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용이 재미없다고 경기장 가는 일까지 재미없는 건 아니다. 승패와 경기내용이 물론 재미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경기장 (안) 가는 이유'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축구는 감정의 스포츠이다. 우리 팀의 재미없는 경기에 대해선 분노, 승리에 대해서는 기쁨과 환희, 패배에 대해서는 슬픔과 절망 등등. 우리 팀의 일거수 일투족 하나하나가 마치 우리 인생의 또 다른 나선이 되어 옆에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스포츠 관전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경기 자체의 재미는 그저 요소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우리 팀의 경기를 보러 가는 발걸음의 흥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매번 공격축구하겠다고 떠벌리는 감독들의 인터뷰는 흥행에 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공격적인 축구를 유도하기 위해 규칙이나 제도를 바꾸자고들 하는데, 그렇게 가다보면 어느새 축구는 축구가 아닌게 되어버릴 것이다. 단,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보다는 다득점에 우선순위를 주는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 아무튼 언론이나 대중의 K리그 비난의 초점은 오로지 '재미'에만 집중하고 비난해대니 대안이 나오겠는가? 리그가 살겠는가? 그럼 어떡해야 할까? 간단하다. 기존의 소비자들을 분석하고 마케팅하라. 그들은 왜 경기장을 찾는가? 왜 그리 열광하는 것인가? 그들의 소비형태와 일상을 탐색해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나온다. 신규팬 확보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팬을 최우선으로 하는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 신규팬들도 들어왔다가 이게 뭐야 하며 발만 담그고 나가는 일이 사라지며, 축구판은 더욱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신규팬만 찾아헤매고 기존팬은 뒷전인 행태가 연고이전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많은 열성축구팬들은 더러운 현실에 절망하여 축구판을 떠났다. 경기자체 재미와 신규팬 확보에만 치중하는 마케팅은 이제 한계가 드러났다. 초점과 방향을 전환하여 새롭게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