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에 도착하고 기절해있다가 이제서야 후기를 쓴다

굴업도로 출발한 날 분명 전날 예보에선 맑을거라 했는데 엄청 흐리고 안개껴서 설마 배 취소되나 쫄렸는데 문제 없더라

덕적도에서 2시간동안 달리니 보이기 시작하는 굴업도 개머리 언덕

내가 간 날은 짝수날이라 다른 섬 4군데를 들르고 굴업도로 가던데 빨리가고싶으면 홀수날에 가라

난 다른섬도 보고 싶어서 일부러 짝수날에 감 

배에서 내리고 원래 배에서 내리면 대기하시던 마을주민들 트럭에 올라타고 마을로 가던데 나는 걸어서 바로 목기미 해변을 따라 동섬쪽으로 감  

목기미 해변에 박혀있는 폐 전신주들 

전신주를 따라가면 옛 마을터가 보인다

찾아보니 1900년대 초 민어어장의 발달로 주민이 500명이 넘고 어선 수백척이 모일정도로 번성했다던데 1923년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고 쇠락하게됐다더라

폐허를 뒤로하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지천에 사슴똥이 널려있다

대부분 오래돼서 마른것들이지만 가끔 신선한 녀석들도 있으니 조심해라

얼마안가 범인들 발견ㅋㅋㅋ

계속 오르다보니 넓은 초원이 나오고 멀리 연평산이 보인다

뒤를 돌아보면 이런 풍경

연평산을 향해 계속 걷다가 오후 2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집에서 가져온 온수로 조리한 컵라면 

대충 점심먹고 계속 길따라 걷다보면 사구가 나오는데 산 중턱에 사구가 있는건 처음봄

바로 옆은 절벽이다 

연평산에 올라가보려했는데 산길이 험하고 짐도 무거워서 그냥 내려옴

이때 옆에 굴업도 명물 코끼리 바위도 볼수있었는데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눈으로 적당히 훑어보고 지나감

마을로 향하는 길을 따라 걷다보니 멀리 목적지인 개머리언덕이 보인다

마을을 지나고 굴업도해변에 끄트머리로 가면 개머리언덕으로 가는 길이 시작되고

계속 오르다보면 점차 나무가 사라지고 초원이 보인다

길이 매우 가파르고 험하니 접지력 좋은 신발과 등산스틱 꼭 가져가라

뒤돌아보니 작게 보이는 마을과 굴업도 해변

곳곳에 빨간색 소화기도 비치되어있더라

2016년인가 야영객 때문에 화재 났다던데 그거 때문인거같음

길을따라 계속 걷다보면 또다시 숲이 나오고

숲을 지나면 또다시 드넓은 초원이 펼쳐짐

이때부터 흐리던 구름도 걷히기 시작하더라

이때 해방감 장난아니더라

드넓은 초원과 바다, 드높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저절로 웃음이 나옴

멀리 사슴 한마리도 보이고 

저 언덕 끝이 낭개머리라 불리던데 이미 두팀이나 있더라

여기까지 오면서 둘러보니 나빼고 3팀 더 있고 갤보니 이날 다른 유붕이도 있더만 서로서로 안보이도록 멀리 떨어져서 피칭함  

슬슬 해가 지니 목기미 해변으로 달려가 전신주와 노을 한번 찍어주고

다시 개머리 언덕을 올라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한봉지 230g에 1075칼로리라는 미친 꿀건빵 조짐

반정도 먹고 남은 반은 다음날 아침에 먹었는데 포만감 장난아니더라

밤이 되며 날이 추워지니 텐트안에서 적당히 뒹굴거리다가 나와서 별사진도 찍음

카메라 사고싶다 폰카는 너무 슬프다...

아침이 되고 철수하며 파노라마 사진도 한번 찍어주고

선착장에서 대기하다 집에 왔다

첫 굴업도였는데 정말 만족했다 이번 캠핑으로 굴업도와 사랑에 빠진거같음

더이상 덕적도로 만족하지못하는 몸이 되어버렸어

풍경은 뭐 말할것도없이 최고고 개머리언덕 주위에 쓰레기 하나 없더라 흔한 휴지쪼가리 하나 없음

선착장과 마을에 공용화장실도 있어서 적당히 조절하니 가져갔던 휴대용 화장실 하나도 안씀

성지라 불릴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