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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마법의 꽃 7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6.03.29 20:18:55
조회 447 추천 19 댓글 7


안나에겐 짐이 늘었어. 짐이라고 해야할까? 혼령상태의 하얀머리는 팔에 들린듯 아닌듯이 정말 가벼웠어. 이런 모습이 팔에 들린다고도 생각 안 들 정도로. 힘을 전부 써버렸으니 그럴거야. 본래 마왕에게 모든 마력을 주고 사라질 운명이었으니까.

작은 눈사람은 안나의 머리칼을 자꾸 당겨. 안 하던 짓을 하는 엘사의 눈사람은 하얀머리가 정말 싫은건지 안나의 머리를 당기며 아프게만 하겠지. 안나는 눈을 찡그리면서도 지형을 뛰어넘어. 따라가던 흔적 옆에 하얀머리를 내려놓은 안나는 눈사람을 두손으로 꼭 쥐었어.

"자꾸 잡아당기면 아파. 왜그래?"

손바닥 위 작은 눈사람은 발작하면서 바닥으로 내려오더니 하얀머리를 발길질까지 하네. 한번 시원하게 걷어차려 했더니 하얀머리가 흐릿하게 변해 눈사람은 그대로 통과해버려. 눈사람은 풀밭에 엎어져 버렸어.

온갖 비난을 들어도 고개만 까딱이던 눈사람이 하얀머리를 해치려고 했어! 안나는 작은 눈사람을 제 손바닥으로 오게해서 눈사람의 머리를 툭 쳐. 활짝 웃던 입도 화가난 듯이 아래로 삐뚤게 변해서는 혐오스럽다고 얘기하는 듯해.

안놔도 엘쨔를 눈 앞에서 괴롭혔던 하얀머리가 좋을 수가 없겠지. 안나는 하얀머리에게 당해보지 않아 그녀가 얼마나 사악한지 모른대. 안놔는 처음 안나에게 구출당하고 절대 경계태세로 갓을 빠른 속도로 부들부들 떨어댔던 것처럼 떨었어. 안놔는 하얀머리를 버리고 도망가자 했어. 안나가 들으면 좋겠다만.
                                                          
"이곳에 혼자둘 수는 없어. 같이 돌아가면 그때가서 해결하자."

불만 많은 안놔와 작은 눈사람에게 바깥까지만 동행이고 나가면 다신 만지지도 않을거란 말을 하고 나니 조금은 나아지기라도 한건지 안놔와 작은 눈사람은 진정할 수 있었어. 하얀머리를 데려가는 안나도 하얀머리가 좋은건 아니야. 엘사의 감정을 얼려놓아 괴롭게 한것만 생각하면 실컷 혼쭐을 내고 싶었지. 이미 다친 상대를 공격해서 목숨을 뺏는 일은 치사해. 안나 용사님과는 어울리지 않다는 말씀이지.

떨떠름해도 드는건 안나니까 안놔는 푹 쳐져서는 불만가득한 얼굴로 팔장을 끼고, 꼬라프는 팔이 없어도 안놔랑 똑같이 굴어. 안나의 양어깨에 우중충한 분위기가 자리잡았어. 안나가 무안하게 하하 웃어도 두 생물체는 하얀머리만 보고있을거야.

이 넓은 곳에서 혼자있는건 너무 외롭잖아. 안나는 지금 따라가는 흔적 외에는 인적하나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이 사람형상을 두고가는 건 정말 찜찜했어. 비록 나쁜 적이라도 말이야. 심지어 얌전히 있는데다 가벼워서 든것 같지도 않고.

하얀머리는 모든 마력을 다 써버려서 사라질 일만 남았어. 사라지면 될 걸 조금의 미련이 남아있었나봐. 모든 일은 결국 마왕의 계승을 위해서 한 일인데 방해당하고, 몸뺏기도 못하고.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채 차가운 마력의 힘까지 빌렸음에도 사라지게 생기다니 정말 수치스러워. 일족에게 영원히 비웃음 당할 일이야.

하얀머리는 눈을 스르르 떠. 안나가 출구를 찾으려 고군분투 중일거야. 안나의 양 어깨 위  버섯과 눈사람이 저를 보고 극히 흥분하며 안나에게 소리치고 방방 뛰었어. 안나는 눈동자 마저도 색이 사라진 하얀머리와 눈이 마주쳐.

"......"

하얀머리는 안나를 보고 말을 잃었어. 어째서 저같은 마법생물체도 아닌 평범한 인간이 마법의 정원에서 아직까지 살아있는건지. 무엇 대단한게 있다고 겨울마법, 의식에서 완전히 끌어내려고 펼친 환상마법도 전부 이겨내고 멀쩡히 돌아다니는지 하얀 머리는 안나한테 물었어.

"너..."
"응? 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봐."
"들으면 안됏! 나뿐뫌!"

안나가 걸음을 멈추더니 하얀머리를 바닥에 내려놓았어. 하안머리를 내려놓기 무섭게 안놔도 뿌쨕 내려와서는 하얀머리에게 삿대질을 해대. 하얀 머리 안중에는 오로지 안나. 인간 중에 저렇게 건강한 정신상태는 본적이 없어. 하얀머리는 안나에게 무언가를 계속 말하지만 작아서 들리지 않아.

"응? 뭐라고?"

안놔의 목소리가 커서 그런가 잘 안 들리네. 안나는 하얀머리의 얼굴 근처에 귀를 가까이 댔어. 하얀머리는 입술을 달싹이면서 안나의 맑은 눈도 함께 봐. 저걸 어떻게든 망쳐버리고 싶은데 손가락은 마력이 얼마 없어서 까딱거리지도 못 하겠어. 그러나 작은 생체기 정돈 낼 수 있을거야. 이정도 거리라면.

"잘 안 들.."
"...망가져 버려!"

하얀머리는 힘을 쥐어짜서 소리치더니 안나의 머리에 손을 갖다댔어. 앗! 푸른빛이 번쩍 빛나는 그 순간에 빠르게 머리를 떼지만 안나는 이마의 우측 가까이 커다란 생체기가 남고 말았어. 오른쪽 부근을 감싸쥔 안나는 눈앞에 눈꽃이 피어오르는 걸 보며 인상을 찌푸려.


안나를 따라하던 하얀머리는 마지막 마력을 써서 완전히 사라져버렸어. 그러니까 타인이 볼 수 있는 모습은 더이상 가지지 못한다는거지. 허나 더는 마왕 계승에 힘쓰지 못해도 더 크나큰 수확을 얻었으니 하얀머리는 후회없을거야.

'난 여깄어.'
  
하얀머리의 공격에 깜짝 놀란 안놔나 꼬라프가 안나의 상처로 허둥지둥거리는 그 사이 안나는 이마에 손수건을 갖다대고 두리번거렸어.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목소리만 남은건지 안나에게는 정말 선명히 들렸을거야.

"뭐, 뭐야..."
'이제 누구도 날 볼 수 없지만 상관없어. 난 이곳에 자리잡았으니까.'

안나는 곧 외부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고 깨닫겠지. 그 생체기 틈으로 하얀머리의 의식이 스며들어 버린거야. 안나의 상처 바로 근처의 머리 일부분이 하얗게 물들었어.

'지금은... 조금 쉬어야겠어.'

다행히도 지금은 위험하진 않은 것 같네.


백안나는 사라졌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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