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을 다 보았음

꽤 재밌게 봤다

이 드라마는 거의 모든 내용이 국내 정치의 주요 사건들에 대한 풍자로 이루어져 있다.

국내 정치 현실과 상황에 대한 실망과 그것이 바뀌었으면 하는 소망을 바탕으로 쓰여진 각본 같다.

작가의 의도는 아주 명확하고 대사 또한 아주 작정하고 썼다.

(박동호의 세상이 오겠어요? 그때가 되면 난 없을거 같아요... 등등등등)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생각하는 국내 정치의 모든 문제들(좌우 모두 통틀어서)을 통쾌하게 쳐부수는 내용을 쓴 것이고

그에 따라서 주인공 박동호는 강인하게 묘사한 반면 그 대척점에 있는 정수진은 최종보스 포지션이지만 최종보스 답지 않게 노련하지만 연약한 느낌을 의도적으로 주는 식으로 케릭을 설정한게 보인다.

따라서 정치 스릴러로서는 약점이 꽤 있다. 주요 국내 정치적 사건들에 대한 풍자를 위해 스릴러로서의 개연성이나 엄밀함, 치밀함은 꽤 희생했다고 볼 수 있고 스토리의 전개가 다소 엉성하게 진행되는 면이 있다.

정치 풍자성에 높이 평가를 할 것인지, 정치 스릴러로서 평가를 할 것인지에 따라서 이 드라마에 대한 평점과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이 드라마의 정체성은 정치 풍자극에 있고 그것은 꽤 우수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리고 재미있게 스토리가 전개되었기 때문에 괜찮게 평가를 하고 있었지만

마지막 12화는 너무 짜쳤다

이만길 비서 3번 연속 같은 사람한테 통수맞는것도 어이없는데 그 과정도 너무 어이없음. 이새킨 그냥 의심조차 안함. 아니 통수 2번이나 맞았는데 의심이 하나도 없음

그리고 꽃병 몰카도 너무 짜치는게 마치 데스노트 마지막화에서 스테판 제반니가 노트 다 배껴온거에 당하는거 보는 그런 느낌임

말이 안되는건 아닐지라도 보는 입장에선 너무 짜침

무엇보다 이만길이 그전까진 존나 충성심 만땅이었는고 정수진도 이제 권한대행 시작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정수연이 몇마디 말로 흔들었다고 흔들리는게 너무 어이털림. 뉴스에 정수진이 뭐 불었다 이렇게 말했다고 갑자기 막 따지는것도 어이없고. 

김희애의 연기도 이전 11화까지하고는 다르게 꽃병 장면에서는 꽤나 과장스럽게 연기를 하는데

이것은 '내가 범인이에요! 날 잡아주세요!' 라고 시청자들한테 외치는 듯한 연기였음.

아마 감독의 지시가 있었을거고 의도야 뻔함

걍 너무 짜침

12화 자체가 너무 무리수임 그냥.

11화까지만 봤을땐 10 만점에 7~7.5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12화가 너무 짜쳤기 때문에

개인적 최종 평점은 5.5 / 10 임.

전체적으론 그냥저냥 볼만했다.

다만 한가지 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는데

과연 본편에서 나오는 많은 정치인들의 타락은(특히 운동권 출신들에 대한 비판이 많다) 정치인 개인들의 탐욕 때문인가? 아니면 정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인가?

정수진이나 장일준 등 군부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자는 대의를 위해 일해왔던 사람들이 그들이 정권을 잡자 그들 또한 겉으로는 좋은 소리를 하면서 뒤로는 사익을 위해 타락하고 본 작품은 그것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라면 정치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본 작품에 나오는 주요 정치인들은 본인들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본인들의 가족도 죽음으로 몰고가거나 그 죽음을 이용하는데 박동호조차도 본인의 뜻을 이루기 위해 본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장석)를 뇌물혐의를 덮어씌우기도 한다. 

여기에 나오는 많은 정치인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와 재계와의 관계 때문에 생각보다 본인들이 전권을 휘두르는 식으로 전횡을 일삼지는 못한다. 마치 그들 또한 정치라는 톱니바퀴 속에 가두어져 있는 존재처럼 보이는데 그렇다면 본 작품이 비판하는 포인트들을 바로잡고자 한다면 정치인 몇명(박동호의 표현으로는 오물) 쳐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인가?

이런 면에서 볼땐 이 드라마는 정치 풍자극 이상의 평가는 할 수는 없다.

12화만 아니었다면 정치 풍자극으로서는 괜찮은 평가를 했겠지만 막화가 너무 짜쳤으므로..

전체적으로는 그냥저냥한 작품인 것으로 평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