작함. 난 그렇게 2년을 보냈어. 시간은 상대적이란 걸 몸으로 체험했다. 10년, 11년 내게 그 2년은 없는거나 마찬가지거든. 기억도 안 나, 그냥 09년 혹은 10년의 1월 어느 아침 침대에 들었다가 오랫동안 잠이들고 지금 깬 것 같은 기분이다. 단지 그때 기록한 일기들, 글들 보면서 당시의 내가 누구였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짐작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