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CBS
따고 나서야 비교시음해볼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ㅅㅂ

사고 나서 바로 마셨을 때는 좀 묵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여름 끝자락에 마시려다가 타이밍 못잡고 오늘 깠음. 올해는 라벨에 있는 사람이 사라졌던데 내년에는 말도 사라지는지 함 두고보겠음

메이플은 참 매력적이면서도 어려운 부재료라 생각함니다. 맥주에 넣어봤자 당덩어리라 다 발효되고, 그 과정에서 바디는 망하고, 그렇게 해서라도 캐릭터가 살면 모르겠는데 그건 또 어렵고. 이런 걸 해결해보고자 나온 방법이 이 맥주처럼 메이플 시럽 버번 배럴을 써서 배럴에이징하는 것인데... 병입할 때 메이플시럽을 넣어서 탄산화하면 향을 많이 살릴 수 있다지만, 홈브루어들이 메이플배럴에이징을 못 하는 것처럼 상업양조에서 병입탄산화를 하긴 힘드니까. 매싱부터 사탕단풍나무 수액으로 해버리는 미친놈들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큰 배치를 그렇게 하는 곳이 있는지는 모르게따.

사실 본인은 단풍단물 들어간 깜장이라면 환장하지만 아직도 '메이플이 정확히 무슨 향이냐?'라고 누가 물으면 대답을 못하겠음. 코코넛, 커피, 바닐라 이런 놈들은 코를 박으면 아! 부재료 넣으셨구나! 겁.나.확.실.합.니.다. 하겠는데 메이플은 누가 이거 메이플 넣었다 해서 도키도키 하고 먹지 않으면 모르겠다 이거임. 그마저도 이게 메이플인가..? 맞겠지? 하는 느낌으로. 마셔본 것 중에 정말 메이플시럽 향이 빵빵 터지는 맥주는 손에 꼽았음. CBS도 사실 메이플 들어갔다고 하길래 메이플이라고 확신하는 거지 아니었으면 이걸 잡아냈을지 그냥 다른 향에 묻혔을지 잘 모르겠다. 막혀에 막입이라.

거기다가 메이플이라는 놈은 넣기도 힘든 주제에 좀만 묵히면 날아가 버리는데, 그야말로 1년 전 내가 줄서서 릴리즈날 먹은 맥주가 남이 지금 편하게 구해 먹은 맥주보다 맛있어야만 하는 스놉-들에게 최적화된 부재료라고 할 수 있겠읍니다. 암튼 하고싶었던 말은 메이플시럽은 정말 좆같은 부재료라는 거임. 그게 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환장하는 나는 더 병신이고...

CBS는 다들 아는 맛일 거 같아서 맛 설명 대신 이상한 잡소리 해봤음. 그래도 궁금하다면... 위에서 씨부린거랑 반대인 것 같지만 묵혀놓은 것 치고 배럴도 메이플도 많이 죽지 않았고 맛도 둥글둥글해져서 더 맛있었음니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