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문제보다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가 먼저다 □ EU의 대북인권 결의안, 정부의 판단 신중해야 한다. EU가 유엔총회에 제안한 대북 인권결의안이 조만간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현 시점에서 인권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EU에 이어 한국정부마저 인권문제를 내걸게 될 경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어렵게 성과를 도출해 낸 6자회담의 틀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 역시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때문에 지금까지 대북 인권 결의안에서 기권을 한 것이었다. 인권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인류 보편적 가치이다. 어떤 국가도 예외일 수 없으며 따라서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외부의 강요가 아닌 북한 스스로 개혁개방의 과정을 통해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 미 공화당 의원, “先 북핵문제 해결, 後 인권문제” 조언에 귀 기울이자 美 공화당의 커트 웰던 의원. 미국 하원 군사위 부위원장이자 수차례 방북하며 「한반도 평화구상」을 제안한 바 있는 웰던 의원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평화 구상」의 1단계로 “북한은 <핵사찰 수용, NPT에 복귀>, 미국은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포괄적 경제개발 지원, 북한을 인정하고 평양에 연락사무소 개소>”라고 제안하고 있다. 1단계가 완료된 후에 2단계로 넘어가 “양측은 <북미 불가침조약을 영구적인 것으로 전환>하고, 북한은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 가입, 헬싱키 인권위원회에 옵저버로 참여하며 인권상황 개선 시간표를 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북미관계 정상화 이후에 북한 인권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한다는 구상인 셈이다. 북핵문제는 인권문제와 구분되어야 할 한반도 평화의 최우선 과제이다. □ 한나라당의 대북 인권결의안 찬성 촉구, 심히 유감스럽다. 한나라당은 EU의 대북인권결의안에 대한 찬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른바 뉴라이트 운동을 주도하는 보수우익단체를 중심으로 대북 인권결의안 찬성촉구 촛불집회도 열리고 있다. 하지만 때가 아니다. <체제안전보장․포괄적 경제지원 방안과 북핵문제 동시 해결>에 대한 실천이 시작되지도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만 제기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편파적이다. 지금은 북핵문제가 해결 기로에 있고, 6자회담을 통한 동북아 다자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시점이다. 앞으로 북일관계, 북미관계 정상화 및 평화체제 구축의 과정에서 북한 인권문제도 적절한 시점에서 의제가 되고 공론화 될 것이다.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북한의 개혁개방이 가속화되도록 남북경협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주민들이 굶고 헐벗지 않을 가장 기본적 인권을 먼저 지켜주는 것이다. 2005. 11. 14  국회의원 임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