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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각주로 각주 마음이 형상화 된 거 보고싶다 5

ㅇㅇ(61.96) 2016.07.22 00:36:10
조회 1313 추천 66 댓글 11

														



보고싶다 / 어나더 / 어어나더 / 어어어나더



“아신, 어디 있니.”


아신, 아신. 아신을 찾는 나긋한 목소리가 어찌나 다정한지 매장소와 조금 떨어져 아신을 찾던 린신이 연신 매장소를 돌아보았다. 괜스레 멀쩡한 베갯잇도 뜯어보고, 서책 사이도 구석구석 살폈다. 화병도 들여다보고 기둥이 넓고 큰 초 뒤도 빠짐없이 봤지만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아신 덕에 매장소의 속이 타들어갔다.

전서구가 물어가기라도 했나, 무심히 그럴 듯한 가설을 중얼거린 린신이 매장소의 서늘한 눈빛에 어이쿠, 하고 뜨끔해하며 농일세, 농. 하고 모처럼 매장소의 시선을 피했다.

매장소가 려강을 불러 당일 소택에 든 전서구의 현황과 처소에 출입한 자, 그 외 수상한 일이 없는지에 대해 닦달하듯 캐물을 때 린신은 느긋하게 모로 드러누워 손으로 머리를 괴고 푹 빠진 눈으로 매장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고 조그만 것이 저를 닮아 그런지 재주가 좋았다. 천하의 매랑을 이리 안달하게 만들다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저나 어딜 갔나. 목각 인형을 비류에게 돌려주기로 한 것을 들어 버렸을까. 비류도 그렇고 아신도 그렇고 그깟 인형이 다 무어라고 이 소란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아신을 위해 매장소가 나서 장인을 수배하고 아신에게 맞춘 새로운 인형을 주문한 것은 알고나 있을까. 아신의 장포를 걸친 목각 인형으로 시선을 돌린 린신이 혀를 차며 가만히 목각 인형을 들여다보았다. 강호에서 손꼽히는 장인이 만들어 그런지 수려하고 단아하지만 그래봐야 인형인 것을. 시큰둥하게 손을 뻗어 괜스레 인형을 툭 치려던 린신이 멈칫했다. 이깟 인형이래도 매장소를 닮은 것이었다. 아주 작은 손짓이라도 쉬이 허락할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본능에 한숨을 폭 내쉬고 손을 거둔 린신이 아신을 떠올렸다. 연신 좋아! 만을 외치는 부족한 어휘력이 아니었다면, 린신은 아신을 진즉 매장소 앞에서 치워버렸을 테다. 기가 막히게 제 속내를 파헤쳐 종알종알 읊어대는 것이 여간 낯부끄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저와 있을 때 매장소의 관심을 쏙 빼앗아 가는 것 또한 말할 것도 없다.


“갈 때가 되어 간 것이겠지. 마음 쓰지 말게.”


나타날 때도 워낙 갑작스레 나타나지 않았는가. 상심에 시름이 더해진 매장소가 당장이라도 앓아누울 기세이자 린신은 매장소에게 품을 내어주고, 그만 잊어버리게. 하고 달래본다.


“장포가 그대로 있지 않나. 필시 수치스러워 할 터인데.”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심한 열기에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버틴 아이가 장포도 벗어두고 간 것을 보고 매장소는 숫제 눈물을 보일 기세였다. 고운 눈가에 눈물이 맺히자 린신이 품에서 매장소를 떼어놓았다.


“당장 찾아오겠네.”

“가긴 어딜 가나. 자네까지 없으면….”


마치 보옥과도 같은 눈물이 붉어진 눈가를 타고 흐르자 반쯤 일어났던 린신이 얼른 자리에 앉아 매장소를 끌어안았다.


“그래, 자네 말대로 장포를 놓고 갔으니 돌아오겠지. 내 자네와 예서 기다리겠네. 이 사람아, 열이 오르면 어쩌려고 눈물을 보, 이보게, 장소? 잠깐….”

“위로해주지 않을 참인가.”


아니, 아니. 위로의 방법이…. 파고드는 매장소를 막지 못하고 우물쭈물 어정쩡히 그를 받아들인 린신의 옅은 신음은 속절없이 깊어져만 갔다.



그 시각, 아신은 길쭉하고 우아하게 뻗은 소경염의 손가락에 매달려 잔뜩 신이 나 있었다. 그간 매장소의 곱고 여린 손에는 차마 매달리지 못한 한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연신 꺄, 하고 높은 외침과 다소 방정맞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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