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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타분한 나의 서재

philbook 2005.01.06 12:07:07
조회 1102 추천 0 댓글 10




제 서재를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당연히 처음엔 "여기가 동네서점이야?"라며 일단 그 규모에 놀라곤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반응은 대체로 이러합니다. "답답하다...." 제 아내는 당췌 읽을만 한 책이 없다고 투덜거립니다. "온갖 잡서" 라고 합니다. 그 말에 자존심이 상합니다. 십년동안 틈만 나면 서점에 들렀고 주머니에 돈이 모일라 치면 서점에 달려간 세월의 허무함이라고 해야할지요? 그래서 친히 아내가 읽을 만한 책을 살펴봅니다. 근데요....정말 눈에 안들어오더라구요...ㅠㅠㅠㅠ 대체 내가 뭘 산거야???? 나의 전방위적인 독서벽을 이젠 좀 고쳐야할텐데...걱정입니다. 요새는 희귀본이나 절판본을 구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덕택에 민요기행(1~2)를 세 질, 그리고 역시 숨어사는 외톨박이 세질, 최순우전집, 카메라루시다 몇 권, 듀안 마이클 판금본 사진집 2권, 헌책방 순례자의 최고의 보물이라는 신영복의 엽서 사진가 윤광준님이 애지중지한다는 노부요시 아라끼의 사진집, 변영로 선생의 명정40년, 압록강은 흐른다 초판본........................ 최근엔 사진집을 수집하고 있답니다. 무려 8만원 상당의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을 비롯해서 김기찬님의 골목안 풍경 30년, 최민식, 모두 애장품이죠. 오늘은 열화당의 사진문고 구판 6권을 수소문해서 새책으로 모두 구했네요.... 아..생각같아서는 요즘 나오는 열화당의 사진문고 18권모두를 소장하고 싶은데....ㅎㅎㅎ 어케 아내 몰래 집으로 들여올지 그리고 표시나지 않게 저의 서재에 입주를 시킬지 음모를 꾸미고 있답니다. 세상사 힘들고 고민스럽다가도 책을 들면 행복해져서 책에 목숨을 걸고 삽니다. 근데 말에요... 열화당이라는 출판사 참으로 대단합니다. 어제 도서목록을 받았는데 무려 190페이지... 근데 더 놀란것은 190페이에 담긴 책 중에서 단 한권도 이 책을 내서 "돈을 벌겠다"는 의도가 없는 것입니다. 정말 열화당의 책 모두는 귀중본이라고 해야 할 수 있겠네요... 열화당의 "마을 삼부작"이란 책이 눈에 띄네요... 책 소개를 간단히 소개하면.. \'1972년부터 1980년 사이에 강원도 원성군의 황골과 인제군의 용대리 그리고 전북 장수군의 수분리 이렇게 세 마을의 풍경을 담은 흑백 사진집\' ㅎㅎㅎ 근데 그 밑에... "마을 삼부작 그 이후" 란 책도... \'마을 삼부작의 후속편으로 이 삼십년 이 지난 현재의 황골 용대라 수분리 세 마을의 모습을 담았다\' 고 하네요.... 이 책 두권은 조만간 주문을 해야겠네요... 제가 무지 무지 좋아하는 류의 책이에요... 물론 아내는 "고리타분"이라고 하겠죠?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이렇게 귀한 책을 많이 모아봐야..제가 이 세상을 떠난 순간 과연 제 주위에 이런 책의 중요성을 알아줄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요. 제 서재엔 지금 고조할아버지의 장서가 있습니다. 근데 사실 전 그 책들의 제목도 제대로 읽을 줄 몰라요. 심지어는 고조할아버지가 받음직한 서찰도 끼어있는데 그 내용 저 절대로 모르죠...ㅎㅎㅎㅎ 고조할아버지는 나름대로 어렵사리 고이고이 간직한 책일텐데요... 제가 없다면 새로운 저의 서재주인이 누가 될지는 모르나 그 이가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초판본을 당장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죠.... 그러고 보면 책도 그 책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전승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나중에 죽기전에 그래야 할 것 같네요... 내 딸아이가 커서 나 못지 않은 장서가가 되면 좋겠지만 그 딸아이도 제 서재를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한다면...정말 그래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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