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방송계도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주요 포털사이트를 비롯한 인터넷 업체들의 저작권 침해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 법적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14일 각 방송사들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의 인터넷 자회사(KBSi, iMBC, SBSi)들은 지난달 20일 38개 인터넷 업체에 저작권 위반 불법 콘텐츠 근절을 위한 2차 경고장을 발송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에는 인터넷 포털을 포함해 총 64개 업체에 저작권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는 1차 공문을 발송했다. 2차 경고장 발송의 경우 대상업체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법적 조치로 가기 위한 최후 통첩이라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현재 각 업체들로부터 경고장에 대한 의견서를 받고 있다”면서 “이를 토대로 법무법인과 조율을 거쳐 다음주 중 관련사들이 모여 소송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방송사들의 최대 수익원인 연예 오락 프로그램들이 UCC라는 명목하에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점. 클릭 몇 번으로 보고싶은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돈을 지불해가며 ‘다시보기’를 신청하겠느냐는 것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나 박지성 등 프리미어리거가 출전하는 축구 경기의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UCC가 수십개 형성되고 있다. 케이블 방송이나 위성방송 채널을 서너개씩 운영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로서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 인용권은 물론이고 작가들의 저작인접권, 초상권 등 UCC로 인한 권리 침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방송사들은 강조한다. 포털사이트나 동영상 업체들 역시 저작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나 문제가 되는 UCC를 선별하는 과정이 쉽지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호 기자 alethe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