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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썰 7(下)

늦게인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8.10 23:57:47
조회 3512 추천 88 댓글 14

코 꿰인 썰 7(中2)


어지러울 테니 좀 앉아 있으라고 안나를 앉히고 다시 자신의 일에 집중하려는 멜리사야가운도 바로 입고 제법 멋있게 의자에 앉는데 두 사람 밖에 없는 공간 위로 이상한 소리가 들려소리의 주인은 뻣뻣하게 굳었는데 안나는 잘 못 들었나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하지그냥 이렇게 넘어갈까하는데 꼬르륵하는 소리가 이번엔 선명하게 두 사람 귓가를 울려.

 

그렇게 진을 빼놓았으니 배가 안 고플 리가 있나당연히 안나는 제 배에서 나는 소리라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소리의 근원지는멜리사야어느새 멜리사의 귀는 붉게 물들어 있어결혼 할 때까지는 위엄 있는 모습만 보이려 했는데... 곧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캔디바를 하나 물어뜯는 멜리사지그러면서도 안나에게 하나 권하는 건 잊지 않아정확히 말하자면 권했다라기 보다는 툭하니 던졌어.

 

식사 안 하셨어요?”

 

멜리사의 바람과는 달리 능숙하게 받아내는 안나야잘 먹겠다고 말하며 한 입 물어뜯으면서 멜리사를 살짝 살펴슬쩍 열린 서랍을 보았을 때 그 서랍이 한 칸 가득 캔디바로 차있는 걸 보니 이렇게 해결하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게 느껴졌거든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봐.

 

병원밥이 영양식이니 뭐니 하지만 내 입엔 안 맞아점심은 늘 이 초코바지. ‘작지만 가장 든든한 식사-, 킷캣’ 몰라?”

 

광고 카피를 따라하는 멜리사의 말투는 까칠했지만 자신이 아는지 모르는지 시무룩한 모습이야전번에 엘사도 그랬지이래서 안나가 처음부터 멜리사를 무서워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어방금 전 카리스마 넘치게 저를 압도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안나가 새로이 멜리사에게 느끼는 감정에 걱정도 추가엘사의 가족이라면 제 가족이기도 할테니까멜리사가 자신을 받아주는데에 팔할은 저로 인한 것이 아니었지만이 정도 선에서 저를 우호적으로 받아준 사람들은 루헤인 가족들을 빼면 처음이라 안나는 아주 조금 더 애정을 느낀 것도 있어.

 

그러면 몸 상해요점심은 좀 어렵겠지만 아침이랑 저녁은 집에서 먹을래요나 요리사잖아요만들어줄게요.”

“... ...”

?”

간식난 야식 좋아해건강 얘기는 하지 마내가 의사야퇴근 빨리 할테니까 저녁 겸 간식은 안 되려나...?”

 

명령하려다 은근히 부탁조로 변경하는 모습에 안나는 웃음을 참아내갑자기 수줍어진 것과 같은 모습.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할게요.”

 

그렇게 하세요도 아닌 그렇게 할게요’ 라니멜리사의 눈가가 급 밝아져서랍을 열어 초코바의 반절을 안나에게 쥐어줘이번엔 공손하게좀 신난 것 같아엘사도 모르고 멜리사도 몰랐던 허를 안나가 찔렀어입맛이 까다로운 멜리사라 병원 밥은 손도 안 대여기 병원이 워낙에 밥을 영양식으로만 하는 것도 있었고... 이제 사먹는 것도 물리기에 단 캔디바로 끼니를 떼웠는데 구세주가 나타난 것만 같아.멜리사도 모르게 안나에 대한 호감이 급격하게 증가해안나는 평생 가도 모를거야멜리사가 왜 자신에게 더 우호적으로 변하게 되어버렸는지요리가 팔 할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

 

그래도 너도 요리사인데 공으로 먹을 순 없지뭐 바라는 거 없어?”

 

그 푸른 눈을 마주하며 멜리사는 안나에게 물어봐.

 

엘사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요.”

...”

 

골똘이 고민하는 멜리사의 모습을 보며 제가 너무 어려운 걸 바랐나 싶은 안나야물러야하나 싶어하는데 곧 멜리사의 목소리가 들려.

 

혹시라도 틱틱대고 밀어내도 네가 싫은 게 아닐거야어릴 때 결혼하기로 한 알파한테 크게 데였거든.네 나이쯤 되었을까거기서 끝났으면 좋았는데 그 녀석이랑 한 번 다시 붙었다가 더 데였어그 이후로는 저렇지내 동생이라 하는 말이 아니라진짜로 심성이 나쁜 애는 아니야오메가특히 저와 같은 오메가한테는 한없이 다정한 아이야지금도 가끔 봉사하러 오는데 아마 그쪽에 갔을거야.”

 

멜리사니까 쿨하게 데였다고 말하지 그 이상의 일이 있었음을 짐작하는 안나야이 세계의 알파들이 작정하고 오메가한테 그러면 한도 끝도 없는 걸 알기에 안나는 더 캐묻지 않아그저 다시 한 번의 다짐.내가 더 잘하겠다고내가 더 사랑해주겠다고내가 지켜주겠다고.

 

이건 어제 아침에 대한 보답한 끼당 이야기 하나야오늘 저녁 잘 부탁해... 오늘은 안 들어오지.그냥 오늘부터 들어와서 살래?”

 

누가 보면 멜리사가 안나와 결혼하는 줄 알 정도로 멜리사가 조바심을 드러내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며 아쉬워하지너무 아쉬워하는 것 같아서 안나는 슬쩍 디 오리엔트의 명함을 내밀어금새 수긍하더니 오늘은 제 값을 주고 먹겠다는 멜리사야.

 

그리고...”

 

멜리사가 무언가 살피더니 휙하고 던져안나는 영문도 모르고 받아들지아까 전 반절을 쥐어주었던 그 캔디바야이미 많이 받아서 집어넣느라 주머니가 꽉 차있는데 돌려주려는 안나의 모습에 멜리사가 은근하게 한 마디 덧붙여.

 

그 캔디바 엘사 무지 좋아해점수 딸 수 있을걸?”

 

어때계약 성립?”

 

엘사가 좋아한다는 말에저도 모르게 멜리사가 내민 손을 흔들고 있는 안나야흡족스러운 미소를 짓던 멜리사가 텔레비전의 리모컨 버튼을 누르듯 호출기를 누르자 들어오기 전 보았던 예쁘장한 간호사가 문틈 새로 고개를 내밀어.

 

캐롤라인밖에 나가서 내 동생 좀 불러줘요어딨는 지 알죠?”

 

그렇게 캐롤라인은 엘사를 데려오지어쩐지 긴장한 모습에 안나는 엘사의 손을 잡아주고 멜리사의 눈은 그걸 놓치지 않아두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슬쩍 웃어보이곤 내색하지 않지은근하게 목을 가다듬고 엘사에게 다가가는 멜리사야.

 

결혼날은 최대한 빨리 잡아여기 이 쥐방울은 내일부터 들어와서 살거야오늘은 짐 갖고오고방이 세 개이긴 한데 하나는 창고였고... 엘사 방이 크니까 함께 살만할 거야.”

 

이게 무슨 소리냐는 엘사의 눈빛에 안나는 슬슬 그 눈을 피해하지만 잡은 손은 놔주지 않아.

 

하지만언니...”

“... 이제 더는 역류성 식도염인 척 연기하지 않아도 돼엘사고생 많았어그래도 입덧이 심해서 걱정된다. ‘애아빠도 있어야할 거 같고 의사도 있어야할 거 같아서언니 걱정하게 하지 않을거지?”

 

자신도 입덧을 하면서 과해 보였는데 의사인 언니가 몰랐을 리 없다고 생각한 엘사야그래도 언니한테만큼은 최대한 감추고 싶었기에 내색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두려웠어안나가 지우라고 할까봐 두려워했던 만큼의 두려움이야.

 

하지만 채근할거라고실망했다고 소리를 질러올거라고 생각했던 멜리사는 없어늘 제게 그래왔듯 온화하고 부드럽게 물어오는 언니만이 있지아렌델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승낙을 받아냈고 일단 지금은 언니가 제게 실망하는 일도 없어보여안심한 엘사가 긴장으로 참았던 숨을 몰아 쉬어그걸 확인한 안나는 제가 엘사에게 더 잘해야겠단 생각만을 그득 채우며 손을 조금 더 잡아주지.


- 7편 끝. 8편 간다!

- 본의 아닌 p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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