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국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 추론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첫째, 일부러 진 게 아니라면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5국 중 제4국에서 버그를 낸 게 된다. 사고율 20%라면 인공지능(AI)이 아니다. 100만 번에 한 번 미만의 버그 수준이 돼야 제대로 된 AI다. 

=> 5판 중에 1판을 졌으니 패율은 20%가 맞다. 하지만 알파고의 사고율이 20%라고 할 수는 없다. 

단순히 이세돌과 둔 5판만 하더라도 총 수순을 합하면 1133수, 알파고가 둔 수만 566수가 된다.

566수 중에 알파고가 버그로 보이는 터무니없는 실수를 한 것은 2회 밖에 없다 (손해 끼움수, 1선 빠짐).

김교수가 버그가 약 10 여회 발생했다고 하지만 우리가 명확하게 버그라고 표현할 수 있는 수는

97수, 101수 둘 뿐이며, 나머지는 그 상황에서 실수(최선의 수가 아님)로 볼 수 있지만 버그라고 할 수는 없다.

566수 중에 2수가 버그라면 0.35%이다. 그런데 알파고가 이세돌과만 대국을 한 것이 아니다.

김교수는 100만 번에 한 번 미만으로 나와야 제대로 된 AI라고 했는데, 한 번 생각해보자.

일반적으로 바둑이 200수 정도에 끝난다고 가정을 하면, 한 쪽이 두는 수는 약 100수 이다.

100만 수를 두려면 10000판을 두어야 한다. 알파고는 하루에 30000판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알파고는 하루에 3번 정도는 버그가 발생하더라도 김교수는 알파고를 제대로 된 AI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세돌과 대국한 그 날 알파고는 2번 버그가 발생하였는데, 이정도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즉, 김교수가 생각하는 제대로된 AI의 기준에 맞추어 생각하더라도,

알파고는 그 날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얼마든지 그러한 버그를 보여줄 수 있었다.

둘째, 4국에선 버그가 10여 회나 발생했다. 이렇게 많은 버그를 낸다면 버전13 알파고에게 4점 접바둑을 이길 수가 없다. 

=> 위에서 말했듯이 버그가 발생한 것은 10 여 회가 아니라 단 2회 였다.

다만 그 버그가 우리가 보기에 너무 충격적이고 예상치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엄청 여러번 나온 것 같지만

좌하귀에 의미 없이 끼워서 손해 본 수 (97수), 우변에서 1선에 내려선 수 (101수) 둘 뿐이다.

나머지는 실수(최선의 수가 아님)라고 할 수는 있어도 버그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13버전 알파고는 이세돌보다 약했기 때문에 18버전 알파고에게 문제를 일이키지 않던 것이고,

만약 18버전이 13버전과 4점 접바둑을 둘 때에도 버그를 발생시켰다고 가정한다면

버전이 더 낮은 13버전은 4점 접바둑을 두면서 그보다 더 많은 버그를 발생시켰을 수도 있다.

셋째, 실수가 터무니없었다. 복잡하고 어려운 국면이 아니라 평범한 장면에서 엉뚱한 곳에다 두는 실수를 한 것이다. 

=> 2급 밖에 안되는 김교수가 보기에도 터무니 없었다면, 전세계 바둑인들이 보기에도 당연히 그러하다.

만약 구글측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일부러 져주려고 했다면, 그래서 이세돌의 승리를 대단하게 만들려고 했다면,

차라리 덜 발달된, 버전이 낮은 알파고를 대결시켜서 자연스러운 패배, 이세돌이 더 강해서 이긴 것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김교수처럼 실력이 낮은 사람이 보더라도 터무니 없는 실수를 발생시켜서 지는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다.

넷째, 아마추어 하수도 하지 않은 실수를 했다. 1선을 두는 것과 같이 손해가 뻔한 수를 연이어 둔 게 그것이다. 일부러 져주려고 하지 않는 이상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한 내용이라 반복하지 않는다.

추가하자면 일부러 져주려고 하지 않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알파고가 기계로서 완벽하지 않음을, 오류가 일어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오히려 알파고가 사람이 아니라 기계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의 대국에서 저런 수가 두어졌다면 당연히 일부러 져준 것이라고 나도 생각한다.

하지만 알파고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 이상으로 뛰어난 부분도 있지만, 인간이 예상치 못한 약점도 드러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이후에 구글 딥마인드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버그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다.”

=> 알파고 개발진들도 알파고가 자체적으로 학습해서 발전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떻게 얼만큼 발전하는지는 자신들도 모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바둑 전문가들과 대국을 시켜서 특징과 약점을 확인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구글 측에서도 알파고의 버그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는건 아니다.

알파고는 이세돌이 백78 자리에 둘 것이라고 10000분의 1 확률로 파악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알파고의 예상에 가깝지 않았던 수를 이세돌이 둔 것이다.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꾸준히 1~2분 내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우리의 기준에서는 제한시간 2시간이지만 알파고 입장에서는 약 2분 초읽기로 바둑을 둔 것이다.

그래서 초읽기에 몰리지 않았는데도 우리가 보기엔 시간연장책과 같은 의미없는 선수교환을 하기도 했다.

이세돌이 둔 78수가 결과적으로 안되는 수였지만, 그것은 어느정도 판단과 수읽기가 필요했다.

만약 이세돌이 완전히 터무니 없는 수를 두었다면 알파고는 정확하게 응징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세돌이 둔 수가 어떤식으로든 알파고의 다음 착점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본다.

그래서 2분 초읽기 내에서 알파고가 선택한 흑79가 우선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고,

이후에는 첫단추(흑79)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더 올바른 길을 찾아가기에 헤맸으며,

승리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무언가 확실히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시점에 97, 101 같은 버그가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인공지능, 예를들면 젠 같은 경우도 자신이 엄청나게 유리하거나, 희망이 보이지 않을만큼 불리하면

터무니 없는 수를 (예를 들어 유리할 때 자기 집을 메우거나, 불리할 때 갑자기 이상한 곳에 둠) 보이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