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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13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3.09 21:03:33
조회 250 추천 0 댓글 2

도착한 인천의 저택.

왕비서님이 날 데리고 온 곳은 접객실이였다. 


왕비서 "여기요"

홍난 "아. 감사합니다"


커피를 받아 한 모금. 

마셔보니 한결 긴장이 가신다.

오자마자 뭔가 잔뜩 해야할 일에 대해 배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배려심 깊은 왕비서님께서....


왕비서 "한모금 마셨으니까 이제 되셨죠? 시간 없으니까 바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쿵.


취소다....

왕비서님의 고고한 표정을 보니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였나보다.

거기에 테이블에 올려진 종이 뭉터기 한다스는 두께가 어지간한 책 하나만큼이라 절로 위압감이 들었다.


홍난 "이게.... 뭐에요?"

왕비서 "홍난씨가 외워야 할 것들입니다. 백화점 규범, 물건 리스트, 각층 구조와 배치된 직원들 사항까지. 

        두꺼워보여도 사진이 많아서 금방 외우실 수 있으실 겁니다"


지.... 진짜?

그 말씀대로 살짝 펴보니 바로 사진이 나왔다.

글과의 비율은 대략 6:4정도.

휴.... 다행이다 싶었지만....


홍난 "으음.... 그래도 많은데.... 정말 이걸 다 외워야 해요?"

왕비서 "네. 하나하나 캐물을 분은 없겠지마는, 그래도 어느정도는 숙지해 놓으셔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죠. 

        어리버리타면 의심스럽잖아요?"


어리버리라니....?

아무래도 일반 사원은 아닌 것 같았다.


홍난 "무슨.... 직책으로 가는데요 제가?"

왕비서 "영업관리쪽으로 갈겁니다. 그쪽으로 가셔야 백화점 어느구역으로 가던 출입이 편안할테니까요"

홍난 "아아...."

왕비서 "시험도 볼 생각이니 허투루 외울 생각하지 마십시오"


시험까지....

어째 점점 더 부담스러워졌다.


홍난 ".... 혹시 많이 어려워요?"


설마 아니겠지? 하고 묻는 나의 기대를 왕비서님이 산산박살 내주셨다.


왕비서 "네. 많이 어렵습니다. 80점 이상 못넘으면 집에 돌려보내지 않을테니 각오하셔야 할겁니다"

홍난 "진.... 짜요?"

왕비서 "네. 여기 빈방 많습니다. 늦으면 그 방 중에 하나 가셔서 자게 할 겁니다. 회장님께서도 허락하셨습니다"


빠져나갈 곳 없는 무덤에 들어온건가?

부르르르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왕비서 "그렇게 실망하시지만 마시고. 우선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만"


에? 또? 무슨 일을 시키시려고....?

동그란 눈으로 올려보자 왕비서님이 말했다.


왕비서 "머리 붙이셔야죠. 밖에 차 대기 시켜놨으니 미용실부터 다녀오십쇼. 뭐 가는 길에 책 외운다면 말리진 않겠지만요"


아 참.

그러고보니 왕비서님 말씀대로 머리를 붙여야 한다는걸 잠시 잊고 있었다.

내가 따로 가서 나중에 붙일줄 알았는데....

미용실까지 준비해놓은걸 보니 준비성이 대단하다 싶었다.


홍난 "아뇨. 그렇게까지 외우고 싶지는 않은데요...."

왕비서 "그럼 그냥 갔다오십쇼. 집에 가는건 장담 못하지만 말이죠?"


은근히 내뱉는 협박.

으스스해서 나는 억지로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홍난 "하.... 하하하.... 가져 가야죠...."


책같이 두꺼운 종이 뭉태기도 같이 들고 갔고....


어찌되었든.

접객실에서 나온 나는 수행원의 안내로 차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의외의 사람이 반겨주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다혜 "홍난씨!"


항상 친절한 나의 친구 다혜언니.

백화점에 있어야 할 시간에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다만 어쨋든 반가웠다.


홍난 "다혜 언니! 여긴 어쩐 일이에요?"

다혜 "왕비서님께서 홍난씨 혼자 준비하기엔 너무 힘드실거 같다고, 그래서 절 이쪽으로 보내셨어요. 홍난씨 백화점으로 들어올때까진

      제가 옆에서 도와줄거에요"

홍난 "그래요?"


왕비서님....

쌀쌀맞은 척은 다 하시더니.

다혜언니를 보내주신 걸 보니 은근히 사람 착한가 보다!

흐뭇해지는 표정을 꾹꾹 눌러 가라앉히고 나는 다혜 언니와 함께 차 뒷자석에 탔다.


소복


다혜언니가 내 손에 들려있는 종이 뭉터기를 보며 물었다.


다혜 "그게 외울거에요?"

홍난 "네. 원래는 안들고 오려고했는데. 왕비서님이 그러면 집에 못간다! 하는거 있죠? 으.... 너무해...." 


눈을 부라리며 왕비서님 흉내를 내며 말했는데.

다혜언니는 나를 나무라며 왕비서님을 두둔했다.


다혜 "그건 왕비서님 말씀이 맞죠. 점장님 빨리 구해야하는데. 홍난씨도 마음 굳게 먹어요"


우리 언니였다면 그래도 일단 내 편부터 들어줬을텐데.

다혜언니는 속이 깊은지 왕비서님의 말이 옳다는 걸 나한테 주지시켜주었다.

뭐 그것도 나쁜건 아니여서.

나는 다혜언니의 말대로 마음 굳게 먹기로 했다.


홍난 "네!"

다혜 "대신 제가 잘 가르쳐 줄 수 있는건 최대한 잘 가르쳐 드릴게요. 한 번 펴보세요"


팔랑팔랑


피자마자 난무하는 백화점 용어들에 눈이 어지러웠다.


홍난 "헙...."

다혜 "읽을만.... 해요? 도와줄까요?"

홍난 "아뇨! 일단 시도는 해볼게요"


첫장부터 도움을 받기는 뭐해서.

최대한 짱구를 굴려가며 프린트를 읽었다.


홍난 "...."

다혜 "소리내서 읽으시면 더 좋으실거 같아요"

홍난 "그래요?"

다혜 "어디를 읽으시는지 알아야 막혔을때 제가 도와줄 수 있으니까. 외우기도 좋구요"


그래서 나는 소리내서 읽기 시작했다.

오밀조밀 붙어서 보는 다혜언니와 나.

어려운 말들에 여전히 눈이 팽팽 돌았지만 다행히 어느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여서 최선을 다해 읽었다. 


홍난 ".... 또한 모든 거래는 호혜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충분한 협의를 거치며 협력회사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다혜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ㅎㅎㅎㅎ"

홍난 "네.... 하하....."


하아....

다혜 언니야 웃는다지만.

어쩐지 고행이 될 것 같아 앞 날이 어두캄캄했다.




----------------------------------------------------------------------------



홍난 "흐으으음...."


한창때의 미용실.

시간을 잔뜩 들여 머리를 붙인 나는 거울을 보며 열심히 나의 모습을 관찰했다.


홍난 "우...."


층진 머리가 사납다.

거기에 오랫만에 목에서 느껴지는 살랑살랑한 느낌이 간지러워서 굉장히 마음이 계면쩍었다.


다혜 "잘 어울려요 ㅎㅎ"


옆에서 다혜언니가 칭찬했지만 입이 삐죽하니 나왔다.


홍난 "좀만 흔들어도 이렇게 사자갈기처럼 티나는데요?"


흔들흔들

머리를 흔드니 붙인 머리가 티났다.


다혜 "운동할 것도 아닌데요. 평소엔 그럴 일 없으니까 티 안날거에요"

홍난 "그래요?"

다혜 "네. 이렇게 잘 어울리시기도 힘들거에요"


그나마 계속 잘 어울리단 말을 들으니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다.

다혜 언니 표정을 보니 진심 같아서 더 좋았고.

뭐.... 여기저기 나를 살피는 모습을 보면 꼭 친동생 챙기는 언니같다만.

그 살가움이 좋았으니 나도 절로 툴툴.

어리광을 부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살가운 친구였다.


다혜 "아 맞다. 사진 찍어요! 사진! 이연씨한테도 보내줘야죠! 홍난씨 머리 붙인거"

홍난 "그럴까요?"

다혜 "네. 이연씨가 정말 많이 기대했거든요. 보내시면 엄청 좋아하실거에요"

홍난 "하긴 우리 언니 요새 이상하게 제 머리에 집착하곤 했거든요. 머리 긴 게 언니 이상형인가봐요 ㅎㅎ"


지난번에 내 머리를 자른 줄리안이랑 대판 싸운걸 보면 그럴 가능성이 정말 높아보였으니까.

그러니 머리를 기르고 있기도 했고....

아무튼 언니가 좋아할 거 같아서 나는 쨘 하고 포즈를 잡았다.

다혜언니가 핸드폰을 들었다.

 

다혜 "홍난씨 의외로 포즈 잘 잡으시네요. 모델도 아니신데 사진 엄청 이쁘게 나와요"

홍난 "ㅎㅎㅎㅎ 요즘 사진 찍는게 취미거든요. 하루종일 핸드폰 잡고 있다보니까 절로 그런 취미가 생기는거 있죠? 

      언니도 저 파파라치라고 불러요 ㅎㅎ"

다혜 "파파라치요?"

홍난 "네 ㅎㅎ 진짜 많이 찍거든요 ㅎㅎ"


시작은 언니와의 강렬한 첫키스. 

이후 팬더처럼 부어버린 내 입술을 언니가 몰래 찍어놓고 두고두고 놀리는게 화가나서 

나 역시 언니의 굴욕적인 사진을 찍고자 찰칵찰칵 사진을 찍던 것이 계기였다.

찍다보니 내 사진도 찍게되고....

설상가상 다혜 언니에게 말한대로 하루종일 폰을 들고 있게 되니 할일도 없어서

찍게 되었던 게 어느새 파파라치라고 불리게 될 정도로 많이 찍게 된 것이다.

사진 못찍는다고 구박하던 언니도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ㅎㅎ


하여간에.

그래서 나는 셀카만큼은 자신있게 포즈를 잡을 수 있었다.

무심한 듯 시크하게.

밝고 또렷하게.


찰칵찰칵


여러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어서 언니에게 보내자 곧이어 답문이 왔다. 


이연 '너무 예뻐!!!! 어떡하니 그렇게 예쁘면!!!!'


홍난 "ㅎㅎㅎㅎ"


역시 우리 언니.  

언니가 예쁘다고 하니 묘한 기쁨과 함께 쾌감이 밀려온다.

원래도 이쁘다 이쁘다 해줬다만 머리를 만지고 포즈까지 보낸 지금은 뭔가 더 인정받은듯한 기분이였다.

뿌듯하다.


다혜 "거봐요. 이연씨도 좋다고 하죠? 꼭 연예인같아요 홍난씨"

홍난 "고마워요 ㅎㅎ"


그렇게 미용실 일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다시 인천 저택에 돌아왔다.


책을 외우는 것 외에도 수없이 많은 주의사항들을 알려주시는 왕비서님.

닥달하시는 모습이 무섭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다혜언니의 도움으로 최선을 다해서 배움을 따라갔다.


콩콩


홍난 "아야"


물론 몇 대 매타작을 당하긴 했다만 말이다.

정말 힘들고 고됐지만 사람들의 기대도 그렇고, 해준이를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에 나는 묵묵히 견디며 하나씩 배웠다.

그리고 그렇게 배우기를 한나절.

왕비서님이 잠깐 다른 일을 처리하러 간 틈이 되어서야 한숨 놓을 시간이 주어졌다.

꿀맛 같은 휴식시간.

긴장이 풀린 나는 이내 의자에 널부러졌다.


홍난 "으아.... 힘들어...."


누운 내 옆에 다혜언니가 다가와서 물었다.


다혜 "그렇게 힘들어요?"

홍난 "네. 머리 쓰는건 정말 오래간만이거든요.... 안쓰는거 굴릴려니까 너무 힘들어요...."


푸푸 


한숨과 함께 푸념을 하니 다혜언니가 다가와서 내 손을 만졌다.

그것도 중지만 요물조물.

뭐지...? 하는 표정으로 보니 다혜언니가 나에게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


다혜 "지압이요. 이렇게 하면 머리 아픈게 가실거에요"

홍난 "으응.... 이런거 미신이라 별로 효과 없다고 하던데.... 괜히 하는거 아니에요?"

다혜 "약간 그렇긴 하죠. 말하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말해서.... 그래도 중지는 대부분 머리쪽이라고 하니까. 

      조금은 효과 있을지도 몰라요"


정성스레 지압해주는 모습이 낮에도 느꼈지만 정말 친동생 챙기는 언니 같아서 살가웠다.

보답을 겸해서 다혜언니가 적적해하지 않게 나는 피곤하지만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주제는 뭐가 좋을까?


아!

그러고보니 다혜언니 비서 됐다고 했지! 

딱히 크게 연락할 일 없어서 물어본 적 없었는데....

조금 궁금했는지라 바로 물어봤다.


홍난 "다혜언니! 비서 됐다면서요? 비서 일은 어렵지 않아요?"

다혜 "어렵다고 할 것도 없어요. 점장님께서 너무 신경써주셔서 일이 하나도 없는 거 있죠? 오히려 지루할 정도였어요"

홍난 "그래요? 해준이가 잘해줘요?"

다혜 "네. 점장님 딴에는 친구가 없어서. 그래서 저랑 친구하고 싶어서 그렇다고 하시는데. 

      뭐 조금 부담스럽긴 해도 그 마음 모르는거 아니니까요"


친구....

그러고보니 우리들은 전부 친구가 없는 사람들이다.

나도, 언니도, 다혜언니도, 해준이도.

어쩌다 이렇게 친구 없는 사람들끼리 꼬였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판이였다.


홍난 '하긴.... 친구없는 사람들끼리 꼬여서 친구만든거니까....'


홍난 "해준이는.... 사람들한테 잘해줘요? 항상?" 


뜬금 없다 싶겠지만 내친김에 해준이 이야기도 조금.

언니보다 좀 더 해준이와 같이 보는 시간이 많은 다혜언니에게 달라진 해준이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였다.

아무것도 모르는지. 

다혜언니가 의심없이 대답해주었다.


다혜 "네. 점장님이야 착하시니까요. 항상 직원들 잘 챙겨주시죠"

홍난 "진짜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다혜 "네. 홍난씨도 아시면서. 혹시 기사에 너무 안좋은 이야기만 나와서 그래요?"

홍난 "아뇨.... 그냥.... 신기해서요. 기사도 그렇고 해준이 미국에서는 날카로운걸로 유명했는데. 

      한국와서 확 달라졌다니까요. 그.... 차 사고 나서도 계속 착했죠 해준이?"

다혜 "네. 후유증때문에 조금 어리버리 하시긴 하셨는데. 그래도 점장님 항상 착하셨어요. 홍난씨도 이미 다 아시잖아요"


그러나 다혜 언니의 대답은 내가 알고 있는 그 해준이가 맞았다.

사람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없고....

그렇다고 대놓고 그 앞에다 해준이 다른 사람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기도 뭐해서 나는 적당한 웃음으로 대답을 매웠다.


홍난 "네.... 알죠 ㅎㅎ"

다혜 "ㅎㅎㅎㅎ"

홍난 "아야...."


갑자기 손에서 느껴지는 아픔.

다혜언니가 지압의 강도를 높이며 말했다.


다혜 "그러니까 열심히 해요 우리! 착하신 점장님 구해드려야죠!"

홍난 "네!"


맑은 웃음이.

어쩐지 내 마음을 파고 들어와 나를 힘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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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의 사랑채.

만석은 왕비서의 보고를 받으며 홍난과 다혜를 지켜보고 있었다.

덤덤히 보고를 하던 왕비서에게 그가 물었다.


만석 "될 거 같으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될 것 같냐는 물음.

왕비서의 표정이 애매한 웃음으로 번졌다.


왕비서 "글쎄요.... 일단 해보기는 하겠습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만석 "글쎄요라니? 너답지 않구나"

왕비서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홍난씨한테 딱히 어떠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을 제안한 다혜씨도 그렇고 사람들이 믿는 것

        보면 이유가 있겠지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믿는다는 아주 얄팍한 이유. 

정말 그거 하나로 왕비서가 이 일을 수락한걸까?

만석이 눈을 찌푸리자 왕비서가 본심을 말했다.


왕비서 "사실은 저도 조금 넘어갔지만 말이죠. 홍난씨를 보고있으면 묘하게 뭔가 해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마도 선한 인상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만석 "선해? 지난번에 가까이서 봤을땐 상 여우상이더만?"

왕비서 "첫인상만 그렇지 계속 보면 괜찮습니다. 오히려 너무 웃어서 헤퍼보일 정도입니다"

만석 "그러냐?"


왕비서는 대답대신 창 너머의 홍난을 가르켰다.

때마침 홍난은 다혜와 노닥거리며 웃고 있었다.

발랄한 웃음이 주위 공기를 환히 밝힐 정도로.

그 광경을 보고 야무지지 못하다고 혀를 차던 만석이 다시 왕비서에게 물었다.


만석 "떡순이 그 여편네는?"

왕비서 "그분이야 항상 하시던대로 화끈하시더군요. 단박에 허락해주셨습니다"

만석 "왜 허락해준거라는데?"

왕비서 "그냥 가만히 있다간 홍난씨가 알아서 사고 칠 것 같다고.... 그럴거면 차라리 직접 나서서 사고 못치게 막는게 나을 것 같다고, 

        그래서 허락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석 "그건 말 되는구나"


납득이 가는 이유에 끄덕이는 만석.

특정 사람에 대한 생각이 맞아 떨어질 땐 굉장히 흐뭇한 모습이여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왕비서가 한마디를 던졌다.


왕비서 "이번에 은하에서 도와주면 제발 좀 화해 하십쇼 그만"


왕비서의 말에 만석이 언짢아했다.


만석 "누가 뭐라든? 애초에 시비도 떡순이가 먼저 걸었어. 나야 소싯적에 인연이 있으니까 잘 지내보려고 했지. 근데 마주칠때마다 

      그쪽에서 히스테리를 부리는데 어떻게 해?"


짜증내는 모습이 역시 나이를 먹어도 사람은 달라지지 않는다는걸 느끼게 했다.


왕비서 "그냥 한번 져 드리십쇼. 이번에 은하에서 정말 큰 도움주는거 아닙니까"

만석 "하.... 알았다...."


건성인 대답.

하지만 이정도면 만석의 성격상 꽤나 선방한 것이여서 왕비서는 꾸벅 고개를 숙일 따름이였다.



------------------------------------------------------------


한편 해준.

어제부터 오늘까지 이어진 강도 높은 경찰조사에서 이제야 풀려난 그는 수척해진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에 도착했다.

원래라면 회사에 출근했어야 하지마는....

회사에 가봤자 괜히 증거를 지운다는 구설수에 오른다는 만석의 전화가 너무 일리가 있었기 때문에

기사를 시켜 조용히 집으로 온 것이였다.


해준 "...."


앓는 소리.

그는 옷도 벗지 않은 채 침대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앞으로도 몇번이나 더 있을 조사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하건만.

만신창이인 몸은 원체 말을 듣지 않았다.


푹.


고꾸라진 머리가 배개를 짓무르고 있는 무렵.


지이이잉


지긋지긋한 전화가 울렸다.

해준은 대충 전화를 들어서 뺨에 걸쳤다.


왕비서 "경찰조사는 잘 마치셨습니까?"


다름아닌 왕비서였다.

경찰쪽 소식을 들으러 전화한건지 그녀는 다짜고짜 조사에 대해서 물어봤다.

해준이 간단히 자신이 어떻게 조사를 받았는지 늘어놓자 뭔가를 생각하는지 잠시 그녀에게서 답언이 없었다.

그래서 역으로 해준이 물었다.


해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왕비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항상 문제가 터져왔던 차사장님의 경우를 보자면 결정적인 증거가 안나오는 이상은 

        큰 고비는 없을 것 같기도 한데...."


수감같은 큰 고비들.

여러가지 지저분한 문제가 터져왔던 재국의 뒤를 봐주던 선진의 일처리를 늘 보았던 왕비서였으니 틀린 예측은 아닐터였다.


해준 "결정적인 증거라뇨?"

왕비서 "점장님이 지시하셨다는 증거 말입니다. 설치를 지시했다는 문서나, 녹취장비의 구입과 관련해서 서류가 있다면 문제겠지만 

        그쪽에서 그런 것까지 조작 할 수 있을리는 없으니까 말이죠"

해준 "그렇죠.... 그래도 그런식이면 숨기려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런식의 매듭은 사람들이 보기 좋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의 마음을 달래려는지 왕비서가 묘한 말을 꺼냈다.


왕비서 "뭐 그거야 저희가 어떻게 해결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준 "어떻게요?"

왕비서 "여러 방면으로요. 도와주고 있는 분도 있구요"

해준 "누가요?"

왕비서 "뭐 점장님께서 굳이 아실 필요는 없으십니다"


알 필요 없다는 이야기.

평소의 해준이였다면 조금 더 진득하게 캐물었겠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해준은 그려려니 납득을 해버렸다.



-----------------------------------------------------------



그리고 연정의 비서 역시 바빴다.

연정의 명령대로 선진을 도와주기로 한터라.

그녀는 최대한 티가 안나는 방향으로 제보자에 대한 조사와 경찰쪽 상황을 긁어 모았다.


연정 "어떻게 되가고 있니?"


연정의 물음에 그녀가 답했다.


비서 "사건 일어난지 몇일 안되서 아직은 아무 일도 없어요. 뭐 사람들 떠드는거야 어제 오늘 똑같구요. 국내 언론이야 경찰에서 발표를 

      해버린지라 마지못해 기사를 내기는 하는데.... 여전히 선진 눈치보느랴 딱히 이해준쪽에 기자를 붙이지도 않은거같아요. 

      그래서 뭔가 이거다 할만한 일은 없는데.... 어떻게.... 차재국 쪽에 미행을 붙여볼까요?"

연정 "아아. 됐다. 그쪽에 붙이면 다 눈치 채. 그냥 우린 이정도 거리에서 보고 있자"

비서 "네!"


대답하는 비서 뒤로.

연정은 중얼중얼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연정 "에휴.... 정 많은 딸내미 때문에 이게 뭐하는 짓인지...."


말과 달리 표정은 별로 나쁘지 않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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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머리를 붙인 홍난이!


흐려지지 않을 진심을 전해주고 싶어!




돌갤 활발해서 넘나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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