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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산나위크/판타지) 엘쨔는 심심해요 8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5.05.09 17:54:53
조회 985 추천 35 댓글 5

눈보라가 그치기까지 기다리는 용사님은 멍하니 테라스 밖을 보고있어. 작은 눈사람 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어딜 뚫어져라 보는거지. 룩처럼 보이는 성벽모양 머리의 작은 눈사람이 두 칸 앞으로 움직이고 용사의 차례가 됐어.


"안놔 짜례야!" 이거 요렇게 요렇게 움직이면 다음턴에 비쬽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잔머리가 잘 돌아가는 안놔가 안나에게  속삭이려 뿌챡. 어깨 위에 올라가는데, 안나는 왕관머리의 작은 눈사람에게 한 칸 앞으로 가라해. 으닛! 저러면 킹이 먹힐텐데! 안놔는 당황했어.


"...놀기 싫어?" 건너편에 있는 마왕이 묻자 체스판 위에 있던 작은 눈사람들이 동시에 용사님을 쳐다봐. 표정이 안 좋은 걸 보니 재미없었나봐. 다른 걸 하고 놀까? 마왕이 손가락을 튕기자 머리가 제각각이던 작은 눈사람들은 다시 동글동글 대머리로 돌아왔어.


놀기 싫은 건 아니야. 눈 앞의 마왕이 부담스러울 뿐이지. 마왕이 체스판 위를 슬금슬금 기어오는데, 용사 안나는 축 처진 드레스 안으로 보이는 몸매를 그새 발견하고 히익! 눈을 돌렸어. "으잉! 안놔 얼굴이 짜과같아!" 안놔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안나를 놀려.


듬직한 어깨 위로 머리를 기댄 마왕은 용사가 뚫어져라 보는 테라스 쪽으로 눈길을 옮겨. 마왕이 있는 한 눈보라는 그치지 않을거야. 눈이 오면 용사는 성에 머무를테고, 같이 놀 수 있을테니까. 안나의 왼팔을 두 팔로 감싼 마왕이 눈을 반짝였어. 눈발이 거세진 것도 그쯤이었고.


"나, 난 이만.. 가, 가봐야해." 용사는 우물쭈물 말했어. 마왕 건이 해결됐으니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여행을 계속하겠지. 근데 마왕은 놔주질 않고, 안놔도 떠날 생각을 안 하니 갈 수가 있나. 용사 안나에게 있어서 거절하는 건 정말 못할 짓이거든. 가지말라고 애절한 눈빛으로 다리를 붙드는데, 어떻게 버리고 떠나.


스킨쉽을 너무나 좋아하는 마왕은 몸을 움직이더니, 안나의 허벅지 위로 손을 올려. 흐읍! 굳어버린 용사님은 마왕의 따뜻한 포옹을 받았지. 사과처럼 빨갛게 변한 얼굴엔 식은땀이 가득하고. 안나는 숨을 쉴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날 두고 떠나려고?" 가깝게 들리는 목소리가 가녀렸어.


"안나가 가면, 계속, 눈 내리게 할거야." 마왕은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협박해. "작은 마을이 아닌 온 세상을 눈밭으로 만들 수도 있어." 마왕 아니랄까봐 심술궂게 예고하는데, 손은 안나의 몸을 더듬고 있지 뭐야. 남아서 감시 해야 되나, 용사가 한 곳에서 머무르며 마왕과 동거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야. 안나는 난감해졌어.


"엘쨔! 엘쨔는 안놔랑 있으면 나쁜짓 안 하는 거야?" 안나의 어깨 위에 있는 안놔가 물었어. 심심하지만 않으면 안 할거라니, 안놔는 짧은 팔로 팔짱이라도 하려 두 손을 모으다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안나의 귀에다 속닥속닥. 속삭여. 안나는 기막힌 발상에 눈을 동그랗게 떴어.


마왕을 성 바깥으로 데려가라니. 사람들하고 같이 있으면 사고를 안 칠거라며 자부하는데, 안나는 힐끔 마왕의 눈치를 살펴. 이대로 홀로 나가면 마왕의 말대로 세상이 눈밭에 파묻힐테고, 남으면 마왕과 장난을 치며 남은 생을 보내야 하겠지. 그건 절대 싫어! 끔찍하기도 하지! 안나는 고개를 마구 저었어.


"엘쨔! 엘쨔는 안놔랑 놀러다니는 건 어때!" 안놔는 안나의 어깨 아래로 뿌챡. 내려와서 마왕의 시선을 끌었어. "안나가 날 밖으로 데려가 주는 거야?" 안놔의 제안을 들은 마왕이 용사와 눈을 마주하며 묻는데, 핫. 놀라버린 안나는 어버버 대답도 못 하고 고개를 돌려. 부끄러워 하긴! 안놔는 스킨쉽에 약한 용짜를 비웃었어.

"안놔가 맨날 엘쨔의 옆에 있으면 나쁜짓을 안 할거야!"
"그, 그럴 수 있, 다면! 얼마나 좋.."
"용쨔라면 뫄왕이 무슨 짓을 하는지 감찌해야지!"

안놔가 뿌챡뿌챡 뛰며 용사의 할 일을 일깨워줬어. 하긴, 이곳에서 혼자 날뛰게 두는 것보다 데리고 다니는게 더 마음 편하겠어. 본질은 나쁘지 않은 것 같으니까. 안나는 안놔의 말에 따르기로 했어. 마왕을 이 성에서 데리고 나가자고. 마왕은 깜짝 놀랐어. 이 성에서 나갈 수 있다니 말이야.


안나의 결정이 확고해지니 거세던 눈발은 서서히 사그라들고, 테라스 밖은 깨끗해졌어. 정말 이상한 날씨야. 아마 그 눈보라가 마왕의 영향이란건 꿈도 못 꾸겠지. 안나는 준비가 되는대로 이곳에서 나갈거래. 같이 나가는 건 안놔 뿐만이 아니라 마왕과 함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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