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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에그시 킹스맨 회의 중에 에그시가 헛구역질하는거 보고싶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8.127) 2016.05.12 15:50:24
조회 21280 추천 288 댓글 25










우해살 우해살


해리랑 같이 사니까, 에그시 고나리 극심하게 받는건 뻔할 뻔자겠지. 맥도날드는 특히나, 봘렌타인이 생각난다는 이유로 해리가 극혐하니까 사들고 오기 힘들고, 스낵류로 끼니를 때우거나 레토르트 음식을 데워 먹는건 잔소리 폭격맞고 뺏기기 딱 좋은 일이었음.
물론 신선한 샐러드도 좋고, 해리가 직접 해주는 스테이크도 좋고 아침에 사오는 갓 구워낸 빵에 버터랑 잼을 발라서 티랑 먹는 것도 좋지만 사람이 먹고싶은 걸 못 먹으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쇼파에 몸 걸치고 뇌 비우고 보는 쇼프로 보면서 칩스랑 콜라 냠냠하거나, 좋아하는 축구팀 경기 보면서 치즈가 질질 흐르는 배달 피자랑 맥주를 병째불고 싶은 순간이, 사람인 이상 있는건데 못하게 하니까 그게 며칠 몇주, 몇달이 지나니까 인터넷 광고창에 피자만 떠도 빡칠 지경이겠지.

"해리, 오실 때 치즈 피자 좀 사오..."
"설마 에그시.. 저녁을 그걸로 때우겠다는건 아니겠지?"

아직 말도 다 안끝났는데요!!! 하고 싶었지만 반항할 수 없었으니까 우물우물 말 꼬릴 흐렸음.

"그렇지만... 먹고싶어요 해리. 매일도 아니고 그냥 한끼 먹는건데."
"기름 범벅인걸 굳이... 그렇게 피자가 먹고싶은 거니?"
"네!!! 옛쓰 해리 제발 피자! 오늘만!"

발을 오동동동 구르면서 대답하니까 해리는 알았다고 하고 끊었음. 에그시는 아싸 피자 하면서 제이비를 끌어안고 쇼파를 굴렀지. 제이비는 아직도 쪼그마했음.
신나서 맥주도 냉장고에서 꺼내두고, 혹시 해리는 입에 안맞다 할지도 모르니까 샐러드도 좀 꺼내서 손질해두고 빵도 식탁에 올려뒀지. 익숙한 차 소리에 제이비가 뛰어나갔고, 에그시도 뛰어 나갔음. 해리 어서와요 하면서 볼에 입맞추고, 해리 손에 들린 박스를 뺏는것 처럼 들고 열었는데- 에그시 입에서 왓더뻨 하고 욕이 튀어 나왔음. 해리 눈살이 찌푸려진건 당연했지만..

"이게 뭐에요?"
"피자."

치즈가 듬뿍 올라가서 노르스름하게 익고 한 조각 들면 질질 흐르고, 추가 되었다면 페퍼로니 같은게 올라가는걸 기다렸던 에그시가 벙찔 수 밖에 없었던게, 이탈리안 피자같은걸 사온거지 해리가. 얇-고 담백하며 화덕에서 구워낸 듯 하고 질질 흐르는 치즈같은건 없고 페퍼로니 대신 채소같은게 올라가고 올리브가 잔뜩인 그런거. 피자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존나 건강식처럼 보이는 그런거였음. 핫소스 샘플따위 그런거 없는 피자.
피렌체나 나폴리같은 곳에서 쨍한 날씨에 성당이 보이거나 바다가 보이는 풍경의 노천레스토랑에 앉아서 먹기에 어울리지만, 추적추적 비내리고 회색빛의 런던 주택가에서 방금 라이벌 팀이 개처발렸다는 축구 얘기를 하면서 먹기엔 안어울리는 피자 ㅇㅇ. 어디서 사온건지 진짜 피자 가장자리부분은 치즈 크러스트 같은건 고사하고 오븐에 구운 빵 겉면처럼 빠삭빠삭한 느낌이었지.
에그시는 할 말을 잃고 서있었고 해리는 그런 에그시를 스쳐 지나가, 맥주를 다시 냉장고에 넣더니 와인이 어울릴 것 같다며 와인을 꺼내뒀음.

영감탱 가만안도...

그날 저녁 피자를 \'잘라\'먹으면서 에그시가 올리브와 함께 목구멍 안으로 밀어넣은 외침이었지.



아무튼 그러니까 아직 이십대 중반인 에그시가 빡이 쳐요 안쳐요. 참다참다 본부에서 록시데리고 먹으러가고싶었는데, 얘길 꺼내기 전에 록시가 체중 조절해야한다고 짜증나 돌아버릴 것 같다고 말을 꺼내서 말을 꺼내지 못했음.
그래서 결국, 밤에 몰래 탈출했지. 해리가 피곤한 날에.
제이비를 품에 넣고 나가서 미리 불러둔 택시를 탔지. 슬슬 문닫는 분위기긴 했지만 그래도 관광객하고 젊은 애들 모여있는 곳에는 열려있는 곳이 많았으니까. 에그시는  피자를 시켜서 거의 한판을 다 먹어치웠음. 물론 맥주랑.
슬금슬금 고개를 빼려는 제이비를 꾹 눌러두고 피자를 볼이 미어져라 먹는데, 옆 테이블 치우던 웨이트리스는 그걸 보고 뭐지 푸드파이터 같은건가 할 정도였음. 원래 고삐 풀린 말이 무섭다고, 그러고 나와서는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또 햄버거 세트에 칩스를 추가로 얹어서 해치웠지. 배가 차서 죽겠다 싶었지만, 이왕 나온게 아까워서 관광객들 틈에서 뭔 해물프라이인가 그거하고 병맥주 작은걸 사서는 꾸역꾸역 먹었음. 마무리로 아이스크림까지 먹고는, 용의주도하게 일회용 가글 용액으로 입안을 빡세게 헹구고 다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지.
설마 해리가 깼을까 싶어서 조심스럽게 들어와서는, 다시 잠옷으로 갈아입었지만, 침대로 다시 들어가기엔 위험부담이 컸지. 오죽 예민해야지, 이층 복도에 인기척도 무서운데 방문 열고 들어가서 옆에 다시 누우면 백이십퍼센트 깨어날게 뻔했음. 그래서 그냥 소파에 제이비를 끌어안고 잠.
정확히 한시간 뒤에, 해리는 자다가 옆자리가 빈 느낌에 잠에서 깼다가 소파에서 온몸을 옹그리고 자는 애새끼와 개 한마리를 보고 어이없어하겠지. 담요는 바닥에 떨어져있고, 잠옷바람에 추운지 온몸을 말고 있는 모습에 한숨 쉬고는 에그시를 안아서 침대에 눕혀놓고 다시 잠에 들었지.

아침에 얼굴이 띵띵 부은 에그시는, 해리한테 잔소리 폭격을 맞았음. 추운 곳에서 그러고 자니까 얼굴이 붓지않냐면서, 티비켜두고 자면 제대로 잘 못자면서 왜 그러고 자냐고 한소리 거하게 들었지. 그래도 해리는 에그시가 안색도 안좋으니까 따뜻한 티부터 멕이겠지. 이마도 짚어보는데 열은 없었음.

"졸리고.. 출근하기 싫어요.."

해리이-하면서 안겨와서는 온기를 찾는 작은 동물처럼 부비작거리는데, 아무리 해리 하트라도 자업자득이란다 소리는 안나오겠지. 그치만 하필 오늘이 다른 기사들까지 다 참석하는 회의라, 막내인 에그시가 빠지면 안되서 머리를 한번 쓸어주고 달래지. 회의끝나고도 쉬고싶으면 일찍 퇴근하고 휴일을 좀 주겠다고.
해리도요? 하고 물어오는데 아니라고 할 수가 있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피식 웃는데, 멀린이 알면 뒷목잡을 소리였음.

그렇게 꽁냥거리고, 느릿느릿 준비하고 키스도 하고, 나란히 뒷좌석에 타서 해리 어깨에 좀 기대있는 채로 러시아워에 갇혀있고..... 회의에 빠지진 않지만 삼십분이나 늦었음.
아무 거리낌 없이 걸어가서 앉는 해리를 쳐다본 멀린은 쭈뼛쭈뼛 끝자리 록시 옆에 앉는 에그시의 눈을 지그시 바라봤지. 오히려 평균보단 일찍 나왔다고 비꼬면서.

막둥이고 예전에 본 적 있던 그 후보생의 아들인 에그시에게, 친절하지만 그래도 절대로 아직 편하지는 않은 기사들 틈바구니에서 막내인 록시랑 에그시는 얌전히 있을 뿐이었음. 고개나 좀 끄덕이고, 뭐 물어보면 대답하고.
파키스탄의 핵과 관련한 어떤 정보에 대해 다들 묻고 캐묻고, 반론의 제기하고 분석하고... 회의가 길어지고 있었는데 에그시는 점점 온몸이 차가워지는 걸 느낌. 동시에 식은땀도 나고.
뭔가 상태가 이상한데.. 싶어서 자기 몸에 집중하니까 점점 더 증상이 이상한거지. 제가 느끼기에도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가는게 느껴지고, 입안 양쪽에서 신물 같은 맛이 남.
그 순간, 에그시는 벌떡 일어났음. 온 방안의 사람들이 에그시를 쳐다봤다가 척 보기에도 애 얼굴이 창백하니까 당황했지. 록시가 옆에서 올려다보면서 에기..? 하는데 에그시는 웁 하더니 제 입을 틀어막고 회의실을 뛰쳐나갔음. 카페트 바닥인 복도를 달리면서 생각한건 딱 하나였지. 여기다 토하면 좆되는거야 에그시 언윈. 좆되는거라고.
다행히, 좆이 되어 멀린에게 뒤지게 잔소리 듣고 해리에게도 한심하다는 눈빛을 받으며 자기의 토사물을 치우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 변기에 고개를 처박자마자 목구멍을 역류해서 쏟아지는 것들을 게워내면서, 에그시는 그와중에도 어제 그렇게 처먹은 자신을 욕했음. 뽀킹 작작 처먹을껄!
평소 먹던 양의 몇배를, 그것도 기름지고 소화 안되는 것들만 잔뜩 우겨넣은 채로 찬 곳에서 바로 잠들었으니 체할만 했지. 정말 먹은거 고대로 쏟아낼 참인지 두번 물을 내리고도 쓰디쓴 위액이 올라왔음. 끝났나 싶어서 입헹궜는데 또 한바가지 올라와서 개수대가 막힐까봐 어지러운 와중에도 걱정했지..



에그시가 그러고 있는 동안, 아니 에그시가 그러고 달려 나가고 나서 회의장의 분위기는 이상했고 점점 이상해지고 있었음. 뭐랑 비슷하냐면 인민재판같은거랑 비슷해지고 있었지. 말은 없는, 무언과 침묵의 인민재판.
대상은 아서의 자리에 앉아있는 해리 하트라고, 존나 어린 애랑 연애질하고 동거, 아니 사실혼관계나 마찬가지인 사람이었음. 모두가 해리를 빤히- 정말 빠아안히 바라봤음. 퍼시벌은 눈도 안깜빡이고 해리를 바라봤고, 록시는 반대로 눈을 깜빡깜빡하면서 해리를 쳐다봤지. 파일을 들고 서있던 멀린은, 눈빛에 선명하게 새겨진 극-혐이라는 단어를 시선에 실어 해리를 바라봤음.
입을 막고 헛구역질을 하다가 달려가는 상징은 어디서나 비슷했지. 그것도 커퀴지랄이 하늘을 뚫는 커플의 한명이 그럴 경우에는, 모두가 상상하는건 대부분 똑같았음.
심지어 그 중 한명인 해리 하트까지 그랬으니까. 아주아주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한 해리는 모두의 눈빛을 받은채 가만히 있었지. 그리고 머릿속으로 최근 두어달 사이에 콘돔 없이 했던 적이 있나 더듬어봤고, 당장 생각나는 것만해도 꽤 되었음. 그리고 두달 전이면, 삼주짜리 남미 출장갔다가 돌아와서 현관에서부터 엉겨붙었던 적이 있었지. 현관,거실,욕조... 침대에서는 콘돔을 쓰긴 했지만 뭐... 그리고 나서 한숨 자고 밥먹다가도 했으니까. 기억을 상기하며 해리의 표정이 오묘해지자, 모두의 얼굴이 같이 험악하게 변했지.

"...축하한다고 해야할지, 에그시의 인생에 애도한다고 해야할지 모르겠군요 해리."

야이 미친인간아 어린애 데리고 사는 것도 모자라서 이젠 임신을 시켜놓으니 좋냐 이 화상아 라는 속마음을 듬뿍 담아, 멀린이 말했음. 가웨인은 속으로 아서한테 지금 총질을 하는건 옳은 일 아닌가 하고 갈등했음. 꽤 많은 이들은 기억에 흐릿하지만 그래도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평민출신 훈련생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좀 느꼈음.
록시는 일어서서 복도에 반쯤 나가 에그시가 웩웩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미셸이 이걸알면 어쩌지... 데이지 그 어린게 이모가 되는건가... 하면서 걱정하고 있었고, 모두가 쌍욕을 얼굴로 하던 말던 해리는 뭔가 벅차면서도 오묘한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지.





입을 여러번 헹구고, 한참을 서서 심호흡을 하며 어지럼증을 진정시킨 에그시는 내가 당분간 패스트푸드를 처먹으면 제이비 새끼다 제이비 새끼 이러면서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왔는데, 다들 부담스럽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어서 문을 부여잡고 멈춰섰지.
뭐지 이 낯선느낌.... 회의 진행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당황했음. 어버버 거리던 에그시는 조심스럽게, 어.. 저... 괜찮아요.. 하다가 멀린에게 물었지.

"멀린, 소화제 같은거 있어요?"

그 순간 회의장이 술렁였음. 누구는 이마를 부여잡고 누구는 주님을 찾은 것 같기도 하고... 록시는 자기 손을 잡아 앉히더니 찬 손을 주물러줬지. 괜찮아 에그시. 에휴... 멀린은 해리!!!! 하고 소리쳤는데 해리는 좀 표정이 어두워서 에그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음. 뭐지 소화제라는 단어가 내가 모르는 코드명인가? 악당? 조직이름??? 스파이는 체하면 안되는거야? 그래???

물론, 단단히 오해한 다른 사람들은 그랬지. 한마음 한뜻으로.
지가 임신한건지도 모르는 저렇게 어린애를!!!! 어?? 입덧도 모르는 애를!!!!!!! 노양심 노매너 해리 하트같으니라고!!!!
해리조차도, 현타가 온거지. 모두 단체로 착각에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음.
에그시만 ...? 뭔데 왜이러는데? 하고 있었지.

회의는 빠르게 쫑났음. 그리고 토하고 나니 한결 살거같아서 혈색이 돌아온 에그시는, 해리의 손에 잡혀서 모두에게 등 떠밀려 의무실 침대에 누웠고 의사가 \'잘 쓸일이 없던\' 초음파 기계를 준비하는 동안 피곤함에 잠이 들었지. 하필 염병할 타이밍인 그때에.

"음... 잘 안보이는데.... 아무래도 갤러해드는 반응이 예민한 편인가 봅니다. 지금 여기 화면에 잡히는게 없죠? 깨끗하죠? 원래 평균적으로 입덧을 하는 4-6주면 보여야 정상이거든요. 아무래도 착상 극초기인거같은데... 이 때 입덧을 할 정도면 아서, 임신기간 내내 힘들거에요."

씩씩 잠든 에그시의 배를 까고, 넓지않은 의무실이 사람들로 북적였음. 총상 치료와 화상 치료, 응급 수술과 꼬매기, 지혈에 익숙한 의사는 학부생 때나 참여해봤던 산부인과 기억을 더듬어 애 아빠가 될 아서에게 설명했지. 임신 기간 내내 힘들거라는 말에 해리는 표정을 굳혔음. 그러면서도 며칠전에 피자 먹고 싶다고 징징징 거리는거 못먹게하고 다른 종류 사다준게 급 미안해졌지. 동시에 와인 마신거에 초조해지고.
반응이 예민하다는 말에, 록시가 고개를 끄덕였지.

"맞아요, 엑시 훈련생 테스트할 때도 약물 맛에도 민감하고 그랬어요."

천진난만한 애가 임신인데, 임신 기간 내내 힘들거라는 말에 모여있던 기사들이 수근거렸지. 누가 리 언윈를 대신해서 샷건이라도 쏴야하는거 아냐? 총대 누구할래?



같은거 보고싶다.... 먹보와 등신들 조합에 돌팔이까지 뒤엉켜서 존나 큰 오해의 시너지 효과 내는거.
다들 에그시 부둥부둥 하고 해리 까대고, 해리는 해리대로 에그시 어야어야 해주는데 에그시만 이게 뭔경운데 싶겠지.
그러다가 해리가 너무 자기를 뭐 유리병 처럼 대하고 밤에도 그냥 자니까 어느날 분위기 잡고 덤볐다가 토닥임 당해서 빡치는거지. 왜 안해요!! 하고. 그랬다가 아직 안정기가 아니라는 말에 ??????? 상태되고 결국 해리한테 얘기듣고 에그시 얼빠졌다가 사실대로 말하면 좋겠다. 밤에 나가서 먹방찍고온 얘기.
해리는 실망+묘하게 쪽팔려서 정색했다가 그럼 만들면 되지않냐고 떡이나 쳐서 진짜 임신해라.
한 여섯달 후에 킹스맨들은 아니 왜 애가 열달인데도 안나오지..? 하면서 혼파망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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