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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95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25 11:18:34
조회 444 추천 2 댓글 0




다혜 언니와 해준이가 왔다가고 나서, 

언니와 나만이 있는 병실.

새벽이 얼마남지 않은 밤이여서 바깥도 한적했기에 벽시계 소리가 실내를 울렸다.

조금 쌀쌀한 느낌에 나는 탁자 한 쪽에 놓여있던 커피포트를 켰다.


째깍째깍


가만히 물멍을 때려보았다.


보글보글


홍난 "...."


턱을 손에 괴고서 끓는 물을 보고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이 난다.

우선은 다혜언니.

잘 들어갔을런지 모르겠다.

나랑 같이 언니 곁에 남아 있겠다고 했었는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미안해서 한사코 거절해서 집으로 보냈는데....

정이 많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설마 집에서 전전긍긍 하고 있으려나 싶었다.

그렇다고 전화를 해보자니 시간이 시간인지라 혹시 자려는데 방해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홍난 "한나랑 영찬이한테 잘 설명해줬어야 할텐데...."


다혜언니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나가 워낙 꼬치꼬치 캐묻는 성격이라 살짝 염려가 되었다.

잘.... 둘러서 설명해줬겠지....?

병원에서 도로롱 눈만 굴리고 있는 나한테는 과분한 고민이였지만 

그래도 자꾸만 걱정이 드는건 사실이라 나는 고민거리를 날리기 위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홍난 "으으으!"


뭔가 움직이면 나아질까


쪼로록


종이컵을 가져와 뜨거운 물을 따랐다.

그리고 간단하게 티백 하나.

곧이어 은은한 향의 차가 우러나왔다. 

한모금 마시니 쌀쌀함이 가시는 것 같아 좋았다.

하지만 더 마실 마음은 없었다.

너무 마시면 몸이 나른해지니까.

그저 한모금,


호로로


아니 두모금이면 충분했다.

한껏 따뜻해진 기분을 가지고 나는 언니에게로 가 옆에 앉았다.


홍난 "다행이다...."


진짜.


정말로.


정말로 다행이였다.

언니 정말 어떻게 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언니가 곤히 자는 모습을 보자니 나는 졸였던 심장을 조금은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모든 일들이 해일처럼 지나갔기에 하마터면 언니를 다시 볼 수 없었다는게 아직도 잘 실감이 안나지만.

그래도 이렇게 언니를 보고 쓰다듬고 할 수 있다는게 나는 그게 너무 다행이였다.


홍난 "언니...."


송이연.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단 하나 뿐인 언니를.

아직 세상이 버리지 않았음을.


애틋한 마음에 저절로 나도 모르게 손이 언니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편안하게 잠들어 있지만,

초췌한 모습의 언니를.


초췌한 언니를....

초.... 췌.... 한....


....


그 초췌함에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언니를 사랑해도 되는게 맞나 하는 그 나쁜 감정이 다시 뾰족히 튀어나왔다.

분명히 내가 언니를 저렇게 만든게 맞았으니까.


털썩 


자괴감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한번 그런 마음을 먹으니 끊임없이 자책이 찾아왔다.

언니는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내 안에서는 언니가 혹시라도 나를 책망할까 하는 그런 두려움이 솟아났다.


정말 이게 맞는걸까?

내가 언니 옆에 있는게?

늘 사고만 치고, 상처만 주는데.

언니 옆에 정말로 내가 있어도 되는걸까?


그동안 정말 많이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언니와 내가 만나고 나서의 일들.

그리고 우리가 헤어지고 다시 만날 때의 일들을.


언니는 항상 내게 진심이였다.

언제나 나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주었고 항상 본인보다 나를 우선해주었다.

그런데 나는 겨우 그까짓 환생이 뭐라고 언니에게 그렇게 모질게 굴었는지....

다시 생각해보니 정말 너무나도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니. 솔직히 별거긴 했다.

하지만 그게 이렇게 언니를 엉망진창 상처투성이로 만들정도는 아니였다.

그게 남도 아니고, 똑같은 나인데. 

그냥 단지 내가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였다.


언니는 내가 환생이라는 것에 대해 알기도 전부터 서서히 이전의 나를 놓아주고 있었다.

나를 위해서 언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던, 이전의 나를 잊으려고 했었다.

그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을 뿐이였다.


나도 머리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근데 못돼먹은 마음이 그 조금의 시간을 못참아서 그렇게 모진 말들을 쏟아냈었다.

언니 눈치에 그걸 모를리도 없었을텐데.... 

언니는 그런 내 마음을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없이 나에게 사랑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언니가 다쳐보니, 그리고 그 옆에 있어보니 알겠다.

나는 언니에게 진정으로 나쁜 사람이였음을.


홍난 "...."


물론 나도 안다.

지금 이 고민이 나쁜 고민이라는 거.

마음이 자꾸 왔다갔다 하는거.

이것마저도 언니에게 되게 몹쓸 짓을 하는 거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았다.

하지만 그게 좀처럼 가라앉지를 않았다.

분명히 마음먹기로는 아무렇지 않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언니가 다친 모습을 보면 자꾸만 나도 모르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책감이 들었다.


따지고보면 다 내 잘못이였다.

이전의 내가 남겨두었던 흔적들.

언니는 나와 연인이 된 이후에는 그것들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었다.

내가 억지로 언니를 끌고 갔고, 내가 혼자서 상심을 한 것이였다.

그 상심에 언니와 억지로 멀어지려고 한 것도 나였고.

언니는 그 때문에 계속 무리해서 내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거였다.


이 모든 것들을.

내가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의 사랑하는 언니가 이렇게 아파서야 깨닫게 되다니.

아직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에 불과했다.

사랑은 고통이라고.

가슴을 콱 하고 찌르는 격통이 느껴지고서야 나는 이것이 진짜 사랑임을 깨달았다.


서로 고통주고 고통받고....

이런게 사랑이라면....

하지 않는게 좋은 거 아닐까?

내가 언니를 떠나는게 역시 맞는거 아닐까?


부정적인 마음에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웅크리게 된다.

한없이 침잠하게 된다.

이대로 그대로 그냥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도 나를 찾지 않게.


그냥 그렇게.


....

....


홍난 "...."


....

....

....


불현듯 나는 언니가 보고 싶었다.

이기적인 마음이였다.

뭐 하나 잘한거 하나 없는 주제에.

그럼에도 언니가 너무 보고 싶은 마음이 울컥하고 솓구쳐서.

나는 언니를 보고 싶은 격정적인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언니는 아직도 초췌한 모습으로 자고 있을까?

아니면 지금 나를 내려다보며 나를 탓하고 있을까?

나는 아주 조심스레 얼굴을 들어 언니를 봤다.

봤는데....


....


이 모든 고민이 쓸데 없음을 깨달았다.

아픔에도 불구하고 평온하게 잠들어있는 언니의 얼굴이 

어쩐지 나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아서였다.


....

....

....

....


홍난 "바보같아...."


그 얼굴을 보자니 내 모든 고민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그냥....

그냥 또다시 나는 언니에게 반하게 되었으니까.


언니에게 보이는 아리한 빛.

언젠가 보았던 그 빛이 지금 다시 보여 나는 불나비처럼 언니에게 이끌렸다.

곧게 쌓으려던 벽은 언제 쌓았나 싶을 정도로 돌멩이 하나도 안남기고 무너져갔다.


기억난다. 

언니의 마지막 말이.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했다는, 너때문이 아니다 라는 말이.

그리고 다혜언니가 해주었던 이연씨가 일어났을때 홍난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아줘야죠! 라는 말과

엄마가 해주었던 마음가는대로 이연이를 사랑하라. 라는 말이 떠올랐다.


나는 자책감을 덜어냈다.

그리고 언니의 손을 꼬옥 잡았다.

이번에도 얼굴을 파묻었지만 그 대상은 침대가 아니라 언니의 손이였다.


홍난 "미안.... 나 어쩔 수 없는 언니 바라기인가봐. 

      항상 언니 아프게하고 다치게하고 막 마음 졸이게 하고 그러는데....

      미안한데 그래도 나.... 도저히 언니가 없으면 안될 거 같아.... 

      그러니까.... 한번만 더. 한번만 더 언니 옆에 있어볼게.

      미안해...."


아니.


사랑해.

사랑해 언니.

사랑해 송이연.



%%%%%%%%%%%%%%%%%%%%%%%%%%%%%%%



이번화가 늦은건 쓰는데 너무 오래걸렸기 때문 ㅠ


감정묘사는 언제나 어려워서 지금도 이게 맞는건가 싶지만 그래도 더 잘고치기도 힘들어보여서 올림!



다음화는 정말 정말 잘쓰고싶다 ㅠ




그나저나 감기가 거의 3주가까이 괴롭히는데 


구질이들은 감기걸려서 고생하지 말고 건강 챙기길 바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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