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출근하는데,
청담동 뒷골목 쪽으로 조용한 길을 택해서 오곤 하고 있다오.
거기엔 벗꽃나무도 활짝 피어 구경할게 많기 때문이오.

근데 오늘.... ㅠㅠ 8시 40분 경....

청담이라 꽤 잘사는 집들이 많소.
2미터 넘어 보이는 어느 저택(-_-)의 담당 위에
개나리나 각종 꽃들, 나무들 심어 놓은 작은 정원이 있는데,

거기에 무려!!! 토끼 한마리가 풀을 뜯고 있는게 아니겠소??
(짤방의 토끼와 유사하게 생겼다오. 귀와 눈 주위에 브라운, 등 한줄기 브라운)

너무 놀래서 "어 토깽아? 여기서 뭐해?" 하고 소리쳤소. (진짜 저렇게 말했다오 -_-)

그랬더니 도망가지도 않고 그저 풀만 맛있게 씹고 있었다오.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하였소. 이걸 어쩌지...

비맞은 풀 먹으면 100% 사망인데... 어쩌지... 출근해야 되는데 어쩌지...
아,,, 쓰다듬고 싶다. 만져보고 싶다. 날 한번만 봐줘.... -_-;;

울타리가 2미터가 넘어 손은 닿을 엄두도 안났고 (난 호빗족이오)

퇴근시간이라면 잡아보려 노력이라도 했을 것을 , 출근시간 임박하여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오.
뒤에 정장입은 아저씨 하나 보이길래 혹시 주인인가 싶어 약간 떨어져서 봤더니,
그냥 출근하던 회사원인듯 하였소.

그대로 토끼를 방치한 채 출근할 수 밖에 없었다오.
내가 헛것을 본 건지... 이게 어찌된 일일까...

청담역 근처의 우석교회 뒷편의 고급저택(-_-)에서 발견한 토끼라오.
성토였고, 귀엽게 생긴 외모나 (드워프 정도였던듯?) 깨끗한 털.
내가 말을 걸어도 놀래지 않는 포스를 보아 애완용 토끼가 관리부실을 틈타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었던듯 싶소.
그렇다면 사건은 오늘 오전 고급 저택(-_-)에서 일어났으며 살던 저택(-_-) 주인이
그 아이를 애타게 찾고 있을듯 싶단 말이오.. ㅠㅠ

비오는날 토끼 혼자 길가의 풀 뜯어먹게 방치했을 것 같진 않고,
그 담장 위치가... 뭐랄까 작은 공원같은 느낌이고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었소.
설명이 애매하지만 일부러 풀어 놓은 느낌은 아니었단 말이오!

혹시 청담동 우석교회 근처에 살고 계신는 분!
속히 토끼를 회수해 가길 바라오. 정말 많이 염려 스럽고.
이슬맞은 풀 먹으면 토끼는 바로 사망이오. 제발 제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