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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Min Søster Bursdagskake 2 -2-수정

ㅁㄴㅇㄹ(221.149) 2014.04.17 20:51:12
조회 3033 추천 97 댓글 15

 

혈육에게서 나는 그런 소리는 나를 걱정시켰다. 다른 것보다도, 그건 마치 케잌을 너무 많이 먹은 나머지 배탈이라도 나서 고통에 호소하는 듯 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배탈로 끝을 맺게 되는 생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닐 것임이 분명하다. 어쨌든, 그녀가 잠시 후 한 번 더 신음하자, 나는 과연 정말로 배가 아픈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자동반사적으로 급작스럽게 튀어나온 “안나?!” 는 입술로부터 내뱉어지기 바로 직전에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 위험한 실수였다. 그러나 혹시, 안나가 진짜로 곤경에 처한 거라면...

    

“흐으으으응...! 엘사!”

    

그때 팔을 타고 소름이 돋고, 조바심을 내며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머뭇거리고 서있는데 척추가 오싹오싹 하였다. 안나가 방금 부른 내 이름에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긴박함이 서려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이전에 이렇게나 내 귀를 어지럽힌 적이 전무했지만, 그건 논리에 반하는 원초적인 욕구이고, 갈망이었다. 어째서, 그리고 왜 하필 지금? 나한테서 대체 뭘 원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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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음속 한 구석에서 아주 작은 의구심이 들었다. 무시했다.

말도 안 돼! 그녀는 내 동생이야! 그게 안나의 이상한 소리의 동기라고 믿는다는 건 자만심이 하늘을 찔러대는 생각일 뿐이야! 자매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아니, 그냥 불가능한 일이야.

 

하지만... 안나의 숨소리가 머릿속을 열기로 채우면서 점점 더 빨라지자, 나는 더 이상 그것이 어떻게 들리는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는... 마치 나처럼 소리를 냈다.

 

안나는 절대 내가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어떤 그릇된 길에 발을 놓게 되었는지 알아선 안됐다. 내가 감옥 안에 누워 하염없이 나의 대관식, 혹은 축복받은 죽음을 기다리면서 나의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음란하게 변했는지를 말이다. 탐험할 바깥세상이 없다면, 사람은 내면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고결한 철학이 싫증나기 시작 할때 즈음엔, 신체를 탐험하기 시작한다.

 

 

“엘사, 고마워!” 그녀가 강하고 무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욕망에 잠긴 목소리로 간신히 말했다. 들리는 바로는, 아직 안나는 근본적인 욕구를 전부 충족시키기는 못했지만, 그 순간이 멀지 않았다. 대체 안나가 어째서?! 바로 내 방문 앞인데도?! “내 생일... 언니 저-정말로 축하해주고 싶었구나, 그-그렇지?”

 

바로 이 방문 밖에서. 그 생각만으로 내 뺨이 짙은 진홍색으로 물들이 시작했다: 나의 작은 안나, 주근깨투성이의 동생이, 복도 한복판에 노골적으로 드러누워서, 누군가가 볼지도 모르는데? 그것뿐만 아니라, 그,그런 짓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발이 좌우로 방황하면서 심장이 끊임없이 고동쳤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내가 그렇게 놔둘 수 없어! 그런 수치스런 행동-차마 그 행위를 일컫는 단어를 입에 담을 수 없어, 그녀는 저 멀리, 멀리에서조차도 그녀를 그저 창녀정도로 여기지 않는 남편을 구하지 못할 거야. 안나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자, 머릿속에서 수없이 내 자신을 달래며 내던 비슷한 소리들- 비록 베개에 짓눌린 소리였지만-이 떠오르며 갈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안 돼, 나는 거칠게 나 자신을 다그쳤다. 네가 감히 어떻게? 사랑스런 나의 안나가 바로 방문 밖에 있는데, 그딴걸 고민이라고 하고 앉아 있는 거야? 넌 이 더러운 감옥 안에 갇혀도 싸!

 

그러나 뜨거운 기운이 허벅지 사이를 맴돌고 있었다. 낭랑한 신음소리가 문 아래의 틈사이로 들어와 방안을 채우며 뜨거운 기운으로 향하는 것만 같았다, 그 기운을 채우고, 내 몸 구석구석에 심는 것이다. 내가 유혹에 항복했던 게 벌써 며칠 전이다. 지금, 그녀가 여기 있고, 그걸 과시하면서...

 

만약 이게 그녀의 첫 경험이면? 어떻게 어린 여성만의 특별한 일을 이런 더럽고, 춥고 눅눅한 복도에서 낭비 할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하지만, 만약 아니라면? 만약 우리 둘다 이 짓을 몇년 동안이나, 완전히 떨어져 있으면서도 같이 해온 것이라면? 마치 평행선처럼.

 

눈을 깜빡이며, 나는 내손에 들린 잠옷을 내려 보았다. 언제부터 벗고 있었지? 나는 보통, 내 이상하고, 창백한 몸의 사악한 욕망을 한사코 거부하다 끝내 못 버텼을 때에만 옷을 벗었다. 그편이 옷이 덜 지저분 해지는 데에도 좋았다; 나는 흘러내릴 꿀을 흡수시키기 위해 타월을 몸 밑에 깔아 놓고, 그 후 목욕할 때 같이 닦아 놓으면 시종들은 그들의 미래의 여왕이 얼마나 혐오스럽고 비뚤어져있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프레야!(Freya-사랑, 미, 풍요의 여신인데 일종의 감탄사인듯)” 그녀가 헐떡이며 말했고, 나는 창문사이로 들어온 달빛이 은은하게 감싸고 있는 몸을 떨며, 안나의 목소리가 강렬한 여름의 미풍처럼 내 몸을 강타했다. “대...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이-이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는 일인데도 나는... 느낌이 좋지 않아, 언니, 나 어떻게 해야 돼? 내가 어쩌면 좋을지 말좀-”

 

털썩!

 

고요했다. 머릿속은 혼란스러웠고, 약간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잠옷을 문 아래 틈으로 던져 안나가 태연하기 그지없게 내뱉고 있는 열락의 소리를 막아주길 바래본다. 효과가 있었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안나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해졌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하지? 난 알몸이었고, 심지어 내 옷가지는 안나에게 더 가까웠다! 안나가 떠날 때까지 침대로 피신해야 하나? 옷에서 이상하고 야릇한 냄새가 난다는 걸 눈치 채면 어떻게 해? 그렇게 되면 안나가 무슨짓을 할- 우리가 무슨짓을 하게 될지 어떻게 알아?

 

그녀는 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나조차도 이렇게 혼란스러운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가 있다는 거지?

 

“불공평하잖아!” 그녀는 반쯤은 울부짖었고, 반쯤은 갸르릉 거렸다. “언니는 나한테서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어! 어째서?! 왜 나는 언니를 가질 수 없는 건데?!”

 

그녀가 간간히 신음을 내는 와중에, 내 무릎은 차가운 바닥으로 무너졌지만 아무런 감각도 느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녀는 날 원하고 있어. 그저 나타나서 그녀를 만나주기를, 어린 시절 종종 그랬던 것처럼 함께 놀아주기를 바라는 것 뿐만이 아니라, 안나는.... 그녀는 나를 가장 은밀한 의미로 원하고 있었다. 그녀의 자매를, 피로 이어졌음에도...

 

하지만 그게 지금에 와서 무슨 상관이지? 안나는 지금까지도 전혀 모르는 나의 사악한 마법으로 인해 우리는 서로에게 고립되어 있었고, 두 사람이 떨어져 지낼 수 있는 한 최대로 떨어져 지냈다... 이미 우리는 가족이라기엔 적잖이 어색했다. 같은 성안에 살고 있을 뿐이지, 완전한 이방인이라고 봐도 무색했다. 그리고 내가 미친 척이라도 하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부추긴다면, 그녀는 나의 이런 면을 처음으로 공유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게 과연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어리석음이 행동의 주도권을 장악했고, 나는 슬쩍 엿보기 시작했다. 수년 동안 처음으로, 나는 안나의 모습에 기겁하며 도망치는 길 대신, 자발적으로 그녀의 모습을 찾아 헤맸다. 나의 손은 문틈 가장자리에 놓여있는 옷을 집어, 아주 살짝 옆으로 치웠다...

 

맙소사, 안나는 정말 몰라보도록 아름다워져 있었다! 그녀가 여자로서 만개하며, 밝고 훌륭한 공주가 되어있다는 점에 행복해 하는 것이 내가 웃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내가 안심하고 그녀를 만질 수만 있었다면, 주저 없이 그랬을 것이다- 그녀의 적갈색의 땋은 머리를 쓰다듬고, 주근깨가 가득한 뺨을 어루만지며 그녀의 행복과 번영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 이마에 키스했을 것이다. 그리고 부유한 귀족과 엮어주려 밖에 내보내곤 했겠지.

 

아아, 지금 당장에는 안나의 정신이 온통 포크에 팔려있어서 영주들이나 왕자들이 뒷전으로 물러났지만. 잠깐, 포크? 포크는 그녀의 입안에 물려 있었고, 안나는 조금씩 앞뒤로 몸을 비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움직임은 작은 틈으로 부분만 볼 수 있던 나에게 그녀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게끔 해주었다.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케이크는 분명 훌륭했지만, 그 정도로 감격할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오해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케잌의 황홀감에 신음하는 안나를 보며 충격을 금할 수 없던 나는, 다리사이가 조금씩 젖어 가는걸 느끼고 있었다. 여태까지 들었던 그 자극적인 소리들이 만약 정말 순수한 기쁨, 결코 그 이상이 아니었다면 어쩌지? 맙소사! 안나는 그저 케잌을 같이 먹을 사람을 원했을 뿐인데, 나는 그녀가 은밀한 욕망을 가지고 날 원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펄펄 끓는 물에 던져져야 마땅하다!

 

“매일 밤,” 그녀가 어둠속에서 속삭였다, “내가 자-잠이 들 때면, 언니의 눈부신 금발머리를 상상하곤 해, 언니! 언젠가 항상 웃고 있었던 그 입술을, 혹은 슬픈 표정을 지을 때마다 미간 사이에 생기곤 하던 작은 주름도! 심연과도 같았던 푸른 눈망울, 언니의 가느다랗고 흰 목덜미, 난... 항상 언니만을 생각해, 언니만을 원한다고! 도대체 뭐가 언니를 나의 품에서 빼앗아 가는 건데? 어떻게 하면 그걸 없앨 수 있는데? 뭔진 몰라도 그건 나만큼이나 언니를 필요로 하지 않아! 그건... 절대로 내가 언니를 사랑하는 만큼 언니를 사랑할 수 없어!”

 

이렇게까지 날 두렵게 만들었던 적이 없었다. 심장이 보통보다 훨씬 더 빠르게 뛰었고, 뜨거운 열기를 머금고 폭발할 것처럼 뛰기 바로 직전, 그 찰나의 순간조차에도 가슴이 텅 빈 것처럼 공허감을 맛보게 하며, 마치 꿈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 지나자 이미 마음속을 장악해버린 감정의 홍수 속에 속수무책으로 빠져버려 그대로 피오르드(협만)를 타고 흘러 바다 밖으로 휩쓸려버렸다. (이부분 오역난무 도대체가 무슨소리인지...)

 

그녀의 고백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았을 때, 입이 떡, 하고 벌어지고 두 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떠지며, 그 어떠한 케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신음소리를 들었다.

“맙소사!” 안나가 숨을 헐떡이며 오싹할 정도로 헉헉 숨을 몰아쉬었고, 문 반대쪽에서 불길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오, 엘사! 나의 소중한 언니, 언니와 지금 함께 할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겠어!”

 

그녀가 케이크를 한입 더 떠서 먹는 것을 지켜보던 나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한숨이 새어 나오자 흠칫 몸을 떨었고,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검지로 입술을 매만져 보았다. 케이크. 지난 10년 동안 그건 내가 안나에게 허락했던 그 어떤 접촉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접촉이였다. 난 그저 케잌 조금을 먹었을 뿐이었는데, 그게 안나를 저렇게까지 만들었다고?

 

“언니?!”

 

 

젠장, 하고 나직이 속으로 곱씹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는 동안, 안나가 내는 소리를 듣기 전 까지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인지했을 때에 안나는 이미 지척에 와있었다. 안나가 더 가까이 다가오려 몸을 움직이자, 나는 ‘임시 엿보기 구멍’ 으로부터 재빨리 눈을 돌리며 몸을 떨었고, 내 능력 중에 투명해질 수 있는 능력이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뭐하... 언니 거기 있어?” 안나는 이제 자기 자신보다는 나한테 집중하려 노력하며 한층 진정하려는 목소리로 물어왔지만, 그녀는 이미 지나치게 흥분하고 있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한쪽손이 비밀스럽고 은밀한 둔덕으로 향하는 금빛 덤불을 헤집고 있었다. 이러면 안 돼. 안된다고, 절대 좋게 끝날 리 없어!

 

엄마랑 아빠가 대체 뭐라고 하실까? 미약하게나마 나 자신을 꾸짖어보며, 중지를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 여성의 숲을 만지작거렸다. 그들의 여왕이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을 만족시켜 왔다는 걸 알게 된다면 신하들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지위 상으로 보나 태도상으로나, 나는 아렌델의 수치임이 분명하다.

 

“어-언니 뭐하고 있는....”

“읏,” 아주 미약한 신음을 결국 흘려버렸지만, 안나가 들어버리기엔 충분했다.

 

“아!” 그녀는 몸을 떨었고, 단어 하나하나가 감정에 흠뻑 젖은 채로 말했다. “이건...이-이건 언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생일선물이야, 언니, 난... 아, 난 언니를 정말 내 가슴을 다해 사랑해! 언니의 연유가 어찌되었던, 나는... 어차피 나는 언니거야, 엘사!”

 

빌어먹을, 손끝이 숲을 지나 계곡사이로 향하면서 나 자신에게 읊조렸다. 이게 정확히 네가 막고 싶었던 일이라고. 이제 진짜 저질러 버렸으니,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고 말거야.

 

 

그런 소리를 내다니... 내 몸을 탐험하는 금지된 여정을 처음 떠났을 때 빼고는 한 번도 이렇게 소리를 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천박하고, 불쾌한 소리를 말이다, 목으로 부터나 아랫쪽으로 부터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소리를 나 자신이 아닌 사람, 유일하게 아직까지도 어떤 식으로든 나와 연결되어 있는 이에게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에 속눈썹 사이로 눈물이 차올랐다. 게다가 내 동생이란 말이야! 어째서 그녀인거야?! 지나가던 시녀나 짐꾼일수는 없었던 거야? 물론 그것도 충분히 굴욕적이겠지만, 적어도... 이렇게까지 도덕적으로 부끄럽지는 않을 것이다. 이건 금기였다.

 

결국 나의 선한 쪽이 악마의 유혹적인 속삭임에 굴복하자 고개를 뒤로 젖혔다. 숨소리가 거칠어졌고, 거의 욕망에 가득찬 가냘픈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불명예스럽게 되는 지름길이었다.

 

안나는 상냥함으로 답했다. 심장이 거의 목구멍까지 뚫고 튀어나올 기세였지만, 난 아직도 울음을 터뜨리며 눈으로 덮인 바위들 사이를 헤치고 북쪽산으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끔찍한 상황 이였지만, 혼자만의 타락이 아니었다. 죄책감에 짓눌리며, 나는 내 영혼을 치유해주는 그녀의 신음에 기뻐했다. 신음은 일종의 새로운 자극을 발견한 듯 점점 커졌고, 그건 나의 노력을 해방시켜 주었다. 분노, 혐오, 이단... 수용?

 

갑자기 일어난 작은 바람이 신경을 거슬리게 했고, 문가에서 거의 완전히 떨어져 있는 잠옷이 원인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런 건가? 불안하고 어딘지 모르게 노출되는 느낌에, 다시 옷을 집어 되돌려 놓으려고 손을 뻗는-

 

 

“안 돼!”

 

나는 그 비명에 가까운 외침에 움찔했고, 뻗어나가던 손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머뭇거렸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역겹게 여기는 걸까?

 

나는 안나의 완벽한 입술이 살짝 떨리는 것을 바라보며 안나가 하는 마저 하는 말을 들었다. “제발, 그러지마! 응? 제발 그냥 놔두면 안 돼? 부탁이야, 나 착하게 굴게, 언니가 시키는 거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제발!”

 

그녀는 날 보고 싶어 하는 거였다. 그걸 원했다. 방황했던 손이 마치 덫에 걸리는 마냥, 그게 순간의 판단착오로 일어난 그릇된 선택이거나, 절대 그녀가 의도치 않은 행동일 테지만, 그녀는 잠옷을 집어 아예 문가에서 멀리 치워버렸다. 내, 허여멀건 하고 뼈만 툭 튀어나와있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볼품없는 몸을 봤는데도, 그녀는 더 보기를 갈망한다고?

 

입이 벌어지며 공기가 안으로 들어오자, 자꾸만 내 의지를 무시하는 저주받은 손이 저지르는 비행에 울음을 터뜨리지 않고 있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어떻게 그녀는 이 상황을 이렇게 쉽게 받아들이는 거지? 어느 면모로 보아도 우리가 하고 있는 짓은 절대로 공개적으로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판단력에 문제가 있는 얼간이의 대명사로 칭해질 것이다!

 

“이건... 나한텐 좀 무서운 일이야,” 그녀가 마치 내 마음이라도 읽은 것 마냥 말했다. “하지만 나는 최근 10년 동안 지금만큼 기분이 좋았던 적이 없어, 이건 너무- 말로 미처 표현조차 못하겠어, 뭐랄까? 마치 마법같달까?”

팔이 움찔했고, 그 때문에 손톱이 민감한 여성의 꽃 중심을 무심코 긁어버렸다. 아야. 마법이라는 단어만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았겠는데, 물론 그녀가 나의 비인간적인 힘에 대한 단서조차도 모르고 있을 테지만. 애초에 이러한 행위를 하는 이유가 그런 고통스러운 사실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니 말이다.

 

“너-너무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정말 좋아, 그리고 언니는... 우리는 드디어-”

 

“쉬이,” 그녀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도록 내가 말했다. 그녀는 재잘거렸고, 거의 웅얼거리는 정도였던 마지막 말은 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아, 응. 알았어, 나 조-조용히 할 수 있어! 약속할게-그-그냥, 그러니까, 평소보다 좀 어렵네. 그래서 말인데, 오늘밤엔 언니의 여유를 조금만 나눠줄 수 없을까?”( cut me a little slack tonight이라는 속담)

 

그 말을 듣고, 나는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 다시금 평정을 되찾으면서 대부분의 슬픔이 잊혀지거나 눈에 띄게 무뎌졌다. 사랑스런 나의 안나, 언제나 솔직 담백하다.

 

사랑스런 나의 안나가, 어두운 성 복도의 차가운 공기 속에 그녀의 가슴을 노출시켰다.

 

“음,” 안나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는걸 봤을 땐, 도저히 소리가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맙소사, 노파심에 얘기하는 거지만, 가슴의 정점까지 고스란히 보일정도는 아니라고. 그래도 여전히 부드러워 보이는 살결을 볼 수 있는 정도였고, 그녀의 팔의 자세는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희롱하고 있다는 걸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맑게 빛이 났고, 정말 건강해 보였다... 내 피부도 언젠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마치 산꼭대기처럼 창백한 피부 또한 저주에 포함되는 걸까?

 

그리고, 나는 그녀를 따라 나의 산봉우리를 어루만지기 시작했고, 강한 쾌감이 척추를 타고 내려가 더욱 큰 쾌감을 느꼈다. 물론,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지만, 동료가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에 박차를 가하였다.

 

“흐아앙!” 그녀가 몸을 바르르 떨면서 울부짖었다. “맙소사, 이건 너무... 너무 ! 이렇게 표현하는 게 이상해? 나-난 언니가 이걸 덜 크게 해줬으면 좋겠어, 왜-왜냐하면 만약 내가 언니한테 절반을 준다면, 우리는 둘 다 나눌 수 있을 테고, 결과적으로 너무 크지도 않을 거고, 그-그리고 나는- 그리고 우리는- 내가 원하는 건-”

 

안나!” 의지와는 달리 말이 먼저 튀어나왔고,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을 때엔 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늦었다. 너무 늦어버렸다. 정말 솔직해 지자면, 안나가 방안으로 보낸 접시를 집은 순간부터 이미 늦어버린 것이다. 좌절감에 문을 주먹으로 내리 치며, 포효 했다. “아! 나는... 으으으윽!”

 

“그래!” 그녀는 반쯤은 키득거리고, 반은 약하게 푸념하고 있었다. “이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언니한텐 내가 있어! 나는 지금도 바로 언니 옆에 있고, 절대 아무데도 가지 않을 거야- 절대 떠나지 않을게!”

 

떠날 거잖아, 마음 한구석에서 슬프게 중얼거렸다. 머지않아, 이건 그저 추억이 될 것이고, 우리는 또다시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살아가게 되겠지. 나로 인해. 나의 저주받은 능력 때문에.

 

“오, 안나!” 우리 두 사람의 세상을 연결해주고 있는 작은 창문에 대고 그녀에게 말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안나의 팔이 움직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자 그녀의 뺨 또한 더욱 붉게 물들었다. “안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넌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야, 난-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제발 알아줘, 나는- 이게 내가 너한테 해줄 수 있는 전부야. 이게 전부라고!” 젠장! 왜 이딴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거야?! 말을 하는건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야!

 

“더 이상 말하지마! 그냥... 오늘밤엔 날 사랑해줘, 날이 밝으면 우리 둘 다 나를 증오하겠지만! 난 이미 내가 너무 싫어!”

 

“싫어하지 마!” 나는 내 자신을 공격하며 경련을 일으키는 몸을 물결치며 으르렁 거렸다. 그녀는 정말 이 모든 게 절대, 절대로 그녀의 탓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건가? “그냥... 그래야만...흐으으윽, 왜?! 왜 우리는 이런... 이런 식이여야 하는 건데?!”

 

“엘사!!!!!!” 나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깃든 그녀의 짙은 염원이,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낸 두려움과 갈망이 마음속 깊이 새겨져 버렸고, 두 번 다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나랑 함께 있어줘! 평생 같이 있어 달란 말이야!”

 

“그럴 수 없어, 안나, 나는 결코, 그럴 수 없-” 목소리가 멈춰버릴 대신 두 배의 노력이 손으로 향했고, 자꾸 수년간 쌓아왔던 견고한 벽을 강한 열정과 함께 감정과 말들이 흘러넘치려 하고 있었다. “난 그러고 싶어, 나는 언니를 원해. 그렇지만 그럴 수 없어, 나는 그럴수가- 그럴수- 없,흐읏, 흐아앙!!”

 

이렇게 순전한 쾌락에 울부짖어본 경험이 전무했지만, 그것이 그녀의 슬픔을 완전히 감출수 없었다. 대신에, 안나가 방금 첫 오르가즘을 맛보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여자가 된걸 축하한다, 나의 안나!

 

완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또한 절정에 이르렀다. 지난 몇년 동안 부족했던 게 이건가?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주고, 이 순간들을 함께해줄 사람?

 

등이 차가운 대리석에 닿자, 얼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 맙소사, 안돼. 안돼, 절대 안돼 안됀다고, 안돼, 안돼!

 

좋아. 내가 서두르자, 그 노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감정을 억누르려 애를 쓰자, 얼음이 생기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저 조금 차가운 바람 정도였을 뿐이었지만, 혹시 알아챘을까? 아마 아닐 거다. 게다가 겁에 질린 비명소리 같은 것도 없었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릎 사이로 보이는 옷장의 한쪽근처에 쌓여있는 눈을 바라보며, 뒤늦은 후회가 몰려왔다. 망할 여신 스카디! 바닥에 축 쳐지며 애도했다. 그저 오 분이라도 날 내버려 둘 수는 없어? 나랑 내 동생이 차마 말할 수 없는 짓을 하는 동안?!

 

“아... 맙소사, 엘사, 나는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건... 이건분명-”

 

“맞아,” 나는 웃지 않으려 노력하며, 조용히 수긍했다. “아주 확실하게 말이야.”

 

그리고 안나의 손이 내 뺨을 어루어 만졌다. 그녀의 따뜻하고, 약간은 땀에 찬, 정말 부드러운...

 

“언니는...언닌 아직 거기 어딘가에 있네...”

 

오, 안나, 마음이 약해지며 내가 생각했다. 내 능력이 시간마저 얼릴 수만 있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처럼 드문 접촉을 즐기는 건 마음을 점점 더 가라앉게 만들었고, 내 머릿속에선 얼어버린 바닥과, 방안에 자리한 눈 더미들, 안나의 웃음소리, 그리고 얼음광선, 내가 넘어지면서 안나한테 쏴버린- 트롤에게 그녀를 데려가고, 그녀를 살려 달라 애원하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안나,” 안나의 손에서 벗어나며 내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이제 그만 가봐, 제발.”

 

“하-하지만 난-” 그리고 그녀가 나의 명령을 받아들이면서 긴 침묵이 이어졌고, 내 가슴은 부모님의 배가 묻힌 바닷속의 가장 어두운 깊은 곳까지 가라앉았다. 차가웠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희박한 희망을 가지고 말했다. “음... 우-우리 적어도 케이크는 다-다 먹으면 안 될까?”

 

“안 돼. 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깊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골랐다. “그건 현명한 생각이 아니야.”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잘못된 선택들로 가득했던 밤을 끝내려했다.

 

“여기,” 그녀가 접시를 다시 내 쪽으로 돌려주며 속삭였다. “그냥... 조금만 더 먹으면 안 돼? 난 아직 언니가 도-돌아가는걸 바라지 않아.”

 

포기할 줄을 모르는구나, 나는 접시를 집어 올리며 약간 투덜거렸다. 황소 같은 고집-에?

 

 

포크를 보자 의문이 떠올랐다. 우리가 함께한 지난 몇 분 동안, 뭐, 함께한 활동이라고 하는 쪽이 맞겠지만, 포크를 보지 못했었다. 그게 바로 이 모든 일이 시초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지금 바로 여기, 얼마 안남은 케잌 옆에, 흠뻑 젖은 채로,

 

“안나!” 나는 숨을 삼키며, 그것을 눈높이에 맞춰 들어 올렸다. “안나, 너 혹시- 아! 맙소사, 그런...”

 

“엉?”

 

“이-이포크는 온통...” 침을 삼켜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포크의 손잡이 부분은 구석구석까지 잘 적셔져 있었고, 불빛에 비춰보자, 내 허벅지 사이에 흐르고 있는 그것과 별 차이 없는 쾌락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녀의 꽃즙으로 이루어진 작은 웅덩이가 포크 밑에 고여 있었다.

 

그걸 보고 무엇인지 인지하자마자 머릿속에든 생각은, 그것을 멀리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안나는 이게 자신의 그곳에 있었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고, 그걸 나에게로 건네주었다.

“안나,” 나는 검지의 끝으로 손잡이 끝의 둥근 부분을 조심스럽게 만져보고, 물기가 느껴지자 손가락을 재빨리 뒤로 빼며 느릿하게 말했다. “대체 이걸로 내가 뭐-뭘 해야만 하는 건데?”

 

도대체 무엇을.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나는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혀에 갖다 대었다.

 

암브로시아. (신들이 먹던 음식)

 

“미안!” 내가 그녀의 맛이 묻어있는 손잡이를 기쁨에 겨워 고개를 흔들며 입에 넣었다 뺐다 하는 동안 그녀가 더듬으며 말했다. “언니, 우리 조상님들의 이름을 걸고 맹세해! 나-나는 다시 건네줄 때 포크에대해선 아예 까맣게 잊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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