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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애들 과외하다보믄...

Jayhawk 2006.09.16 04:56:10
조회 1870 추천 0 댓글 14

미국에 있는 대학원생이야.  초면에 반말해도 그냥 영어로 생각하고 고깝지 않게 들어. 내가 1.5세대라서 영어가 좀 돼.  그래서 이따금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한테서 과외 부탁을 받는데 불쌍한 마음에 도와주려는 차원에서 시작했다가 몇 주 하고는 gg쳐버려.  왜?  답답해서. 아마 내가 생각하는 "과외"의 개념이 얘네들하고 좀 다른가봐.  나는 머리 굳어서 와서 영어가 힘든 애들 자전거 처음 배울 때 뒤에서 잡아주는 것처럼 도와줄 생각으로 지도해주겠다고 한 건데, 얘들은 그게 아니라 자기 숙제만 봐달라는 거야.  말하자면 내가 자전거 페달 밟으면 자기는 뒤에 타겠다는 거지.  비유가 좀 과장이 심한가?  근데 심정상 그렇게 느껴지는걸. 별로 한국애들하고 많이 안 놀아서 다 그런 건지 일부만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아는 몇몇 애들은 대체 영어 배울 생각이나 있는 건지 모르겠어.  와서 계속 한국사람들끼리만 놀고, 수업 시간엔 쩔쩔 매고, 숙제는 과외 선생한테 맡기고.  Group project같은 거 있으면 가만히 쭈그리고 앉아서 free loading하고.  그러면서 영어가 안 는다고 불평하고.  자기 영어 못하는 것 때문에 눈치 보여서 끼지 못하겠다고 하고.  한숨만 푹푹 쉬어대다가 다른 한국애들이랑 놀러나가지. 자기가 먼저 스스로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남에게서도 존중받기 어려운 거야.  미국 애들은 특히 나서고 들이대는 걸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에 알아서 움츠리면 진짜로 무시한다구.  우스개소리로 어떤 김치 잘 담그는 아줌마가 김치 좋아하는 미국인 아줌마한테 한 항아리를 주면서 겸손 떤다고 "맛없을 지도 모르지만 먹어봐"했더니 왜 맛없는 걸 주냐고 거절했다카더라.  물론 못하는 걸 잘한다고 하라는 게 아니라, 자기가 자신 있는 건 당당히 나서라는 거야.  뭐 처음에 영어는 못하더라도 눈치는 있을 거 아냐?  (참고로 문화 교류학 책 같은데 보면 "눈치"라는거 한국문화에 특수한 개념이다.  다른 나라 애들은 이런게 그렇게 발달돼있지 않다나...)  암만 스스로 듣기에도 답답한 영어더라도 계속 하다보면 나아지게 되어 있어.  적어도 다른 애들한테 "나도 할 말 있고, 있을 땐 한다"라는 걸 보여서 존재감을 심으라는 거야.  맨날 구석에 쭈그리고 있다가 나중에 다른 한국사람들한테 매달리지 말고.  그리고 선생이 귀찮아하는 기색이 보이더라도 얼굴에 철판깔고 도움을 요청해.  그렇게 해서 선생과 미운정 고운정 들어보면 나중에 원서 낼 때 추천서에도 쓸 꺼리가 생길 거 아냐.  이건 미국에서 대학원 갈 생각이 있는 학부생도 마찬가지.... 물론 그 추천서 내용이 긍정적이려면 알아서 잘 처신해야지. 그리고, 지금 당장 성적이 급한데 어느 세월에 자기 실력으로 숙제를 해가냐는 놈.  지금 고등학교 숙제도 헤매면서 나중에 대학교 가면 어떡하려고?  편법으로 성적 높여놓고 다른 사람 도움으로 원서 잘 써서 설령 좋은 대학 들어갔다 쳐.  자기 실력 없이 어떻게 버틸 거야?  그 때도 맘좋은 교포 만나서 과외라는 이름으로 숙제 대신 해갈 생각?   차라리 1-2 년 꿇더라도 일단 영어부터 똑바로 익히고 성적 관리를 해.  사실 (학교에 따라 편차가 크겠지만) 고등학교에서 잘만 찾아보면 Extra credit이다 뭐다 해서 실력은 없어도 열심히만 하면 GPA 잘 유지할 수 있어.  그리고 미국 대학에 갈 거라면 한국 국적인이면 토플 성적이 더 중요해.  미국 대학의 입장에선 유학생은 봉이거든.  영어 연수도 겸하는 학교라면 토플 성적이 안 돼도 붙여줘.  대신 와서 정규 수업 듣기 전에 ESL 수업 들으라고 해놓고 패스할 때까지 묶어놓지.  오래 걸리면 오래 걸릴 수록 학교는 돈버는 거니까. 그리고 왠만하면 한국 사람 없는 데루 가라.  고등학교 때 유색인종 거의 없는 시골 동네로 간 어떤 애는 지금 대학원생인데 영어 거의 네이티브에 가깝게 구사하더라.  대신 각오할 건 그렇게 살다보면 부모님도 나중에 몰라보시게 사고나 가치관이 바뀔 수 있다는거... 설령 한국 사람 많은데 가더라도 웬만한 학교면 유학생들을 미국인과 접선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을 테니까 그런거 이용해서라도 영어 쓰는 환경에서 살으라구. 또, 대학 정할 때 말야, 이름 있는 대학이면 왜 이름 있는지부터 살펴봐.  연구실적으로 이름 높은 대학이면 그 학교 교수들은 연구에 매진하고 학부 수업은 대학원생 조교가 가르치는 학교일 수도 있어.  뭐 조교가 가르치는 수업이 꼭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건 아니지만 그다지 못 미더운 건 사실이잖아.  (내가 그런 조교 중 하나거든...) 그리고, 공부 마치면 어디로 갈 지는 정하고 오는 거야?  미국에 눌러앉을 생각이면 미국인을 가리켜 외국인이라고 부르는 습관부터 고쳐.   한국에 돌아가서 유학했네 하고 행세하고 싶은 거라면 학교 간판이 중요할 수 있겠지만 미국 내에서는 그렇게 큰 의미 없어.  자기가 실제로 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솔직히 말해서 학벌이란거 쓸데없는 물거품이야.  내 친척 중에 어떤 사람은 중고등학생 시절에 죽을 힘을 다해서 공부해서 소위 말하는 명문대 명문학과 들어가서는 완전히 정서가 메마른 채 허파에 바람만 들어간 사람이 되어버렸어.  친구들과 별로 어울려 보지 못한 까닭에 눈치 제로, 대인 능력 제로라서 상식도 없고, 남들이 학벌 때문에 초면에 받들어주니까 혼자 자뻑하다가 실제로 할 줄 아는게 없으니까 뒤에서 무시당하고, 가족한테도 애정이 없는 건지 있는데 표현을 못하는 건지 냉랭하니까 집에서도 무시받고... 불쌍하더라.  물론 명문대생이 다 이렇다는 건 아니지만 학교 지명도가 다는 아니란 걸 명심하라고.  특히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따고 연구 계속할 게 아니라면 좋은 대학 나와서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오히려 직장 얻기가 힘들 수 있어.  학위가 높을 수록 돈을 더 많이 줘야 하니까 더 가방끈 짧은 애를 고용하는 일도 있다고. 에휴.  복습해보면 아마 이런 타령 나만 한게 아닐 텐데 괜히 눈 아프게 스크롤만 늘려놨나부다.  그래도 속은 시원하네.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놓고 싶은 걸 보면 나도 속은 한국 사람이 맞는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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