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조원희 선수가 천하제일 무술대회 2에서 셀프가드 후 버터플라이 가드 스윕으로 넘겨서 승리를 거뒀는데, 항상 셀프가드가 실전에서의 최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 정도는 되는 테크닉이라고 생각을 했고 셀프가드도 셀프가드 나름의 사용처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써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 (물론 이번에 올라온 양감독 tv 영상에서 양감독은 조원희 선수의 테크닉이 셀프가드라기보단 중심을 안 주면서 버터플라이 스윕처럼 넘긴거라고 하고 유도갤러리에서도 안오금띄기라는 주장이 있던데, 스윕 시의 그립법과 오금 양쪽 다 다리 훅을 건것으로 보아 버터플라이 가드 -> 버터플라이 스윕의 수순이되 버터플라이 가드 중간과정이 빠르게 지나간 것처럼 보임. 개인적인 의견 ㅇㅇ)
근데 아직도 가끔 셀프가드가 그냥 벌러덩 눕는건줄 아는 주짓수 비수련자들, 혹은 셀프가드 테크닉을 배운 지 얼마 안 되어서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주린이들이 있을 것 같아서 셀프가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한 번 글을 써보려 한다. 물론 나도 경력이 2년 정도에 건강상의 이유로 승급을 못 하고 있는 화벨 따리이지만 그 만큼 화이트벨트 초보들의 입장에서 더 이해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셀프 가드란 무엇일까?
주짓수 도장에 입관하면 가장 먼저 배우는 테크닉이라고 할 수 있는 테크닉인 셀프가드! 셀프가드란 정확히 뭘까?
대부분의 주짓수 비 경험자, 심지어 주짓수 베이스가 아닌 mma 선수 또한 상대와 접촉이 있든 없든 스스로 땅으로 내려가는 것을 셀프가드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로드 fc 챔프였던 이윤준 선수까지 박태준 작가의 웹툰 자문 때 이노키 알리 포지션을 예로 들며 스스로 땅으로 내려 가는 것을 저 사람 가드간다, 이렇게 표현했으니 말 다 했지 뭐.....
일부 사람들은 셀프가드가 주짓수 상황에서나 통하는 기술이고, 주짓수 룰이 그라운드에서 진행해야 되는 거기 때문에 끌려가 주는 거지 실전에선 쓸 수 없는 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나에게 그런걸 질문 하는 사람도 있었고, 므마 갤러리나 복싱 갤러리, 심지어는 유도 갤러리에서까지도 이런 얘기가 나왔던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한다.
물론 주짓수 시합에서, 혹은 스파링에서 깃을 잡고 그냥 털썩 앉기만 하고 마지 못해 그 상대에게 들어가 주는 경우가 있긴 하다. 근데 이건 진짜 찐 초보 비기너들끼리거나 아니면 가드 세팅을 느긋히 해도 디테일이 장난 아닌 찐고인물들 사이에서나 나오는거고 통상적인, 그리고 이상적인 셀프가드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셀프가드란 뭘까? 아래 짤들을 보도록 하자.
<상대의 옷깃을 잡고 칼라 앤 슬리브 가드를 세팅하는 모습>
<마찬가지로 상대를 잡아당기며 가드 세팅과 동시에 언더훅을 파 백 테크닉을 설명하는 모습>
눈치 챈 사람들도 있겠는데 둘다 상대를 잡아당기며 가드로 끌고 내려 온다.
셀프가드의 영어명은 pulling guard, 즉 잡아당기는 가드라는 뜻이다. 상대를 잡고 잡아당겨서 가드로 내려온다는 거지.
셀프가드는 상대의 도복을 이용해 상대를 끌어 잡아 당기거나 상대 몸을 그립으로 잠궈서 끌고 내려와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즉 셀프가드는 스스로 눕는 테크닉이 아닌, 내 온몸을 이용해서 상대를 끌어 당기는 테크닉인거지.
만약 내가 가드를 갔는데 상대가 나에게 끌려오지 않았다, 혹은 중심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건 셀프가드에 제대로 성공하지 못 했다는 뜻이다.
보통은 그런 셀프가드를 시전하는 사람들의 중심을 보면, 내 몸이 제자리에서 높이만 낮아졌거나 혹은 아예 내몸이 상대의 안쪽으로 들어간 경우도 보인다.
올바른 셀프 가드를 위해선 기주짓수에선 상대의 도복을 잡거나, 노기에선 아예 틈이 없는 상체 클린치 혹은 한 쪽 손목을 완벽히 제압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그렇게 잡은 상대의 도복, 허리, 손목을 온 몸을 이용해서 끌어당기는 게 중요하다. 즉 중심이 뒤로 이동하면서 상대가 나에게 끌려와야 한다.
그리고 이런 셀프가드의 매커니즘은 유도의 기울이기와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고 사실상 주짓수에서 자주 쓰이는 칼라 드래그는 이 셀프가드와 매커니즘 자체는 거의 비슷한 기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깃을 잡고 중심을 흔들며 칼라드래그를 시도하는 모습>
즉, 므마갤러리나 여타 격기 종목 갤러리에서 보이는 상대가 셀프가드를 시전하면 사커킥을 날린다는 소리는 완벽한 개소리에 가깝다.
셀프가드에 성공했다는 건 상대가 이미 나와 같이 그라운드에 있다는 소리와 다름이 없다.
2. 그렇담 셀프가드를 실전에선 어떻게 써야 할까?
자, 좋다. 그럼 상대를 셀프 가드로 끌고 내려왔다. 여기까지의 테크닉은 실전이든 스포츠든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 개념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는 나보다 상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고, 일부 스포츠에서 쓰이는 델라히바, 시팅가드, 딥하프, 라쏘 등등의 가드들은 실전에선 굉장히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왜?
스포츠 주짓수에선 그저 상대의 도복 그립을 뜯어내고 스윕에 성공하면 되지만 실전은 상대의 무수한 파운딩이 날아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골반을 밀 수 있거나, 상대의 상체를 니쉴드로 막는 Z가드라던가, 혹은 클로즈나 하프에서 아예 상대의 상체를 납작하게 자신의 몸에 밀착시켜 상체를 죽이는 등 상대와 나의 거리를 조절하는 것의 선택권을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
거리 조절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이건 아까 스탠딩에서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중심을 흔드는 행동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나에게 들어오는 타격을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란거지.
<마찬가지로 클린치 접근후 상대의 상체를 잡고 끌어당겨 상대의 상체를 완전히 죽인 뒤, 버터플라이 가드 스윕을 시전하는 조원희 선수.>
3. 결론
즉 스포츠에서든 실전에서든 셀프가드를 쓰기 위해선 상대를 잡고 흔들거나 잡아당기는 등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가끔 무그랄 1그랄들의 스파링을 보자면 어떻게 상대의 깃을 잡고 셀프가드까지는 잘 간다. 하지만 제자리에서만 눕는 분들이 몇몇 보이고, 그런 상황에서 상대가 몸을 조금만 뒤로 멀리 하면 그립이 금방 풀리기까지 한다.
혹은 경력이 오래된 유색벨트들의 경우, 룰에 너무 익숙해지기도 했고 그 뒤에 준비된 수가 많기 때문에 가드세팅을 천천히 느긋이 하는 걸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 같은 초보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가장 이상적인 셀프가드는 상대의 중심을 완전히 흔들고 무너뜨리는 것에 있다는것, 하다못해 상대가 상체를 못 세우게 클로즈나 하프 가드에서 잡아당기기만 하는 것조차 상대의 중심을 흔들지 못한 셀프가드보다는 몇배나 좋은 대처라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
나도 오래된 경력이 아니라 유색벨트들 입장에서 보면 동의를 못 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꼴값을 떤다거나 당연한 소리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끌 고 오는 셀프가드가 이상적인 셀프가드라는 핵심 주제는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세세한 부분에서 내가 틀린게 있다면 너그럽게 알려주길 바란다.
물론 그렇다고 실전에서 싸움나면 셀프가드 뻥뻥 써라, 이런건 아니다. 그래플러로써 아무래도 가장 유리한 포지션은 상위 포지션이라 생각하기에 레슬링이나 유도를 짧게라도 경험해보고 테이크다운 테크닉을 하나라도 갈고 닦는걸 추천함 ㅇㅇ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1줄 요약 - 셀프가드는 상대를 끌어당겨서 중심을 잃게 만드는 테크닉이고 실전에서 충분히 쓸 수 있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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