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치루고 입관도 보고 발인도 하고 유골도 모셨지만 이상하게 눈물이 안나더라
할매와 추억이 없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닌게
나 어릴적 아주 잠깐이었지만 할매가 키워줬었거든
근데 너무 이상하게 눈물이 안나서
나는 진짜 내가 쓰레기구나 혹시 싸이코패스가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더라

할매 시신 보는데 보면서도 죽은 사람이 아니라 무슨 그냥 자고있는 사람 보는듯한 기분밖에는 안들고
솔직히 슬픔보다는 좀 놀란 마음밖에는 안들었다
오히려 다른 가족들 다 우는데 나 혼자 울지도 않고 멀쩡히 서있던게 더 괴로웠다
슬픔에 공감할 수 없었던게 더 슬펐을 정도로 이상하게 눈물이 안났다

근데 할매 유골 모셔놓고
마지막 제사 지내고 나서 돌아서는데
엄마가 가만히 내 옆에 와서
"할머니가 너 정말 예뻐하셨어"
이렇게 조용히 한마디 하는데
그제서야 갑자기 눈물이 나서 엄청 울었다
다른 사람들 우는것보다 할매 마지막 모습 본것보다
이상하게 그 말 한마디에 할매가 죽은게 그제야 실감되더라
마음이 좀 답답해서 주절거려봤다

할매 좋은데 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