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올려보겠다고 2시간을 허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젠 배웠으니 다음부터 수월하겠지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북쪽에 있는 통일공원(안보공원) 함정체험장이다. 성인 1인당 3,000원. 공원과 함정체험장이 따로 떨어져 있으니 주의. 17:30 이후로는 입장 안 된다.
DD-916 전북은 원래 1945년 진수된 미 해군의 기어링급 USS Everett F. Larson 구축함이었는데 74년 우리 해군이 불하받아 헬리콥터 패드를 장착하는 등 여러 번 개수를 거쳐 99년까지 줄창 써먹고 12월 퇴역함. 장장 54년을 현역으로 뛰신 노장.
대공포인 건 알겠는데 정확한 모델명을 잊어버렸다. 밀뜨억들 설명바람
수정: 3인치 50구경장 대공포라고 한다
5"/38구경장 연장포탑 내부. 쇠사슬로 막아 놔서 들어가지는 못했다. 이 안에서 포성에 귀 터뜨리면서 일했을 요정니뮤들 생각하니까 씁쓸했음.
함내로 들어가서 통신실. 출입금지. 현역 때도 저랬는지 모르겠는데 비닐장판 진짜 비주얼 깬다.
함장실. 역시 출입금지. 컴퓨터도 그렇고 전부 99년 퇴역할 당시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 같다.
레이더 스위치보드. 딱 봐도 불하받기 직전 70년대 물건같다.
잘 보면 AN/SPS-10 수상레이더와 DA-05 대공레이더가 각각 1, 2번 채널이라는 메모가 붙어 있다.
이게 그 레이더 위치.
사격통제실. 밀뜨억들한테 이것들이 다 뭐 하는 레버들인지 들어보고 싶다.
사통실 몇 장 더.
의무실. 아무래도 비닐장판은 현역 때 없었던 것 같다.
최상층의 함교 복도. 여기저기 뭔가 붙어 있었던 흔적이 있으니까 아쉽다.
웬 기타 앰프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오른쪽 아래에 PTT 레버도 있고 마이크 단자도 있는 걸 보니 함내방송용인 것 같더라. 궁금한 게 너무 많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관지령기인데 사람들이 하도 만져서 그런지 철컹철컹 찌릉찌릉하는 손맛은 없고 그냥 저렇게 축 쳐진 상태로 있다.
혹시 실제로 어떤지 모른다면 동영상 참고. 함교에서 기관실에 지령을 내리고 기관실에서 응답하면 저렇게 찌릉찌릉 소리가 난다.
근데 영어로는 Engine order telegraph라고 해서 EOT로 줄여 부르던데 한국어로는 정확히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프로배박이들 설명 부탁.
이것도 아마 지령 표시기인 듯.
참고로 flank ahead 속도는 full ahead보다 긴급한 상황에만 쓰는 지령이라고 함. 엔진에 과부하를 걸어서라도 즉시 이동해야 할 때 등등.
함교 전체샷. 90년대까지도 저 파이프로 통신했다면 놀라울 것 같다.
함교에서 내려다본 함수. 연장포탑 뒤에 있는 포는 보포스 40mm 연장대공포인데 일부러 샤프트를 빼 놔서 회전은 못 함.
갓극기 펄-럭이는 거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 들자마자 귀신같이 바람이 죽더라. 1분 기다렸는데 진짜 안 불어서 포기함.
다음은 북괴의 상어급 잠수정. 알다시피 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때 좌초된 걸 건져올려 보존중이다.
평양측정계기공장 라벨 보니까 왠지 소름돋더라.
니가 파오후라면 이 잠수정 구경하기 좀 힘들 수도 있다. 입구에서 안전모 지급할 정도로 더럽게 낮고 좁은데다 곳곳에 옷 찢기 좋은 스팟이 널려있음.
함교로 올라가는 해치. 이상한 줄이 얽혀 있는데다 사다리를 내릴 수 없어서 올라갈 수는 없음.
북괴의 레이더 장비들. 중국제 후루노 1밴드 레이더. 나중에 조사해보니 이거 원래 민간용이라더라. 어군탐지기 뭐 그런 거 아니냐?
항법장비들이 모여있는 곳인데 왼쪽의 자동침로조절기 밑에는 추억의 VHS 플레이어가 들어앉아 있다. 아마 남쪽의 해안을 촬영해서 기록했던 듯.
리터=릿터, 미터=메터. 아재냄새.
엄청난 수의 밸브들에 한 번 놀라고 산소탱크 바로 위에 얹어진 침대 프레임들 보고 두 번 놀랐다. 그게 산소탱크라는 건 알고 잤을까.
처음엔 소나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어뢰관도 없는 침투용 잠수정이 소나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무전기로 추측 중이다.
기관연유조절기가 기관실 건너편 벽에 달려 있다.
기관실. 이 작은 12기통 디젤엔진이 잠수정을 돌린다. 출입구가 하도 작은데다 엔진이 절반을 막고 있어서 주저앉아 찍음.
그래서 이 엔진으로 움직이는 상어급의 최대속력은 잠항 9노트.
함미가 꽤 손상돼서 안정핀은 따로 떨어져 있고 스크류는 날이 아예 없음. 좌초되면서 손상된 건지 끌어내면서 잘못 건드린 건지는 모르겠다.
원쑤 전북쨩과 마주보고 샷
내가 원래 옛날 물건이나 버려진 건물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전북함 구경하는 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구획을 접근할 수 없게 해 놔서 좀 아쉽더라. 물론 방문객 안전이나 편의를 위해서 그래야겠지만 조금 더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한 미국 박물관함들의 사례를 보면 그렇게 불가능한 건 아닐 듯 하다.
통일공원 자체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가봤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 말을 못 하겠는데 공원 주차장에서는 T-33 슈팅스타(F-80 슈팅스타 훈련기 사양)나 F-5 프리덤 파이터 같은 퇴역 항공기들도 전시돼 있어서 그건 조금 구경하고 왔다. 3000원 구경거리 값은 하고 남으니까 애국배박질(쑻) 하고 싶다면 강원도 관광계획에 넣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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