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옥토모어를 버티컬할 기회가 있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냅다 8병을 달려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옥토모어 06.3 아일라발리(풀 버번캐) / 2015
5년숙성, 64%, 258ppm
갓 뚜따.
”아일라섬 옥토모어농장의 보리 100%,
최초의 아일라발리.
XX.3 에디션 전설의 시작“
향에서는 피트감이 거의 느껴지 않습니다.
약한 스모키, 바닷가 소금, 초콜릿, 바닐라&캬라멜향이 잡힙니다.
한모금 넘기면,
오일리한 질감에 몰트의 단맛, 진하고 크리미합니다.
베리류의 산미와 그래씨한 느낌이 목 뒤로 넘어가자마자,
피트가 쾅!! 하고 올라옵니다.
느껴지는 피트감은 의외로 메니셔널한 느낌에 가깝고,
긴 피니쉬 속에서는 피트와 향신료들이 파워풀합니다
전에 2.2오르페우스를 마셨을때도 느꼈지만,
예전 옥토모어들은 현행에 비해
피트수치가 거짓말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훅 들어오는데
이 친구도 마찬가지였네요.
맛좋은 디저트 케익 안에 숨겨진 피트 폭탄의 느낌입니다 ㅋㅋ
옥토모어 07.3 아일라발리(버번+리베라 델 듀로와인캐) / 2016
5년숙성, 63%, 169ppm
1/2가량 에어링진행.
“짐 맥이완 은퇴, 아담 해넷의 첫 옥토모어
그리고 남겨진 것들”
나무연기와 캬라멜, 넛티한 느낌과 커스터드 크림, 요거트 등 유제품, 하지만 결코 과하지 않은 향기가 폴폴 올라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랑카우사탕의 달콤하면서 진한 우유느낌같기도 합니다.
한모금 넘기면,
오우.. 달다!!
감귤류의 산미와 붉은 베리류의 달콤함이 느껴지는데,
노즈에서 느꼈던 유제품느낌과 합쳐지면
흡사 짜요짜요 딸기맛 같습니다.
이거 취향저격이에요..
중간정도의 피니쉬. 약간 달면서도 씁쓸한 과일들.
블랙커런트, 초콜릿.
전반적으로 크리미+유제품 느낌과 섬세한 베리류의 느낌이
아주 조화롭습니다. 웰메이드 피트이자 저의 애착 보틀입니다 :)
옥토모어 08.3 아일라발리(버번캐56%
+뽀이악, 벤투, 론, 버건디와인 등 유러피안오크 44%) / 2017
5년숙성, 61.2%, 309ppm
1/3가량 에어링진행.
“Master Class.
보틀의 부제 그대로,
장인의 품격과, 이탄의 전설”
스카치 역사상 최고의 페놀수치..
가히 변태적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피트맨들에게는 오히려 좋아..
따르고, 향을 맡아봅니다.
어?
의외로 화사한 향기가 납니다. 피트감? 별로 없습니다
(코가 절여진건지도)
크리미하고, 베리가 듬뿍 들어간 타르트 향이 납니다.
한모금 넘기면,
산뜻한 꽃차, 달콤한 포도, 과수원에서 즐기는 과일모둠 같은느낌이
다채로우면서, 또 조화롭습니다.
뭐하나 자기주장이 강렬한 노트가 없어요.
피니쉬넘어갈수록 점점 부드러워지는 뉘앙스로 팔레트가 지속됩니다.
과일+후추+약간은 씁쓸한 오크.
생각했던것은 걸쭉하고 진한 이탄국물인데,
튀어나온것은 과일주스네요(근데 이제 불타는 과수원을 뒤로한)
반전미 미쳤고..;
데일리로 딱 마시고 싶은 그런 보틀입니다.


옥토모어 09.3 아일라발리(버번+버진+쉬라즈+리버잘트 와인) / 2018
5년숙성, 62.9%, 133ppm
갓 뚜따.
“다양한 캐스크에서 나오는 다양한 풍미.
스스로 위스키 떼루아이스트를 지향하는
어떤 마스터 디스틸러의, 낭만”
다른 위갤러 리뷰에도 적혀있지만,
이 옥토모어는 캐스크를 다섯개나 사용했습니다.
퍼필버번, 리필버번, 버진오크,
쉬라즈와인, 리버잘트(VDN, 프랑스산 주정강화)
한가지 캐스크로도 여러가지 풍미가 나타나는게 위스키일진데,
5가지나 사용했으면 얼마나 복잡하고,
또한 얼마나 고심해서 블렌딩하여 세상에 내보냈을까요?
향을 맡아봅니다.
옥토모어 10.4에서 느꼈던 스모크 치즈향(버진캐의 영향?)
+ 메디셔널한 피트(아이오딘)
+ 바닐라와 열대과일(버번캐)
+ 나무껍질, 스파이스, 당귀나 감초(와인캐)
음...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복잡하고, 우아하며, 아직은 자신의 잠재력을 숨기고 있습니다.
한모금 넘기면,
블랙티!! 이거 랍상소총 맛인데?
상당히 짭짤하고 묵직한 느낌이 혀를 눌러줍니다.
소금빵에 소금부분을 씹었을때 묘하게 버터가 묻은 소금맛.
꺼진 나뭇재느낌의 피트감과 버터리한 빵, 진저브레드.
피니쉬는 달아요.
꿀, 열대과일과 크림. 유자청 껍질부분의 씁쓸함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피니쉬는 이어진다기보단, 뭉텅이로 썰듯 끝납니다.
아주 흥미로운 느낌인데 글로 표현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ㅋㅋ

옥토모어 10.3 아일라발리(풀 버번캐) / 2019
6년숙성, 61.3%, 114ppm
갓 뚜따.
“아는 맛,
그 무서움에 관하여”
저는 셰리캐보다는 버번캐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화사하고 산뜻하면서 꽃의 달콤함, 바닐라의 부드러움, 꿀맛.
이런걸 좋아라 합니다.
5년 숙성의 옥토모어 .3라인에서는 혼자서만 6년 숙성으로
독보적인(?) 풀 버번캐 슈퍼 헤빌리 피티드.
못참죠 ㄹㅇㅋㅋ
신선한 과일들.
예를들어 서양배, 사과, 복숭아 등등
다채로운 과일의 향이 산뜻합니다.
꿀과 캐러멜같은 단향 뒤쪽으로는 약한 피트연기가 깔려있어
나 논피트 아니다! 라고 말해주는듯 합니다.
한모금 넘기면,
아ㅋㅋㅋㅋ 이래서 버번캐를 좋아하지 ㅋㅋㅋ 싶은
아는 맛들이 튀어나옵니다.
풍성하고 여러겹겹이 층층이 깔려있는 과수원.
바닐라, 잡화꿀, 그리고 하이랜드 파크 같은 꽃향 피트!
전혀 피트피트하지않고,
술술 잘 넘어가는 매력적인 질감이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때쯤부터 현행 옥토모어의 느낌(?)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옥토모어 11.3 아일라발리(풀 버번캐) / 2020
5년숙성, 61.7%, 194ppm
갓 뚜따
“溫故知新(온고지신)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로운 것을 알아내다 ”
방금전에 마셨던 10.3과 비슷한듯 달라보이는 이 친구.
위스키 베이스나, 옥돔맨들에게 평은 이게 더 좋습니다.
왜인지 알아 봐야겠죠?
향에서는
말린 허브, 다크초콜릿, 열대과일들, 바닐라 등 버번캐의 특징들이 잡히는데 10.3은 다소 산뜻한듯 가벼웠다면
11.3은 꽤나 눅진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죽, 녹색 채소류 느낌도 잡히네요.
한모금 넘기면,
익숙한듯 버번캐 피트인데 묵직한 바기감과 아주 보드라운 질감.
후추, 바베큐소스, 시트러스(오렌지+레몬)
그리고 피트의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바닐라 크림 브륄레인데 이제 겉을 토칭한것 같아요.
중간정도의 피니쉬로,
챠링한 오크, 풍성한 스모키노트, 훈제 삼겹살, 카카오닙스.
전반적으로
구형 옥토모어들의 화려한 팔레트 뒤로 찾아오는 헤비한 피트감에,
신형 옥토모어들의 굉장히 드링커블함, 그 사이에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표현하기에 따라
이도저도 아닌거 아닌가? 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암튼 전 그랬어요 ㅋㅋ


옥토모어 12.3 아일라발리(버번75%+PX25%) / 2021
5년숙성, 62.1%, 118.1ppm
1/2에어링.
“버번캐스크 국밥에
요즘 잘나가는 달콤한 PX캐 한스푼 ”
향에서는
버번캐의 바닐라, 꽃위로,
꼬냑스러운 란시오, 포도향기들이 잡힙니다.
고무탄내스러운 황 노트도 살살 올라오는데
저는 이거 맥반석 계란같구 좋았어요.
(나중에 총평할때 들은건데 저만 좋았데요ㅋㅋ ㅎㅎ;)
한모금 넘기면,
바닐라의 달콤함, 사과의 단맛과 풋풋한 느낌이 나다가
몰트의 꼬소함, 시트러스계열의 산미가 납니다.
부드럽고 기름지지만 다른 옥토모어들과는 다른 가벼운 느낌이고,
그 뒤로 꽤나 강하게 다가오는 오키함+탄닌감.
희미하게 느껴지는 건포도의 단맛과 꿉꿉한 뉘앙스가
PX캐스크가 “나도 여기 들어있어요!”하는거 같습니다.
밸런스가 좋은편은 아닌데,
마시기 불편할 정도로 분리되어가는 느낌은 아닙니다.
스모키하고 짭짤하고 구~수한 보리느낌으로 마무리.
제 첫뚜따 옥토모어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사실 그래서 애착이 조금더 가는데,
비교시음을 하다보니 저는 못 느꼈던 노트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호의 포인트로 느껴질 수 있겠구나했습니다.
(황이라던가 황이라던가, 고무라던가..)

옥토모어 13.3 아일라발리
(버번+리베라 델 듀로 와인+리버잘트 와인) / 2022
5년숙성, 61.1%, 123.9ppm
1/5에어링.
“아담형, 맛있기는 한데,
어째 갈 수록...
이거 맞아? ”
향에서는,
화사한 꽃, 시트러스, 불타는 장작, 포도줄기, 황(!), 견과류의 고소함이 느껴집니다.
한모금 빠르게 넘기면,
살짝 찌르는 느낌으로 알코올이 다가왔다가
블루베리, 새콤을 넘어 살짝 시큼한 핵과류(자두?)
그리고 다시 문제의 고무+황이 느껴집니다.
거슬릴 정도는 아닌거 같아요.
와인이나 오래된 꼬냑에서 느껴지는 포도 줄기의 느낌도 있고,
꽤 강렬한 피트감과 도수감이 치고 올라옵니다.
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입속의 폭풍이 사그라들면서
은은하게 시트러스한 산미와 보리의 꼬쏘한 단맛으로 잘 마무리 됩니다.
첫 옥토모어가 출시하고 20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스카치위스키치고는 짧은 역사이지만,
그 단기간에 전설로 회자되는 보틀들이 나왔었기때문에
“좋은 보리, 좋은 스피릿, 적당한 기후만 있다면
숙성연수는 의미가 없다 -아담 해넷-”
이란말에
신형이 나올수록 살짝 무게감이 옅어지는거 같기도 한데...
14시리즈 마셔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겠죠?
나오자마자 또 사는 열성팬(흑우)이 여기 기다리고 있다고요.
잘하자.. 응??
여기까지 6.3~13.3까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맛보았습니다.
시간은 약 2시간정도로 빠르게 진행(막차 이슈.. ㅋㅋ)했더니
혓바닥이 홀랑 까졌어요 ㅋㅋㅋㅋ 하..
마무리로,
이날 4명의 베스트, 워스트를 뽑아보자면
A
베스트 - 8.3(데일리로), 7.3(한병만 산다면)
워스트 - 13.3
B
베스트 - 8.3(데일리로), 9.3(한병만 산다면)
워스트 - 13.3
C
베스트 - 7.3(데일리로), 8.3(한병만 산다면)
워스트 - 12.3
D
베스트 - 11.3(데일리로), 6.3(한병만 산다면)
워스트 - 13.3
진짜 끝!
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