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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호암산 트레일 러닝 '삶에 절정은 없다'

관악산숫사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13 23:45:02
조회 8542 추천 65 댓글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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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프 모자, 살로몬 조끼, 흰 티셔츠, 데카트론 러닝 쇼츠, 호카 마파테 스피드, 가민 포러너 55


비가 온다. 산을 뛰고 싶다. 준비를 한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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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에 핀 식물


몸을 푸는데 아스팔트에 뭔가 있다. 생명은 끈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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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애초에 불공평하다.


호암산 입구에 갔다.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있다.

인생 시작점부터 남보다 힘들 수 있는 거다. 어쩔 수 없다. 천천히 걸어 올라 웜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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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모든 길이 같다.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힘들기도, 덜 힘들 때

도 있는 것이다. 취직을 하든 말든, 결혼을 하든 말든 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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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대신 리프팅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종국에는 비참하게 늙어 죽는 건 똑같다.

달리나 들어올리나 어차피 지는 싸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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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르막이 나온다. 천천히 뛰는 시늉을 하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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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불명의 전망대다. 세금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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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를 총총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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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기 모순적이다. 개를 사랑하기도 하고 매몰차게 버리기도 한다.


개가 나오면 주저 없이 날 방어할 거다.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선이지만, 개는 나보다 빠르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싸워야

될 때도 있다. 싫어도 할 수 없다. 개 같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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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기차를 봤다. 이게 여기 왜 있는지 알 수 없는 것들의 연속이다. 우리는 모두 기투(企投) 됐다. 익숙함이 물러날 때

도무지 알 수 없는 것들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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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관심병자다. 항상 타인에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개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사람 마음이 그렇게 작동을 안 한다. 남한테 인정 받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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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산으로 건너오면 가톨릭 성지가 있다. 조선에서 고문당하다 죽은 유럽인들의 기념비다.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며

무언가 추구한 이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털끝 하나 뽑아 천하를 구할 수 있을지라도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한

양주가 좋다. 내가 없으면 어차피 세상도 없는 거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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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는 동의한다. 우리는 언제든 사고, 질병, 범죄로 인해 죽을 수 있다. 그러니 영원히 살것처럼,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지루하지 않게. 나한텐 그게 달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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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성모상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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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는 길을 안내 하는 리본이 있다. 그러나 우리 삶에 그런 것은 없다. 혼자서 찾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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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막이다. 평지가 나오길 바라도 할 수 없다. 산이니까. 원래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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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역겹다.


실소가 터졌다. 우리는 살기 위해 동식물을 잡아 죽인 다음 씹어서 소화시키는 존재아닌가. 그런데 무슨 자연의

보호자처럼 행세하는 건지. 오늘 내가 밟은 풀들이 의식이, 언어가 있다면 이 표지판을 보고 분명 실소했을 거다.

우린 다 잔인하다. 인정하고 사는 편이 낫다. 현실에 대한 기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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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압사


이번엔 절이다. 무슨 종교가 이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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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는 동의한다. 남한테 의지하면 안 된다. 어차피 답은 다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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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다. 만물에 불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원을 꾸민다는 이기적인 이유로 생명을 이렇게 가둬놨다.

부처를 가둔거다 마찬가지다. 종교인들이라고 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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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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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조심 하산한다. 바람을 가르는 느낌을 받으며 빨리 뛰어갈 수는 없다. 조심해야 한다.

물에 젖은 바위에 미끄러지는 건 순간이다. 다치거나 죽는 게 싫다. 내 몸이 제일 아깝다.

자신들을 불태운 투사들을 이해할 수 없다. 종교를 위해 죽은 유럽인들을 보면 물론 존경심이 든다.

그러나 그렇게 하라면 절대 안 할 거다.


난 오래 살아 남아서, 내 자유를 위해, 길게 싸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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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머리


오늘도 안 다치고 잘 왔다. 이게 중요하다. 달린다고 대단한 역경도 그걸 이겨낸 극한의 쾌감도 없다. 사람들은 하루키의 '달리기에 관해 말하고 싶은 것들'을 자주 인용한다. 그래서 나도 제일 좋아하는 구절을 말해본다.


완주했다고 쾌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더 이상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들 뿐이다.


하루키는 솔직하다. 그래서 좋다.


삶에 절정은 없다.


관악산 숫사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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