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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도의 비자금 - 4 다단계 피해자들

운영자 2009.12.24 14:13:44
조회 636 추천 0 댓글 0

4

다단계 피해자들      


  나는 피해자들을 찾아 나섰다. 형태들이 대충 비슷했다. 시장에서 사십년간 계란 장사를 한다는 육십대 여자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내가 연속극은 안 봐도 시세흐름은 신경을 쓴다 아입니꺼? 하루는 신문을 보니 네트워크마케팅 설명이 나오는데 딱 이거다 싶데예, 그래서 시청에 다니는 딸한테 이게 정말이고? 했더이 맞다고 그라데예, 그다음은 우리시장에서 장사하는 다른 여자에게 물었어예, 네트워크 마케팅에 다닌다카데예,  그 여자가 하는 말이 자기 남편하고 일주일이나 알아봤는데 완벽한 사업이라고 하대예. 그래서 제이유사무실이라는 데를 가서 위성방송을 봤는기라예, 주수도회장 같은 사람이 세상에 없는기라, 물 한모금 안마시고 여섯 시간 동안 얘기를 하는데  포항앞바다 조개섬에서 가난하게 살다 서울에 올라와 고생한 얘기를 하는데 정말 눈물이 찔끔 나오는거라예, 그런 양반이 자기가 번 돈 일조를 전부 사회사업에 내놓는다 카는 거라예, 주수도 회장이 말하는 사업얘기도 딱 맞는거라예, 강원도 감자를 생산자한테서 칠백원에 중간사람 끼지 않고 천원에 파니까 생산자나 소비자 서로서로 이득인 거라예, 중간 도매상 이문을 우리 회원들이 수당으로 갈라먹는 거라고 했어예. 내는 수당을 많이 준다는 정수기를 떼 가지고 왔어예, 안 팔려도 수당은 준다고 했어예, 수당을 계산해 보니까 안 팔려도 원금에 딸라이자까지 나오겠더라고예, 그래서 한 번에 왕창 벌라고 여기저기서 돈까지 꿔서 오억을 집어 넣었어예, 그러다 주수도회장이 잡혀 들어가니까 돈을 못 받고 있어예”


  나는 다음으로 여관을 한다는 오십대 중반의 여자를 만났다.


“친구가 하는 말이 제이유의 물품을 일억원어치 구입하면 한달에 육칠십 만원정도 수당으로 나온다는 거예요. 계산해 보니까 물건이 팔리지 않아도 수당을 합치면 한달에 18퍼센트 이자였어요. 주수도회장의 강연을 들어보니까 그분 말씀만 잘 들으면 부자가 될 것 같더라구요. 샴프세트를 사다 팔면 수당을 많이 받을 수 있더라구요. 이억원어치 집에다 들여놨죠. 그러다가 코가 꿴 거죠.”


 “그러면 일단 돈을 주고 물건을 사신 거 아닙니까?”

  내가 물었다.


 “그렇죠. 내가 상품을 주문했으니까요.”
 

 “그걸 파셨어요?”

 “팔지 않고 그냥 버린 적이 많아요. 샴프가 너무 많아서 쌓아놓을 장소가 없었어요. 그래서 샴프를 하나하나 뚜껑을 열고 하수구에 흘려버렸죠.”


  “못쓸 저질의 물건이었어요? 왜 버렸습니까?”

  “아니요, 품질은 괜찮았어요, 그런데 그 샴푸를 하수도에 쏟아 버리면서 나도 나를 모르 겠더라구요.”


   그들은 어떤 마법에 홀려있는 것 같았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회원이었던 판사부인은 자기가 물건을 샀는데 왜 사기의 피해자냐고 반문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그런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는 은행지점장출신을 만났다.
 

 “이거는 판매라기보다는 펀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처음 주수도 회장의 강연을 들으면서 펀드로 가정해서 생각해 봤죠. 예를 들어 이백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하면 한달 후 부터 하루에 이삼만원씩 매일 통장으로 수당이 들어오더라구요. 이백만원 내고 한달에 육십만원 이자를 받는 셈 아닙니까? 그렇게 계산하면 이억만 넣으면 육천만원이 떨어지는 대단한 이율의 펀드죠. 내남없이 눈이 돌아버리는 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최소한 구입한 물건은 이미 받은 셈 아닙니까? 밑져야 본전인거죠. 제가 은행에 있었기 때문에 냉정하게 계산해 봤어요. 매일 수당으로 받는 돈이 이만원이 아니라 만원까지 내려오더라도 되겠더라구요. 컴퓨터로 시뮤레이션도 해 봤어요.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투자했습니다. 한없이 투자하려고 한 건 아니고 주식투자 같이 증감변동하는 하루 수당액이 어느 이하로 내려오면 돈을 빼려고 했죠,증권객장에 간 거나 마찬가지죠. 적절한 시점에서 발을 빼려고 했는데 그만 물려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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