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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의 검찰개혁

운영자 2017.06.23 17:30:53
조회 211 추천 0 댓글 0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청와대의 뜻을 거스르고 출마한 친구가 있었다. 괘씸죄에 걸린 것 같았다. 투표 직전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선거사무소 임대비용을 문제 삼아 정치자금법위반으로 구속했다. 미운털이 박히면 그런 것이다. 담당검사는 변호인인 내게 자기는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정무를 보고 있다고 솔직히 말해 주었다. 수사 상황을 매일 같이 높은 곳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는다는 것이다. 검사가 왜 그런 비밀을 내게 털어놓았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그런 비밀을 말할 수 있는 밀접한 사이가 아니었다. 나는 절망이 닥친 친구에게 버티라고 했다. 정치인에게 박해는 후일 훈장으로 바뀔 수 있었다. 세상에 박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다. 죄명이 바뀌었다. 정치자금법위반이 뇌물죄로 바꾸었다. 파렴치범이 된 것이다. 담당검사는 위에서 그렇게 하라는 지시라 자기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담당검사는 더 버티면 약점을 잡은 동영상을 언론에 흘려버리겠다고 했다. 변호사인 나를 방해물로 본 것 같았다. 이간공작이 시작됐다. 검찰출신 변호사가 타협을 해야지 덤비면 손해라는 말이 먹혀들었다. 인간은 구속되면 심리적으로 한없이 위축됐다. 나는 사실상 해임됐다. 내게 변호사라는 직업은 권력에 각을 세우고 저항하는 것이었다. 힘없는 정의는 정의 없는 힘에 패배했다. 친구는 몇 달 후 무죄로 석방되었지만 그 의 정치적 생명은 다시 살아나기 힘들 것 같았다. 이게 내가 본 검찰 권력의 한 단면이다. 역사적으로 전에는 안기부가 보안대가 그리고 경찰이 하던 일이기도 했다. 몇 년 전 국회의원선거운동기간이었다. 부산의 친척 장례식에 참석했던 나는 갑자기 문재인 후보를 만나고 싶었다. 그는 언젠가 대통령이 될 것 같았다.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그의 선거사무실에 도착했다. 직원이 선거구를 돌던 문재인 후보에게 연락했다. 12시가 되자 문재인 후보가 사무실로 왔다. 점심시간을 쪼개어 나와 만난 것이다. 사무실 직원이 작은 접시에 담아주는 김밥 한 줄과 과자를 나누어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비슷한 나이에 같은 변호사일을 했던 그와는 공감하는 면이 많았다. 문재인 후보에게 대통령이 되면 어떤 나라를 만들고 싶으냐고 물었다. 대통령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인지 묻고 싶었다. 그는 주저 없이 제일먼저 검찰개혁을 말했다. 말하는 그의 표정에는 진정이 담겨있었다. 그에게는 노무현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느낌도 있었다. 노무현대통령은 검찰과 정보기관을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세상과 맞짱을 뜬 용기 있고 순진한 사람이었다. 변호사를 하던 삼십대 중반 잠시 정보기관을 들여다 본 적이 있다. 정보기관이 한 인물에 대해 검찰이나 세무서에 보내는 통보는 그의 파멸을 고하는 명령이었다. 검찰과 정보기관이 권력의 시녀역할을 할 때 대통령은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빅 브라더가 됐다. 기관의 속성은 개에게라도 권력의 옷을 입히면 거기에 복종하기 때문이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수족이 된 권력기관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궁금하다. 국회의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개혁입법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권력의 도구를 검찰에서 다른 기관으로 수평 이동하는 것은 정치 야바위꾼들이 하는 일이다. 일부 정치검사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처럼 턱없이 교만해져 있다. 그들을 없애는 게 적폐청산의 첫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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