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00년생, 2학년을 모두 수료하고 지금은 군대에 있는 군붕이임.(아싸라 학점터짐, 2.8정도) 코로롱에 걸려서 격리하다가 애니노래듣고 감성터져서 쓰는중임
군대는 뭐 다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생각할 시간이 많이 주어짐. 요즘 들어서 지금까지 살면서 나의 인생이 어땠는지를 생각하면서 정리해보니까 참 안타까우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음. 길겠지만 볼 사람만 보고 가길 바람.
난 일단 외견상으로는 못생김 ㅎㅌㅊ에 속한다 생각함. 왜소한 몸에(166,48) 못생긴 얼굴(거멓고 곰보피부) 그리고 형편없는 패션감각까지 합쳐져서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는 황금비율임
지금은 이렇다라도 과거는 그렇지 않을 수 있지 않냐, 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나의 첫 왕따경험은 무려 5살때부터 시작되버림.
무슨 종이접기 과외 비슷한 거였는데, 같이 있던 애들은 항상 끝나면 서로 역할을 분담해서 노는 소꿉놀이를 즐겨했음. 하지만 내가 하려고 하면 일부로 무시하거나 투명인간 취급했고, 마지막에는 문을 잠가버리고는 자기들끼리만 놀아버림.
5살때의 기억은 사실상 이거 하나밖에 안나는 것 같아.
세월이 흐르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짝궁 배정을 시작함.
1학년때는 남자랑 여자가 짝지어 앉는 규칙이 있었는데, 제비뽑기로 자리를 정했던 걸로 기억함. 결국 정해진 다음 여자애 짝이 생겼고 나는 잘 지내자고 웃으면서 말했어. 근데 그 여자애가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지우개를 내 얼굴에 집어던지거니, 이내 펑펑 울기 시작하는거. 난 왜 그러는지 잘는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어렴풋이 내 탓이라는걸 깨달음.
결국 난 1학년 내내 혼자 앉아서 수업을 들었고, 4학년까지는 비슷판 흐름으로 지냈던 것 같음.
5학년때, 집 이사로 인해 전학을 가게 되었는데, 이미 이때 어느정도 자존감은 많이 낮아져있는 상태였음. 그래도 새로운 곳이니 새롭게 하자는 마인드로 교실문을 열고 들어갔지. 자기소개를 마치고 지정해준 자리로 가서 앉았어. 이때도 남녀가 짝지어 앉는 방식이었고, 난 설마설마 하며 짝한테 인사했지. 결과는 어땠을까, 그 여자애는 울지는 않았지만 상한 우유 냄새라도 맡는 표정으로 말 걸지 말아달라고 했음. 그때는 내가 펑펑 울고 싶어졌지만, 남자애는 쪼잔한걸로 울면 안된다는 시대적인 관념때문에 참았음. 결국 새로 전학간 곳에서도 은따로 지내며 난 초등학교를 같이 사진 찍을 사람도 없이 졸업하게 됨.
중학교는 남중을 가게 되었는데, 이때 본격적으로 쳐맞으면서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 받은 용돈 대부분은 일진놈한테 상납하면서 살았고, 그러면서도 걔네는 이유없이 때리고 욕하고, 근데 그런 부정적인 관심조차 그때는 좋았던걸로 착각까지 해버레는 미친 심리상태. 6년을 투명인간처럼 지내니 어떤방식이든 날 바라봐주는 사람이 고마웠달까, 그리고 걔네도 나름 날 놀아주기도 했었고…(적어도 돈줄때는 친구랍시고 같이 롤도 하면서(물론 난 서포터고정) 놀았음) 그렇게 졸업직전까지 지내다가 엄마가 내 학교생활에 대해 알게 됨.
중학교 졸업 이후 엄마의 입김으로 인해서 직속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난 대안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는데, 지방에 있는 졸업장도 없는 작은 학교였음. 이때의 내 자존감은 솔직히 말하면 9년동안 거의 닳고 닳아서 밑바닥 그 자체였음. 그래도 아예 다른 방식의 학교이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이니 이번에는 그저 평범하게 지내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지.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어봤는데, 남자애들 3명 다 나와 비슷한 느낌의 너드남들이었음. 같이 애니 이야기도 하고 붙어다니기만 하면서 처음으로 우정이 뭔지 알게됬던 것 같기도 했고,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면서 내 고등학교 생활은 그래도 좋게 끝날 것 같았지.
그러나 고2가 되었을 때, 친한 친구 3명은 말도없이 전부 자퇴를 해버렸고 난 또 찐따가 되어버림. 다른 친구들과는 아예 소통을 안했기에 나는 바로 은따가 되어버렸고, 맨날 혼자서 생활하다가 어느 날 어떤 말 한 마디를 듣게 되는데
“ㅇㅇ이는 성범죄자처럼 생겼다. 음침하고 말 한마디도 안한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말이었음. 그 말을 듣자마자 감정이 폭발해버렸고, 나는 무단으로 학교를 빠져나와 원격으로 자퇴절차를 밟고(비인가 대안학교라 사실 그럴것도 별로 없어)집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수능공부를 준비했지
하지만 공부도 별로 안하던 노베이스 인생에 검정고시와 수능은 너무 힘든 시련이었어… 검정고시는 평균 97점으로 나쁘지 않게 봤지만, 수능의 경우 중간중간 학원에서 피시방으로 도피하듯 일탈을 즐기게 되었고… 6월 모평 32322 정도의 실력은 수능에 이르러서는 33443으로 마감.
난 검고와 수능최저를 맞춰서 지잡대에 갔고, 진짜…! 마지막으로…! 대학생활 만큼은!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됨. 하지만 엠티때 날 바라보던 동기들의 표정… 술 한 잔도 안했는데 취했다고 자는 곳 안내해주던 남자 동기가 너무도 밉게 느껴졌었다…
결국 대학 5층 화장실에서 가끔 끼니도 해결하면서 보내다가 코로롱으로 인해 2학년은 그래도 집에서 편하게 보낸 것 같다 ㅋㅋ
어딘가에서 조언을 구하면 항상 노력하면 된다, “너가 노력을 안해서 그렇다. 여러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기관리 하면 된다.”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해. 근데 이런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역질문하고싶다.
“넌 내 몸으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도 너의 말을 실천할 수 있어? 너가 그저 좋은 외모를 운좋게 가지고 태어나서 가능했던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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