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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 아폴론 안나와 아르테미스 엘사 9화

엘산나픽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25 2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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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캐주의※※




모음글 https://gall.dcinside.com/snowpiercer2013/812533











9.












아침 햇살이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들어왔다. 안나는 아넬사의 칭얼거림에 잠에서 깼다. 잠꾸러기 태양과 달의 자매보다 일찍 모르피스에게서 벗어난 사랑스러운 요정님은 오랜만에 본 엘사가 반가운지 꺄르륵 거리며 엘사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안나는 깜짝 놀라 아넬사의 손을 붙잡으며 눈을 맞췄다.




"아넬사, 그러다 엘사가 깨."




태양빛에 물러가버린 어둠처럼, 지난밤이 꿈인것럼 사라져버릴까. 자신이 불러온 아침이 달의 주인을 도망치게 해버릴까 안나는 두려웠다. 곁눈질로 평화에 젖은 엘사의 얼굴을 살폈다. 잠이 달아날 흔적을 살폈으나 그녀는 여전히 고이 잠들어있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아넬사는 안나의 두려움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해맑은 웃음으로 아넬사는 안나를 약 올린다. 언제나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싱그러운 소리를 내는 아넬사가 이 순간만큼은 얄미웠다.




"나 참, 너도 엘사가 사라지면 싫잖아. 그러니까, 쉿."




안나가 아프지 않게 아넬사의 입을 꾹 눌렀다. 아넬사는 안나가 새로운 방식으로 놀아주는 줄 알았는지 손가락을 붙잡아 깨물며 몸을 들썩거렸다. 그러다가 결국 아넬사의 엉덩이가 엘사의 얼굴을 깔고 뭉개 평온을 깨었다.




"…아침부터 힘차네."




엘사가 흐느적 몸을 일으켰다. 놀람과 불안함이 깃든 안나의 눈이 엘사의 움직임을 쫓았다. 엘사는 문득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다가 힘이 빠진 듯이 그대로 다시 누우며 아넬사의 뺨을 매만졌다.




"잘 잤어? 아넬사."




아넬사가 꺄르르 웃었다. 부드러운 아넬사의 백금발을 손으로 감싸 자신쪽으로 눕히고 뺨에 입을 맞추었다. 쪽하는 가벼운 소리와 웃음소리가 섞인다. 키스를 받은 것은 아넬사인데 안나는 자신의 뺨이 간질 하는 것 같아 무심코 뺨을 손으로 쓸었다. 멍하니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일련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안나를 푸른 눈이 응시했다. 착각일까, 상상하지도 못한 온기가 푸른 눈에 깃들어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온기가 안나의 심장에 열기를 불어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안나."

"어?"




안나가 다소 멍한 목소리로 답했다. 되묻는 말에도 엘사는 아넬사를 토닥이며 평온하게 안나를 응시할 뿐이었다. 안나는 잠시 엘사가 잠에서 깬 후의 짧은 순간을 다시 되새겼다. "잘 잤어? 아넬사." 아침을 축복하는 것처럼 따스한 목소리가 아넬사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물 흐르듯이 푸른 눈이 안나를 담고. "…안나" 그 축복은 어쩌면 안나에게도 이어졌던 것이다. 안나는 일렁이는 찬사를 담아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응. 잘 잤어.에, 엘사는?"

"난 아직 더 쉬고 싶은데."

"그래? 그럼 더 자."




아넬사는 걱정하지 마, 편히 쉬어. 안나가 다급하게 아넬사를 안아 들려 했다. 하지만 오히려 안나의 손목을 잡아 끌어당겨 눕혔다.




"잠깐만…."




엘사와의 얼굴이 무척 가까웠다. 작게 내뱉은 말의 온도, 습도를 전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갑작스러운 상황에 안나의 심장이 이제는 뻐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쿵쿵거리고 있었다. 엘사가 고른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긴 속눈썹의 그림자가 진 그림 같은 얼굴을 집요하게 응시하며 안나는 눈을 부릅떴다.




"어젯밤… 기억해?"




엘사의 말에 안나가 움찔했다. 엘사의 손에 잡힌 손바닥에서 땀이 줄줄 흘렀다. 축축한 손을 꼼지락거리며 안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작게 "응"이라 답했다.




"혼자 노력하라고 안 할게. 이젠 나도… 노력할게. 진짜 가족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




말을 꺼내는 것이 어려운 듯이 잠긴 목소리는 어색함이 감돌았지만, 굳은 다짐을 담은 분위기는 마치 안나의 손을 잡고 올림푸스로 들어섰던 그 순간을 닮아있었다.


반드시 '우리'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항상 안나의 곁에 있어주던.



달의 신 아르테미스가 아닌


엘사를.




안나는 덩달아 아폴론이 아닌 안나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저도 모르게 울컥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았어."




태양과 달의 자매는 그렇게 한참을 아넬사를 가운데에 두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아넬사도 이 상황이 싫지는 않은지 침대 위에 흩어진 붉은 머리칼과 백금발을 가지고 놀았다. 태양과 달은, 그들 사이에 거부할 수 없는 커다란 중력을 둔 채로 지척에 있는 서로의 존재에 서서히 적응해갔다.













+
















카산드라는 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열린 창으로 들어온 파랑새가 카산드라의 머리 위를 빙빙 돌고 있었다. 그녀의 이목을 성공적으로 끈 새는 카산드라가 내밀은 손가락 위에 내려앉았다. 파랑새의 입에는 길게 접은 쪽지가 물려있었다. 아르테미스, 카산드라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쪽지를 건네받아 펼치자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파랑새는 푸드득 날갯짓 소리를 내며 날아가 버렸다. 제 볼일만 보고 사라져버리는 것이 제 주인을 닮아 카산드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고생을 했으니 간식이라도 챙겨줄 수 있는데 말이다. 쪽지에는 정갈한 엘사의 글씨가 적혀있었다.




- 캐스 덕분에 마음의 혼란이 전부 해결된 거 같아요. 정말 고마워요. 캐스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난 고민하고 있었을 거예요.




잘 해결된 모양이네. 카산드라는 편지를 다시 곱게 접었다. 이렇게 될 줄은 알았으나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때 모르는 척 자신의 그늘 아래에 엘사를 숨겨두었다면 달랐을까. 카산드라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선택을 떠올려보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때도 생각했듯이 아테나는 결국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생각했던 것만큼 이 순간이 후회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카산드라는 계속 패배하고 마는 이 상황을 벗어날 생각 없이 타성에 젖고 말았다. 이 고여버린 마음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엘사가 힘들 때마다 자신을 찾는 것으로, 자신을 '캐스'라고 부르며 의지해주는 것으로 아테나는 만족해버렸다.



카산드라는 쪽지에 애정을 담아 입 맞추었다. 쓸쓸함은 사라지고 애정만이 오롯이 남은 얼굴이 들려올리 없는 누군가의 웃음소리에 급속하게 굳어버렸다.




"아하!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아프로디테? 여기서 뭐 하는"

"나는 미와 사랑의 여신, 내가 들어가지 못하는 침실은 존재하지 않아!"




아테나의 침대 밑에서 볼품없이 기어 나온 아프로디테가 벌떡 일어나 손을 당당하게 허리에 올리며 외쳤다. 아테나는 뻔뻔하게 이치는 아프로디테를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응시했다.




"도둑의 신 헤르메스마냥 남의 침실에 몰래 기어들어온 주제에 할 말은 아닐 텐데요?"

"도둑이라니. 나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잠시 잠복했을 뿐이야."

"진실이라뇨?"




아프로디테는 여우 같은 눈가를 휘며 샐쭉 웃었다. 아테나는 그 표정에서 잭 프로스트에 대해 물었을 때, 음흉하게 반짝이던 그녀의 눈동자에서 받았던 불길함을 또다시 느꼈다. 괜히 불안해지는 기분을 애써 무시하며 아테나는 태연함을 가장한 채 물었다.




"아무리 연기해봤자 소용없어. 나는 사랑에 관한 거라면 그 누구보다도 잘 아니까. 처녀신 아테나가 사랑에 빠지다니 이보다 재밌는 일이 어디 있을까?"

"뭐…"

"그 상대는 굳이 새를 이용해서 편지를 보내는 것 보니 뻔하지. 짐승들의 주인이 걔 말고도 또 있어? 아르테미스! 세상에!"




언제나 멍청하고 생각이 짧다며 한심하게 여겼던 여신에게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숨겨왔던 감정을 들켜버림 아테나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는 전쟁의 여신의 앞에서도 아프로디테는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기양양해진 그녀는 웃음을 터트렸다.




"처녀신이 처녀신을 좋아한다니,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이야!"




깔깔깔, 아프로디테의 웃음소리가 아테나의 침실을 울렸다. 아프로디테는 아테나의 침대에 벌렁 누워서 숨이 넘어가도록 웃었다. 아테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울컥하는 분노에 데워진 뜨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들켜도 하필 최악의 상대에게 들켰다.



아테나는 아프로디테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아프로디테 자체보다는 그녀의 연인 아레스가 문제였다. 비록 어머니는 다르지만 제우스의 정식 부인에게서 태어난 적자 아테나와 아레스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특히 아레스가 아테나에게 가지는 적의는 뿌리 깊은 것이었다.



아레스는 제우스와 그 아내 사이의 첫 번째 자식이자 12주신이고 전쟁의 신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아테나와 겹쳤으며, 그 모든 면에서 아테나에게 뒤처졌다.


아레스는 헤라에게서 태어난 적장자이지만 그가 자부심을 가지는 혈통의 우수함이 무색하게 무능했다. 제우스는 무능한 아레스를 한심하게 여겼고, 12주신의 자리에 그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헤라 덕분이었다. 그마저도 뒤늦게 제우스의 머리를 가르고 나타난 또 다른 적장자 아테나에 의해 유명무실하게 되어버렸다.


아레스는 아테나가 올림푸스에 등장했을 때부터 쭉 질투했고 그녀를 파멸시키기를 원했다. 만약 아프로디테의 입을 통해서 아레스에게 이 사실이 전달된다면 그는 아르테미스를 이용하여 아테나를 무너트리려 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점을 아프로디테도 잘 알고 있었다.


아테나는 냉정을 되찾으려 애쓰며 아프로디테에게 다가갔다.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깔깔거리던 아프로디테가 자신의 위로 드리우는 그림자에 눈가에 눈물을 닦으며 웃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살짝 상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 미안 미안. 물론 사랑의 신으로서 나는 모든 형태의 사랑을 응원하지만 네가 생각해도 조금 웃기지 않아? 유진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네."

"오 아레스라면 당신이 다른 여신과 침실에서 뭘 했는지도 궁금해할것 같은데."

"뭐? 내가 뭘?"




알 수 없는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되묻는 아프로디테에게 아테나는 느긋하고 사나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아프로디테의 어깨를 힘주어 누르며 아프로디테의 위로 몸을 숙였다. 망설임 없이 다가온 아테나의 얼굴에, 흑단발이 살짝 아프로디테의 이마를 간질였다. 아프로디테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을 깜빡이며 숨을 삼켰다.




"내 침실에 기어들어 왔으니 사랑의 여신께서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셔야지."

"무, 무슨 소리를- 난 여자랑은 안,"

"걱정 마. 당신이 평소에 하는 거랑 그렇게 다르지 않아. 당신은 그저 누워서 허리를 흔들기만 하면 돼."




당신이 잘하는 거잖아? 아테나의 검은 눈동자가 아프로디테를 흔들림 없이 응시했다. 마치 사로잡은 포로를 조롱하는 오만한 지배자 같은 그녀의 모습에 아프로디테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얼굴이 치욕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아프로디테의 턱을 움켜쥔 아테나의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배려 같은 건 없었다. 고작 편지 한 장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처럼 조심스럽게 다루던 부드러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 태도의 차이에 모욕을 당한 듯한 불쾌함을 느끼며 아프로디테가 분노를 가득 담아 소리치려는 데,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부르셨습니까. 아테나님."

"그래, 들어와."

"뭣?"




아테나의 허락에 문 너머의 존재가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테나를 모시는 님프 중에 하나였다. 부름을 받고 왔다가 자신이 모시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침대 위에서 낯부끄러운 - 정확히 말하자면 아테나가 마치 아프로디테를 덮치는 듯한 -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목격해버린 가엾은 님프는 그대로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아프로디테는 새빨게진 얼굴로 "문 닫고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님프가 허둥지둥 사라지자마자 아테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아프로디테에게서 떨어졌다. 씩씩거리며 입을 벙긋거리는 아프로디테를 보더니 아테나는 얄밉게 씽긋 웃었다.




"너 이게 무슨-"

"말했잖아. 아레사가 당신이 다른 여신과 '침실'에서 무슨 짓을 했을지 궁금해할 거라고. 더욱이 처녀신이 처녀신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는 말이야."

"읏,"

"곤란해요? 그럼 오늘 있었던 모든 일은 우리끼리의 비밀로 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건 어때요?"




아프로디테의 녹색의 눈동자가 아테나를 노려보았다. 자신이 아테나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에 분해서 주먹을 파르르 떠는 아프로디테를 보는 것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아프로디테는 완전히 상황이 역전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씩씩거리며 인사도 없이 몸을 일으켜 아테나의 방을 나갔다. 쾅 닫힌 문 뒤로 뭐라 뭐라 그녀가 아우성치며 신경질 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테나는 저도 모르게 쿡쿡 웃으며 앞으로 치우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겼다.











+










안나는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엘사를 만날 구실을 위해 마련한 연회였지만, 구실이 필요 없다고 해서 벌려놓은 일을 취소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좋은 일로 벌이는 명분 좋은 연회를 굳이 취소할 이유도 없다. 다만, 연회의 참석은 즐겨 하지만 주최해본 적 없는 안나로서는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았다.




"…제우스가 제일 상석에 앉는 것은 당연하고, 헤라가 참석한다는 의사를 보여왔으니까 그 옆에 헤라…"




웅얼웅얼 거리며 신들의 좌석표를 만들다가 문득 안나는 엘사의 눈치를 살폈다. 안나는 이미 잊은 일이었지만 엘사는 헤라에게 여전히 악감정이 남아있어 헤라와는 적대적이기 때문이었다. 못 들은 건지 못 들은척해 주는 건지, 엘사는 아넬사와 표정 변화 없이 놀아주고 있었다.




'헤라는 그 옆… 포세이돈은 아버지 옆에 두고, 하데스는 참석하지 않으니까- 헤라의 옆에 나랑 아넬사가 앉아야겠네'




상석의 제우스의 오른쪽에 포세이돈을 두고 헤라의 왼쪽에 자신과 아넬사의 이름표를 두었다. 안나로서도 썩 반가운 위치는 아니었지만 이 연회의 주체이자 주인공인 만큼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안나의 손이 간 건 엘사의 이름표였다. 마음 같아서는 안나는 엘사를 자신의 옆자리에 배치하고 싶었다. 하지만 엘사는 제우스와 헤라를 싫어했고, 포세이돈은 오리온을 떠오르게 해 불편할 것이다. 엘사에게 오리온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안나가 죽어도 피하고 싶은 일 중에 하나였다.


안나가 이름표를 든 채로 툭툭 테이블을 두드리고 있자니 엘사가 흘긋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는 아넬사를 안아들고 곁으로 다가왔다.




"어머니를 이쪽에, 나는 그 옆자리가 좋지 않을까."




레토의 이름표를 제우스와 헤라와 떨어져 있지만 안나와 아넬사가 맞은편으로 보이는 주신들의 좌석의 끝에 엘사가 내려놓았다. 안나는 손에 들린 엘사의 이름표를 그녀의 말대로 그 옆에 두었다. 엘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좌석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테나의 이름을 손에 들어 자신의 맞은편 자리에 두었다.




"아테나는 왜?"

"12주신 중에서 헤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신은 아테나, 데메테르, 아프로디테, 헤스티아 정도인데 헤스티아는 오지 않을 테니까."




레토의 맞은편에 데메테르의 이름표를 놓으며 엘사가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연회 내내 아테나와 엘사가 얼굴을 마주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속이 뒤틀렸다. 아테나와 눈만 마주치면 싸우려 드는 아레스를 아테나에게서 떨어트려 놓으려니 설상가상 안나의 옆에는 아레스가 자리하게 되었다. 안나의 얼굴이 칙칙해졌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없으면서 거들먹거리는 아레스를 안나는 그다지 상대하고 싶지 않아 했다. 반면 그는 안나를 보면 영혼의 친구라도 만난 듯이 친한 척을 하며 달라붙고는 했다. 벌써부터 피곤해지는 듯한 기분에 안나는 연회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12신을 제외한 수많은 신들의 자리 배치가 아직 남아있었다.




"으으… 의욕이 안 생기네."




초대장에 긍정적인 답을 보내온 신들의 이름표를 쭉 늘어놓는다. 안나가 해야 할 일을 지금부터였지만… 12 주신의 자리 배치가 끝나자마자 멀어져 버린 엘사를 흘긋 보며 안나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아넬사의 꺄르륵 거리는 웃음소리와 엘사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백색 소음을 즐기며, 한참을 이름표를 뒤적이던 안나가 문득 고개를 들어 둘을 바라보았다.




"어?"




엘사는 아넬사와 놀아주던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고, 안나 역시 아넬사의 입술을 주시한다. 아넬사가 집중된 시선에 꺄르르 웃으며 팔을 붕붕 흔들었다.




"마마!"




벌어진 작은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처음으로 소리가 아닌 언어에 안나는 책상 위의 좌석표가 흐트러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말한 거야?"

"…"

"아넬사, 다시 한번 말해봐."




한 걸음에 아넬사의 곁에 다가온 안나가 아넬사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대 어린 얼굴을 한다. 안나가 몇 번이고 재촉하자 아넬사가 작고 여린 손을 들어 안나를 가리켰다.




"마마!"

"세상에!"

"마~마!"




그리고는 손가락을 그대로 틀어 엘사를 가리키고 재창했다. 들었어? 안나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얼어붙은 엘사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엘사가 응, 하고 상기된 얼굴로 답했다.




"근데 나한테도 마마라고 부르는 데, 괜찮아?"

"당연하지, 어차피 언니가 아넬사의 대모가 되어주기로 했잖아."




안나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에 복잡한 심정이 된 엘사는 안나의 얼굴의 균열을 눈치채지 못했다.


대모… 만약 진짜 자신이 아넬사의 엄마라는 것을 말한다면 안나는 어떻게 반응할까. 엘사는 기쁨으로 가득한 안나의 얼굴이 흐릿해지는 것을 떠올렸다. 환한 미소가 일그러지고 안나는 우는 얼굴로 속삭인다. '…우리는 자매잖아'



그래, 우리는 자매지. 태양과 달의 자매이다. 둘은 가족이 될 수 있지만, 연인이 될 수는 없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될 수 없다. 엘사는 그것을 일찍이 알았고, 그렇기에 오래전 어머니라는 칭호를 포기했다.


이렇게나마 어머니의 자리를 나누어 가지게 된 건, 엘사에게는 행운이었다. 하지만 제3자에게는 그것이 부정일 수도 있을 터. 굳이 알릴 필요는 없었다. 작은 일부로, 이 비틀린 가정을 지킬 수 있다면 엘사는 어둠으로 모든 진실을 덮는 것을 택할 것이다.




"…하긴, 이것도 아넬사가 아기일 때 잠깐일 뿐일텐데― 괜한 걸 물었네."




엘사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왜 잠깐이야? 그냥 엘사 마마라고 불러도 괜찮잖아?"




안나가 뾰로통하게 답했다.




"착각하게 되잖아. 그런 건 고치고 가는 게 좋아."




여러모로. 엘사가 단호하게 답했다. 단호한 목소리 속에 쓸쓸함이 밀어닥친다. 하지만 계속해서 아넬사가 자신을 마마라고 부른다면, 언젠가 그 달콤한 호칭에 취해서 더 큰 것을 바라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모, 대모… 그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 편이 더 나았다. 엘사의 욕심보다 중요한 건 아넬사의 안전이고 행복이었다.


하지만 안나는 납득이 안 간다는 것처럼 입을 삐죽였다. 고집스럽게 빛나는 안나의 녹안을 슬쩍 피한 엘사는 문득 아넬사를 안나의 얼굴 앞으로 들어 올렸다.




"...?"




갑작스럽게 서로를 마주 보게 된 모녀는 어리둥절하게 눈을 깜빡인다. 안나는 반사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갸웃하는데, 아넬사의 코끝이 움찔움찔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넬사는 갑작스럽게 웃음을 터트리며, 안나를 향해 눈을 뿜었다.




"-에?"




얼굴에 흩뿌려진 차가운 눈이 후드득 바닥에 떨어졌다. 얼빠진 소리를 내며 안나는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한바탕 눈을 쏟아내고 웃음을 멈춘 아넬사의 뒤에 숨은 엘사가 숨죽여 웃는 소리가 났다. 아넬사를 부드럽게 끌어안아 "미안, 아넬사."하고 사과하며 엘사가 안나를 향해 눈웃음 지었다.




"심각한 얼굴보다는 얼빠진 얼굴이 더 어울리네."

"어? 엘사 지금…"




나한테 장난치는… 안나는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엘사의 손이 아넬사의 여린 피부를 무자비하게 간질이고, 또다시 아넬사가 웃음과 함께 눈을 흩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손으로 눈을 막으며 안나가 비명을 질렀다.




"으악, 엘사!"

"꺄하하하하!"

"악악, 엘사, 아넬사는 눈싸움 도구가 아니야!"

"왜? 아넬사도 재밌다는 데? 그렇지?"




아넬사가 손을 붕붕 흔들었다. 안나는 아넬사를 들이대는 엘사를 피해 방을 뛰어다니기 시작했고, 엘사는 아넬사를 들고 안나를 뒤쫓았다. 아넬사는 이게 무슨 놀이인지를 알아채고 엘사가 굳이 간질이지 않아도 눈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방을 향해 아넬사는 눈을 뿜어댔기에 반은 안나가 반은 고스란히 엘사가 맞게 되었다. 결국 한바탕 소란이 가셨을 때는 안나와 엘사 둘 다 눈밭을 뒹굴은 강아지처럼 머리카락이 푹 젖은 상태였다.



마음껏 눈을 만들어낸 아넬사는 지쳐서 엘사의 품에서 얌전하게 잠들었다. 잠든 아넬사를 데려가기 위해 부름을 받고 온 아폴론 신전의 님프가 난장판이 된 방안과 마찬가지로 엉망이된 두 여신을 보고 움찔했다.




"꼭 따로 재워야 해?"




혹여나 추울까, 잠든 아넬사의 얼굴에서 눈을 닦아내던 엘사가 님프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안나는 머리 위에 쌓인 눈을 툭툭 털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쯤 되면 인간들도 아이를 따로 재우는걸. 아넬사는 충분히 가능해."

"그래도…"

"이런 건 내가 더 잘 아니까. 내 말을 들어줘."




아직 어린데, 하지만 아이를 키운 경험이 상대적으로 없는 엘사는 더 이상 반대하지 못하고 못마땅한 얼굴로 어정쩡하게 서있는 님프에게 아넬사를 건넸다. 엄밀히 말하면 안나도 아이를 키운 경험이 많은 건 아니었다. 안나의 자식들은 대부분 아폴론 신전의 님프들이나 아버지의 손에서 컸다. 사실 안나가 지금처럼 육아에 깊게 관여하는 것은 아넬사가 처음이었다. 이쯤 되면 아이에게 따로 방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안나를 모시는 님프들에게 들은 것이었다. 그러나 안나는 그 사실을 엘사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




님프가 결국 아넬사를 데리고 방을 나서고 안나는 침대에 털썩 앉아 방을 둘러보았다.




"방이 엉망이 됐네."

"미안."

"아냐. 아냐. 재밌었으니 됐지."




처음의 목적을 잊고 의도했던 것보다 더 흥분했었던 엘사는 민망함에 몸을 움츠렸다. 안나는 바닥에 쌓인 눈에 발을 묻었다. 차가운 감촉에 열심히 뛰어놀은 나른함이 가시는 듯했다.




"이 정도야 금방 수습할 수 있는걸."




신력을 쓰면 눈 깜빡할 사이에 치울 수 있다. 태양의 열기는 눈을 녹이고 물을 수증기로 만들 수 있으니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렇게 보면 모녀의 능력이 정반대라고 볼 수도 있겠네. 정반대라…. 안나가 조용히 생각했다.



정반대.


냉기와 열기,

얼음과 불,

눈과 물


그리고… 태양과 달.



안나는 문득 엘사를 응시했다. 엘사가 시선을 느끼고 의아한 얼굴로 안나를 마주보았다.




"그러고 보니 달은… 차갑지 않아?"




엘사는 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그렇지, 안나는 손을 뻗어 바닥의 눈을 손가락으로 집어 부스러트렸다. 안나의 손의 온기에 부스러진 눈은 순식간에 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반면 엘사의 목덜미에 달라붙은 미처 털어내지 못한 눈은 여전히 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넬사의 능력 말이야-혹시…"




외모가 엘사랑 닮은 것처럼 능력도 혹시 엘사를 닮은 것이 아닐까. 그랬으면 좋겠다. 바람을 담아서 안나는 엘사에게 입을 열었으나 안나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열어논 창문을 통해 올빼미 한 마리가 날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올빼미?"




대낮에 아폴론 신전에 날아든 올빼미를 안나는 의아하게 응시했다. 하지만 엘사는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 올빼미가 앉을 수 있도록 팔을 뻗었다. 올빼미는 얌전하게 엘사의 팔에 내려앉아 한쪽 발을 내밀었다. 엘사는 그 다리에 묶인 쪽지를 펼쳐 읽고는 조금 가라앉은 눈으로 안나를 응시했다.




"그럼 정리랑 좌석 배치 마무리는 알아서 할 수 있지?"

"으응."

"그럼 나는 신전에 다녀올게. 볼일이 있어서."




엘사가 창가로 다가가 올빼미를 다시 날려보내면서 말했다. 안나는 흘긋 테이블 위에 좌석표를 바라보았다. 대부분의 이름표가 자리를 찾았고 남은 이들마저도 배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없는 신들이었다. 안나는 별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나의 대답을 들은 엘사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발을 내디뎠다.




"잠깐-엘사."

"…?"

"오늘 또 들를 거야?"

"…글쎄. 아마 오늘은 안될 거 같은데."




엘사가 고개를 저었다. 안나는 가라앉은 마음을 애써 토닥이며 엘사를 힘차게 배웅했다. "응. 잘 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의 인사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지 엘사는 잠시 동안 안나의 얼굴을 살폈다. 하지만 이내 엘사는 손에 쥔 쪽지를 만지작거리고는 급하게 신전을 나섰다.




엘사가 가버리고 안나는 차가운 눈으로 가득한 방을 치울 의욕을 잃은 채로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편지에 뭐라고 쓰여있었길래… 저렇게 급하게 가는 거지? 안나의 녹색 눈이 우울하게 가라앉았다. 올빼미, 밤도 아니고 낮에 올빼미를 이용해서 엘사에게 편지를 보낼 악취미를 가진 신은 정해져 있었다.




'아테나'




안나는 답답함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뻐근한 가슴을 손으로 쿵쿵 내리쳤다. 왜 하필 아테나일까? 오리온이라면. 다른 존재였으면…. 그녀를 상대로는 안나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또 이런 생각을 해서… 어쩌자는 거야."




안나는 이를 악물고 이마를 손바닥으로 쿵쿵 때렸다.




"차라리 아테나여서, 다행인 거야."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테나여서 차라리 다행인 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그렇게. 안나는 조용히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이 속삭였다.












------------














원래는 이번 화를 기점으로 아테나x아프로디테(카산드라x라푼젤) 커플 이야기도 서브 커플로 꽤 나올 생각이었어. 하지만 리메하면서… 엘산나 스토리에 필수적인 부분만 삽입(?)하고 서브커플 분량은 외전으로 따로 쓰기로 결정했어. 설갤에서 타애니의 캐릭터로 만든 커플 분량이 본편 비중을 굳이 크게 차지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사실 처음에는 아테나=궬사, 아프로디테=한나로 엘산나로 두 커플이었어. 근데 아테나 아프로디테도 엘산나 커플로 하면 오히려 메인 엘산나 커플, 서브 엘산나 커플 둘 다 매력이 반감될 거 같더라고.



그리고 이미 캐릭터성이 확고한(?)… 사람들에게 익숙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안나랑 엘사에 대입하다가 원작의 안나와 엘사를 놓치고 동떨어진 캐릭터가 되어버릴것다는게, 내가 이 픽을 쓰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이 거든.



그런데 엘사와 안나가 더 늘어버리면, 더더욱 원작에 엘사와 안나를 그리스 로마 신화에 녹여내기 힘들 것 같아서 타캐를 가져오기로 한거야.



그 결과 타캐가 서브 커플이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이제는 서브캐의 분량이 원래의 계획처럼 많아도 되는 건지 걸리더라고. 엘산나로 못하니까 디즈니 공주캐로 만들자 한게 이런 고민을 만들 줄은...! 차라리 오리캐였으면 나을까 싶지만, 오리캐여도 사실 똑같았을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TMI지만 서브커플이 엘산나에서 방향을 틀었을 때 원래는 메가라X벨로 쓸 생각이었어. (미의 여신 벨, 이름부터가 딱 맞잖아! 디즈니 공식 미인이기도 하고.) 이미 한 번 다른 팬픽에서 서브캐로 출연시킨 데다가, 메가라는 아테나랑 이미지가 맞는데 벨의 성격이나 이미지가 이 픽의 아프로디테와 묘하게 엇나가더라고. (나한테 벨은 차분하고 성숙하고 이지적인 이미지거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벨의 성격에 맞춰서 아프로디테를 만드는 것도 괜찮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 Ps. 연회 12주신 테이블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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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피트리테 : 포세이돈 부인 (12주신X)


* Ps. 엘산나와 신들의 친밀도 (쌍방일 수도 있고 일방적일 수도 있음)



엘사


좋음 : 아테나

중간 : 데메테르, 헤스티아, 포세이돈, 헤파이토스

나쁨 : 하데스, 아레스, 헤르메스, 제우스, 아프로디테, 디오니소스, 헤라



안나

좋음 : 포세이돈, 하데스, 헤르메스, 제우스, 아프로디테, 디오니소스, 데메테르, 헤스티아, 헤파이토스

중간 : 아레스, 헤라

나쁨 : 아테나


* Ps. 아폴론은 대부분의 신들과 사이가 좋고, 아르테미스는 대부분의 신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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