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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그간 맥주 마시면서 느낀 점들모바일에서 작성

산월(散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3.17 09:29:07
조회 1528 추천 23 댓글 15



방구석에서 맥주나 마시는 한량짓도, 4~5년 간 하다보니 그 안에서 느끼는 점이 생기더라ㅋㅋㅋㅋ 생각나서 정리해봤어.

1. 타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
내가 선호하는 벨기에식 쿼드러플이 남 입맛엔 그저 무겁고 센 맥주로 느껴질 수 있단 걸 이해함. 반대로 내가 좋아하지 않지만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벨기에식 밀맥주 역시, 내 입맛엔 별로더라도 타인들은 좋아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됨.
  그러다보니 현실에서도 불필요한 자기방어를 상당부분 걷어낼 수 있게 되드라ㅋㅋㅋ 고등학생-대학 1학년 때 쓴 글을 보고 웃은 적이 있었어. 구성이나 문체, 표현의 문제도 있었지만 쉐도우 복싱 때문에ㄲㄱㄱㅋ 자기 주장을 정당하게 만드려고 가상의 적을 만들어 까고 있드라. 내 의견을 어떻게든 고수하려고ㅋㄲㄱㄱ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자기방어가 줄어든 지금은 그래도 좀 나아진 것 같아ㅋㅋㄲ
쨌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는 학부 토론 수업에도 도움이 되더라ㅋㅋㅋ 상대방 의견의 정당성을 이해해주게 되고 공격받아도 민감하지 않게 되고. 괜찮은 경험이었엉.

2. 늘 깨어있었으면ㅋㅋㅋ
어떤 취미ᆞ학문이든 소통을 위한 공식적인 용어, 굳어진 표현들이 있게 마련이야. 맥주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시트러스 같은 표현이 떠오르네. 이런 용어들은 초심자 시절 경험치를 빠르게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좀 아는 사람들 사이의 의사소통을 편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방해가 되기도 하더라.
  시음이란 과정이 온몸의 감각을 깨워 집중하며 순간순간을 쪼개서 경험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인데 굳어진 표현을 사용하며 디테일을 퉁치려는 느낌. 어디보자... 브렛에게서 나타나는 그 복잡미묘한 쿰쿰함을 빗댈 수 있는 표현은 정말 많을 거라 생각해. 나 같은 경우 브렛 처음 마셨을 때 경험한 게 \'행주 안 빨고 젖은 채로 3일 정도 음지에 놔둔 향\'이었고.. 현실에서 본 모 갤러는 \'참외 썩은 냄새\'라고까지 표현했었는데... 근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브렛 좀만 느껴져도 \'브렛에서 비롯한 쿰쿰한 냄새\', \'젖은 가죽 냄새\', \'헛간 냄새\' 등으로 퉁치려하드라. 그 얼마나 진정성 없냐ㅋㅋㄱㅋㅋ
  용어를 사용하는 그 자체보단 용어에 익숙해지며 나타나는 매너리즘의 문제를 우리는 경계해야할 것 같아.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이렇게.
   늘 이야기하던 거지만 시음회 열었던 시절 참가자들의 표현에서 느낀 게 있었어. 시트러스를 탱자라고 표현하고 카라멜을 조청 같다 표현하고 브렛 ipa를 두리안 같다 표현하는 그들은 느낀 감각을 삶의 순간과 대조해 경험하고 있더라. 그들을 보니 내가 쓰는 표현이 얼마나 가벼운지도 알게 됐어! 시음기가 그저 정형화된 단어의 나열일 뿐이라면,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사람은 해당 술을 마셔보지 않고도 썩 훌륭하게 쓸 수 있지 않겠나 싶네. 그런 시음기의 무게가 얼마나 될른지.

현재 진행되는 주맥리 역시 선입견을 떠나 늘 깨어있기 위함이 아닌가 싶어ㅋㅋㄱㄱㄱ

느낀점이니 깨달음이니 거창하고 장황하게 썼지만 막상 적고나니 별 내용은 없네ㅋㄱㅋㄱㅋㄱㄱㅋ 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개개인의 삶과 마주하지 않은 깨달음은 그저 그런 글 한 줄일 따름일테고, 그저 그런 글 한 줄 일지라도 누군가의 삶에 와닿는다면 그에겐 필생의 깨달음일 수 있으니.

....뭐, 방구석에서 문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전체 술사진의 90%를 넘어가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ㅋㅋㅋㄱㄱ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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