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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66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10 01:03:26
조회 366 추천 0 댓글 1

일도 사람도 모두 한산한 아침의 백화점.

생각할 것이 많았던 다혜는 휴게실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다혜 "어떡하지...."


몇일동안 그녀는 계속 같은 생각을 했다.

어떻게하면 홍난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이연과 함께 매일 밤 홍난의 집 앞으로 들리고 있긴하다만.

그것만으로는 홍난의 마음을 돌리기 충분치 않아보였다.

말로는 천천히 다가가겠다고 했지만....

사실 다혜의 마음도 꽤나 조급했다.


다혜 "큰소리 땅땅 치기는 했는데.... 하아...."


그도 그럴게 

몇일째 홍난은 멀리서 몰래 자신들을 지켜보기만 했으니까.

마치 다가가면 큰일이 생기는 것 마냥 멀리서 바라보기만해서 다혜나 이연이나 정말로 애가 탔다.

다가가 말이라도 걸고 싶었지만 연정의 서슬퍼런 반응에 그러지도 못하고....

그냥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홍난이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기를 바랄 수 밖에 없었다.


다혜 '뭔가 계기라도 있어야 할텐데.... 이연씨랑 직접 대면할만한.... 으음....'


설사 원망을 받는다 치더라도.

일단 만나야 그 미움을 다 받아줄텐데....

그래야 다시 정이 들어도 잘 들텐데....

어떻게 종이비행기라도 접어서 홍난의 집 마당에 몰래 날려볼까 생각하던 그녀의 앞에 옹기종기 시스터 포가 등장한 것은 그 즈음이였다.


영은 "다혜씨~"

지영 "다혜씨 다혜씨~"


백화점 최고의 수다쟁이들답게 그들이 오자마자 자리가 엄청 시끄러워졌다. 

무슨 일로 오셨냐고 올려다보는 다혜에게 그들은 바로 용건을 말했다.


상희 "저...."

태희 "다혜씨 알지? 이연씨랑 홍난씨 사이 어떻게 된건지?"

다혜 "네?"

태희 "아니~ 다혜씨 지난번에도 이연씨 보러간다고 연차썼었잖아. 혹시 그때 뭐 들은 말 없었어?"

다혜 "...."


어떻게 알았는지.

시스터포는 다혜가 지난 날 이연을 걱정해서 연차를 쓰고 이연의 집에 들린 것을 알고 있었다.

분명 자신이 자리를 비울때 일이 많아 곤란해질 선배비서 희진에게만 살짝 말한 것이였는데....

희진이 그 이야기를 널리 퍼트린 것 같지는 않고, 아무래도 다혜가 그녀에게 이야기 하는걸 누가 엿들었나 보다 싶었다.


다혜 "뭐 듣기는요. 그냥 그런거지...."

영은 "에이~ 아닌데? 뭐 있는거 같은데? 응? 좀만 알려줘바~ 우리 같은 팀끼리 이럴꺼야?"

상희 "그래. 우린 점장님 아래 모인 하나의 팀이라구! 동지 좋다는게 뭐야. 조금만 알려줘~"

다혜 "하.... 하하하하...."


웃음으로 무마해보려했지만 시스터포는 끈질겼다.

붙잡고 놔주질 않는터라 결국 다혜는 조금, 아주 조금 이연의 상태에 대해서만 말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 정도.

그렇지만 이 작은 말에도 시스터포는 바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영 "스타라고 해서 마냥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닌가봐?"

태희 "그러게. 돈도 많구, 예쁘구, 시간많구, 그래서 여유있는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영은 "사랑은 다르지. 어디 사랑이 마음처럼 되나. 전에 사장님도 사랑 때문에 그 난리를 피웠는데, 다들 사랑에 지지고 볶는거지"

상희 "얼씨구? 누가보면 사랑도사인줄...."

다혜 "...."


시끄러운 그녀들.

자기들끼리 떠들다가 진도가 안나간다고 느꼈는지 이내 화제를 돌렸다.


태희 "아아아! 암튼! 그래서. 그래서 다혜씨! 이연씨 앞으로 어떻게 할거래? 홍난씨 설득해보겠대?"

지영 "맞아. 이연씨 어떻게 할거래? 막 여태까지 그랬던 것도 그렇고 호텔에서도 그랬던거보면 

      이연씨는 홍난씨 아직 많이 사랑하는 거 같던데.... 막 울고불고 사정해보겠대?"

상희 "무슨 일인줄 알고. 홍난씨 태도 보니까 단단히 화난거 같던데. 그렇게 크게 화날정도면 뭔가 큰 잘못 한거 아냐? 

      그럼 빌기도 힘들텐데...."


마침 다혜의 속을 긁어내는 이야기라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다혜가 애둘러서 대답했다.


다혜 "글쎄요.... 저도 이연씨랑 많이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아직 어떻게 해야한다! 라고 말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홍난씨가 너무 크게 상심을 해서...."

영은 "상심? 왜? 아.... 그건 말해주기 힘들다고 했지.... 음....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이럴땐 그냥 무조건 비는게 제일이야"

지영 "맞아. 잘못했다고 막! 막! 손이 부르트도록 빌어야한다니까. 그거밖에 방법이 없어"

다혜 "그치만.... 만나주지도 않는걸요...."

영은 "홍난씨가? 되게 순해보였는데 의외로 강단있네?"

상희 "무조건 빌어야지. 마음 돌릴때까지. 을이 다 그런거 아니겠어. 더 사랑하면 을이야 원래" 


그러나 이들도 딱히 해답은 없어보였다.

뭐 하기야 누가 만년간 연애를 한 연애코치인 것도 아니고....

해답이 있는게 오히려 신기한 것이였다.

뻔한 대답들에 다혜가 실망했다.


다혜 "하아...."


다혜의 한숨을 본 시스터포가 말했다.


영은 ".... 이미 해봤구나? 이연씨가.... 다혜씨 한숨보니까.... 아 뭐. 어때. 조금 더 해봐~ 눈 딱 감고 자존심 다 내려놓고. 

      그러고 있으면 홍난씨가 언젠가 돌아봐주지 않을까?"

다혜 "글쎄요...."

상희 "으음.... 그럼 다혜씨라도 홍난씨랑 이야기해보는건 어때? 다혜씨가 이연씨 이야기 대신 전해주면 되잖아"

다혜 "아.... 그게요...."


대신 전해주라는 말.

큰 무리는 없는 말이였다.

그러나 다혜는 매우 떨떠름해했고 그 반응에 시스터포는 바로 눈치를 챘다.


지영 "홍난씨 다혜씨 전화도 안받아?"


다혜는 쓴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혜 "ㅎㅎ...."

태희 "하긴.... 다혜씬 둘 다 친구인데 이연씨한테만 간다 할때부터 이상하긴 했어. 음.... 그럼 어떡하지.... 

      홍난씨랑 친한 사람이 또 누가 있더라...."

영은 "으음...."

상희 "으음...."


기어들어가는 신음소리.

그런데 그렇게 생각을 하는 와중에 다혜는 뭔가 번뜩이는 생각이 났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벌떡 하고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영은 "엄마야!"

다혜 "죄송해요. 죄송해요~"


시스터포에게 꾸벅 용서를 구하며 그녀는 휴게실을 뛰쳐나갔다.


상희 "무슨 일이래 갑자기?"

태희 "글쎄...."


남은 시스터포는 눈만 끔뻑였다.



-----------------------------------------

 


다혜 "핸드폰 좀 빌려주세요"


점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다혜를 해준은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 볼 수 밖에 없었다.


해준 "네?"

다혜 "어서요. 점장님 지금 핸드폰 쓰시는거 아니시잖아요"

해준 "아. 네 네"


다혜의 박력에 놀라서 해준은 얼떨결에 다혜에게 핸드폰을 넘겨주었다.

핸드폰을 받은 다혜는 톡톡 눌러보다가 비밀번호에 막혔는지 해제하라는 듯 해준에게 다시 핸드폰을 넘겨주었다.

비밀번호를 풀며 해준이 물었다.


해준 "저.... 근데 핸드폰은 왜...."

다혜 "홍난이한테 전화하려구요. 저나 이연씨 전화는 안받아도 점장님 전화는 받을거 아니에요"


홍난에게 전화를 한다고?

자신의 핸드폰으로?

해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해준 "제 전화요? 글쎄요. 두 분 전화 안받았으면 제 전화도 안받을거 같은데...."

다혜 "아니에요. 지난번에 술 마시던거 말리러 갔을때도 그렇고, 점장님한테는 아무래도 같은 환생동료라는 동질감 같은게 있으니까

      분명히 전화 받을거에요"

해준 "그럽니까?"


해준은 여전히 반신반의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다혜에게 폰을 다시 넘겼다.


톡톡


다혜가 홍난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뚜뚜뚜

뚜뚜뚜뚜


전화음이 가고.


홍난 "여보세요?"


홍난이 전화를 받았다.

오랫만에 듣는 홍난의 목소리. 

다혜는 목이 매었다.


다혜 "흠흠.... 여보세요? 홍난씨!"


목을 가다듬고 홍난을 불렀다.


....


그러나 핸드폰 너머에선 그 이후로 아무소리도 안들려서 다혜는 금새 불안해졌다.


다혜 "홍난씨! 홍난씨! 저에요 신다혜! 홍난씨 친구 신다혜요!"


다급히 다시 부르자.

다행히 작은 음성이 다혜의 귀로 들려왔다.


홍난 "친.... 구...."


끊기지 않는 전화음. 

보아하니 다행히 대화의 여지가 있어보였다.

일단은 이연보다는 덜 미움받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다혜 "네 친구! 저.... 홍난씨.... 괜찮으세요?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으면 해서 전화했어요"

홍난 "네...."

다혜 "홍난씨.... 저기.... 있잖아요.... 이.... 이연씨.... 이연씨는 홍난씨 아주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홍난 "...."

다혜 "비록 그때 잘못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연씨는 여전히 홍난씨뿐이에요. 홍난씨도 잘 아시잖아요. 

      얼마나 홍난씨 생각만 하는지, 옆에서 보면 살이 쪽쪽 빠지시는 게 보일 지경이여서 참 딱하기도 하구....

      아무튼. 이연씨는 홍난씨 정말 사랑해요. 그 사실에 대해서 숨긴 것도 이연씨 욕심이여서가 아니라.

      홍난씨가 혹시라도 알게되면 얼마나 상처받을지 몰라서. 그래서 숨긴거였어요. 

      계속 숨기고 홍난씨 예전 모습을 보려던게 아니라요...."


그간의 이야기를.

홍난에게 해주었다. 

홍난은 비록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혜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아니. 가끔 훌쩍거리는 소리가 다혜의 귀에 잡힌 걸 보면, 

어쩌면 울먹이면서 듣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참....

미련퉁이답게 끝까지 듣는 모습에 홍난도 이연을 많이 사랑하는 듯 해서 그건 조금 안심이 되기도 했다.

여운이 가시고 난 뒤. 

괜찮냐고 묻자 작은 목소리로 홍난이 한마디를 던졌다.


홍난 "근데.... 언니는 저 끝까지 홍난씨라고 부르네요...."

다혜 "아! 아 이건.... 전에 실수할까봐 했던게 입에 붙어서.... 싫으세요? 그럼 동생이니까 홍난아라고 부를까요? 말도 놓구?"


....


한참을 답이 없던 홍난이 오물오물 대답했다.


홍난 "아니에요...."


아무래도 너무 훅 들어오는 이야기였나보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거기에 친언니라는 또 다른 문제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지 

그녀는 그저 방어적인 입장을 고수할 뿐이였다.

전화 끊길까.

다혜는 다시 홍난에게 말을 했다.


다혜 ".... 네. 받아들이시기 힘든 일 일수도 있죠.... 아. 전화로만 하지말고, 언제 한번 만나요 우리. 만나서...."


그런 다혜의 말을 홍난이 끊었다.


홍난 ".... 싫어요.... 만나는건...."

다혜 "하지만 일단 한번 만나면...."

홍난 "싫어요...."


싫다는 이야기를 두번이나.

아무래도 이 이상 밀어붙였다간 괜히 미움만 더 받을 것 같았다.

지금의 기회가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다혜는 하는 수 없이 만나자는 말을 그만 두고 조곤조곤 대화를 이었다.


다혜 "저기.... 있잖아요...."



---------------------------




전화를 끊었다.

오랫만에 듣는 다혜언니의 목소린.

나를 많이 걱정해주는 목소리라 가슴이 뭉클했다.


홍난 "이게 아닌데...."


처음엔 통화하지 않을 생각이였다.

해준이의 번호였는데 다혜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모른다.

그치만 끊으려고 하니 왠지 손이 안떨어져서.

그런 이상한 미련에 끊지 못하고 결국 다혜언니와 통화를 하게 되었었다.


다혜언니는 말했다.

언니가 날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니였다고.

오히려 날 위해서. 

내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서.

그래서 나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다혜언니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힘껏 이를 꼭 깨물고 이야기를 들었었다.


홍난 "푸우~"


막힌 코도 풀겸, 기분이 전환될까 코를 흥! 하고 풀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내 마음은 언니 생각에 잔뜩 아려왔고 풀릴까 했던 기분은 한없이 꿀꿀하기 그지없었다.

차가워진 손을 자꾸만 쥐었다폈다 하게 되고 몸 역시 안쪽으로 움츠러들 뿐이였다.


이런 나의 모습....

언니를 만나면 다 풀리겠....


홍난 ".... 안갈거야!"


순간 혹했다.

쿵쾅대는 심장을 콩콩 때려서 간신히 진정시켰다.

다시는 안보기로 결심했는데.

다혜언니의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 조금을 듣고는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다니....

진짜 완전 꽝이였다.


홍난 "난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게 아닌데...."


나만 사랑해주었으면 하는데....

겨우 그 고백같지도 않은 고백에 마음이 풀려 언니를 다시 만난다면 

지난날 상황들이 아무 해결도 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일어날 게 뻔했다.

그전에도 언니는 이미 충분히 조심하고 있었으니까.

조심하고 있었는데도 그렇게 송곳처럼 그 사람이 나온게 문제였지....


홍난 "하아...."


답답한 상황. 

나는 체념했다. 

완전히 망가져서.

그저 멍하니 끈떨어진 인형처럼 쇼파에 누워서 이마에 손을 올렸다. 


홍난 '바보같아....'


그런데 터벅터벅 인기척과 함께 거실 문이 열리더니

가정부분이 날 찾아와서 뜻밖의 물건을 건냈다.


....


커플링이였다.

지난 날 내가 호텔 협탁 꽃장식 뒤에 놓아 가려놓았던 그 커플링이.

다시 나에게 돌아왔다.

나에게 이걸 전해준 가정부분은 경호원분들이 호텔 퇴실 절차를 밟으면서 호텔측에서 받은 물건이라고 했다.

참 지독하지....

정신이 없어서 놓고 온건데 이렇게 다시 내 손에 오다니....


반짝


커플링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밝은 빛만을 반사했다.


꿀꺽


눈물이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뭔가 텅 비어버린 느낌만 들고, 그게 낯설다는 기분만 한가득 들어서.

이제는 더이상 울어버릴 힘도 없다는 것만 느껴질 따름이였다.


만지작


은색으로 빛나는 반지를.

지울수 없는 마음에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호텔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언니에 대한 기억들이 다시 생각나서.

그래서 나는 마저 생각을 정리하려고 방으로 갔다.

문을 꼭 닫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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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도 전에 다 써놓은걸. 


마음에 안들어서 고치고 또 고치고....


그래도 여전히 마음에 안들지만 ㅠㅠ



즐거운 화들은 즐겁게 썼던거 같은데 슬픈 화는 한화 한화 쓰는게 감정표현이 어려워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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