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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픈 백수다

ㅇㅇ(222.236) 2024.05.07 22:58:19
조회 234 추천 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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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무지했었다.

백수라는 꼬리표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음을 이제는 안다.

노동의 끝에 받은 것은 수술대에 누워 아픔을 되뇌이는 3년이었다.

내 마음은 투명한 보석이었으나 죽음이라는 차가운 못에 박혀 조각나고 말았다.


작년에는 일터로 돌아가려 용기를 내보았지만

면접장 앞에서 내 공백의 시간을 설명하려 떠올리다

다시금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키고

사과의 말을 핸드폰 너머로 던진 후 도망치듯이 자리를 피했다.


좀 옆으로 새는 얘기인데 가끔씩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우리 동네에는 유전적 장애를 가진 누나가 있었는데(염색체 결손이라고 들었다)

그녀의 부모는 항상 비싼 유기농 식품점에서 야채를 사가곤 했다.

하루라도 자식을 더 살리기 위해 매일 엄청난 사랑으로 삶을 전부 부어가며 키웠겠지..

그녀는 항상 집 안에서 생활하는 듯했다.

지나가다보면 그녀는 항상 창문을 너머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대체 무엇을 꿈꾸고 있었을까?


그런데 작년, 그녀의 어머니를 시작으로 아버지 딸 순서로 한 달 사이에 일가족이 모두 죽었다.

이제 그 가족은 세상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그들의 삶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이제 그녀가 창문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도, 그 가족이 야채를 사가는 모습도 없다.

그들의 모습은 이제 내가 문득 떠올리는 시시콜콜한 기억 속에만 남아있다. 


내 기억속의 그녀와 지금의 내가 겹쳐보인다.

창살에 갇혀 하염없이 세상을 바라만 보고 있다.

나 역시 같은 파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과연 이 삶에 가치라는 것이 있을까?


파랑새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아야하는 이유를 찾고있다.

나에게 삶의 가치는 없더라도 나를 생각해주는 이들에게는 분명 가치가 있지 않을까?

무언가를 시작하면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막연히 주절거리고 싶어지는 밤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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