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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을 본 적이 있습니까?

운영자 2019.06.10 18:11:41
조회 169 추천 3 댓글 0
삼십대 말의 그 남자는 약하고 갸날펐다. 성격도 여성같이 섬세했다. 그는 착하고 부드러운 남편이었다. 자는 아내에게 향긋한 모닝커피와 버터를 바른 토스트 그리고 계란프라이를 만들어 가지고 가는 자상한 남자였다. 그는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감독이었다.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카피를 떠올려 히트를 치기도 했다. 그의 꿈은 최고의 영화감독이었다. 중학시절부터 영화를 만든다고 돌아다녔다. 그는 교회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집사였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밤 아내를 목 졸라 죽인 범인으로 법정에 섰다. 검사도 변호사인 나도 도대체 살인의 동기를 알 수 없었다. 벌레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마음 약한 사람이었다. 그 자신도 자기가 사랑하는 아내를 죽였다는 게 믿을 수 없다고 내게 호소했다. 그의 정신병을 의심했다. 그러나 그를 감정한 정신과 의사는 보통사람도 흔히 가지는 약간의 망상증세 정도로 범행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누나들이나 동생 가족들도 모두 성품이 착한 사람들이었다. 그는 인생을 박탈당하는 중형으로 그 죗값을 치렀다. 변호사로 시간의 강물을 흐르다 보면 ‘악령의 존재’를 떠올릴 때가 있다. 과학과 논리로는 설명을 할 수 없다. 그것은 개인적인 체험의 영역이었다. 잔인한 청부살인범이 있었다. 구치소의 좁은 방에서 그와 단 둘이 마주 앉아 있을 때였다. 그의 눈에서 퍼런 불빛이 흘러나왔다. 그 음산한 푸른 화염은 나의 몸을 공포로 바싹 오그라들게 했다. 또 다른 살인범과 얘기를 나눌 때였다. 월남전에 참전한 그는 사람을 죽여봤다고 했다. 귀국한 그는 시골에서 선량한 농부로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도끼로 사람의 머리를 찍은 것이다. 그는 자기 속에 다른 게 들어있다고 내게 호소했다. 어느 날 그의 눈동자가 클로즈업되어 나의 눈에 들어왔다. 홍체 가운데 있는 동공에 반투명의 커튼이 드리워져 있는 것 같았다. 순간 그 커튼 뒤에 뭔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왔다. 그 실루엣이 나를 비웃으며 살짝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그 존재가 살인의 본체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건 악령이라는 생각이었다. 악령이 들면 인간은 전혀 다른 짐승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 또 다른 살인범이 있었다. 겉으로는 크리스쳔이고 효자고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주위에서 남의 일도 자기 일같이 하는 성실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밤 12시경만 되면 어떤 날은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금속성의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고 했다. 그런 날이면 자기를 주체하지 못해 밖으로 뛰쳐나가 밤길 여기저기를 방황했다고 한다. 그는 어두운 골목에서 벽돌을 들고 있다가 이유 없는 살인들을 했다. 그 사건들은 영원히 미제사건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악령 아니고는 해석할 길이 없다. 정신과의사는 그를 정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들의 의학적 분류 속에 그런 질병은 없는 것 같았다. 이제 노년이 된 나는 이 세상에는 악령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악령은 개인의 영혼에 들어와 죄를 짓게 할 뿐만 아니라 인간집단 사이에도 증오의 씨앗을 뿌리고 가기도 하는 것 같다. 세균을 잡아먹는 백혈구가 있듯이 악령을 퇴치하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 무속인이나 직업적인 퇴마사들도 있고 또 악령을 쫓아버린다는 종교인도 있다. 그들이 내가 느낀 악령을 이길 수 있을까. 나는 살인범의 눈에서 나오는 푸른 화염과도 같은 것을 느낄 때 마다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기도했다. 성령이 내게 와서 그 악령을 물리쳐 달라고 했다. 성경 속에는 성령의 존재와 그걸 받은 사례가 여러 개 나와 있다. 나는 그 성령을 믿는다. 예수가 귀신을 몰아낸 힘의 본체인 하나님의 영이다. 성령은 아홉 가지 또 다른 선물을 가지고 온다고 성경에 적혀 있다. 그 힘으로 삼십년간 수 많은 살인범들을 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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