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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운전교육 -17-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3.23 22:34:27
조회 484 추천 1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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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삑삑삑‘


 숙소에 도착했을때에는 열두시가 가까워져 있을무렵이였다. 핸들을 잡으며 연신 욕설을 중얼거리는 엘사를 보며 안나는 불안함을 감추지못한체 손톱만 물었고, 멘탈이 나갈떄로 나가버린 엘사는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한체 멍하니 길을 질주할뿐이였다. 결국 가야 할 길도 제대로 타지 못한체 도시를 빙빙 돌았다. 결국 예상했던 시간보다 이십분이나 늦게 숙소앞에 도착한 것이다.


 덜컹,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리고, 기괴하게 신음하는 문의 경첩소리에 맞춰 엘사는 몸을 움추렸다. 정원 앞은 무슨일이 있냐는 듯 지난번과 같이 평온했다. 연못가의 물고기들을 기웃거리며, 마당의 길을 따라 걷는 안나의 뒤를 조심스레 따라갔다. 누가 보기라도할까 고개를 돌리며 눈치를 살피던 엘사는 높이 솟아있는 담벽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머릿속에서는 어떤 결론을 내릴수도 없이 사고는 정지되어있었다. 이런상환에서 안나를 미워할수도, 그렇다고 자신을 인정할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이 그녀의 눈앞에 직면해 있었다.


 두사람의 앞에는 차가운 현관이 그녀들을 기다리고있었다. 문고리를 잡는 손을 간헐적으로 떨던 안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곧, 마음속에 결심을 한 듯, 살며시 그것을 잡았다. 고개를 돌려 불안해하는 엘사는 보았다.
 
“들어가죠”
 “...알았어”


 짧은 미소를 보이며 안나가 문을 열었다. 그녀의 미소를 보며 자신도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리고는 볼을 긁적거리며 뒤를 따라 들어갔다.


 집안은 생각외로 조용했다. 다만, 신발을 벗어 두는 찰나. 전보다 많아진 신발들이 이리저리 놓여있는 것을 보고는 심각하게 잘못됨을 느꼈다. 점점 내부로 들어갈수록 한숨소리와 뚜벅 거리는 작은 진동과함꼐 여러사람들이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또한 들을수있었다. 먼저 걸어가던 안나가 멈추고, 그곳이 거실이라는 것을 알수있을때에, 엘사는 여러 사람의 눈총을 볼수 있었다.


 매니저는 소파에 앉아 인터넷 기사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있었고, 그녀의 스텝들처럼 보이는 여성 두명과 남성 한명은 우두커니 서서 서로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있었다. 그리고 또다른 한명. 그는 창 너머 베란다에서 밖을 주시하고있는것처럼 보였다. 머리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아, 담배를 피고있는 것이 분명했다.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몸으로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에 엘사는 본능적으로 손을 공손히 모으고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에 비해 안나는 자연스레 외투를 벗었다. 옷이 스치는 소리에 그들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에게 시선을 옮겼고, 엘사는 더욱 몸을 움츠리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어 왔어?”
 “몸은 괜찮고?”

 “점심도 안먹고 왔어요. 배고파요”


 ’뭐야 이 분위기?‘


 생각외로 그들은 담담했다. 접힌 외투를 소파에 놓고는 냉장고로 직행하는 안나의 뒷모습. 엘사는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은 두 다리로 서서는 8개의 눈동자를 바라보아야만 했다. 곧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던 남성이 창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왔다. 눈이 열 개로 들어났고, 그 남성은 엘사를 처다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망설임 없는 걸음걸이에 그녀는 눈동자를 좌우로 굴리며 당황스러워했다. 어느샌가 엘사의 눈 앞에 서서는 씨익, 웃으며 지그시 그녀의 눈을 바라보던 그 남성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런 그의 움직임에 흠칫 놀라면서도 꽤 따듯한 손의 온기에 의아하게 눈썹을 올리고는 멍하니 그의 눈동자를 보았다.


 “아하하!, 이거 첫인사를 이렇게 하게되서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저 누군지 아시겠나요?”
 “아,아뇨..전혀..”
 “반갑습니다. 안나의 소속사. 프로즌엔터테이먼트의 사장. 로드먼 헤치콕 이라고 합니다.”
 “아, 네! 처음뵙겠습니다”


 힘찬 악수였다. 그의 직책에 엘사는 연신 허리를 숙이며 그가 흔드는 힘에 따리 손을 휘저었다. 무언가가 잘못되어가는 듯 하다. 그녀의 머릿속에선 그 한마디의 중얼거림만이 조용히 떠돌고있었다.


 “저, 그..죄송합니다..”
 “하하핫! 아닙니다. 그거야 뭐 나중에 차차..아! 식사는 하셨을까요?”
 “아직..”
 “자, 그럼 우선 식사부터 하시고 생각해보도록 하죠”


 ’씨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리가 없잖아..‘


 결국에는 식탁위에서 안나와 둘이서 밥을 먹게 되었다. 서로 마주보며 음식을 기다리는 꼴이 엘사의 입장에서는 여간 고문이 아니였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엘사에게 어떠한 압박도 표현하지 않고있었다. 안나도 차 안에서와는 다르게 무덤덤하니 표정변화없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나 창밖을 응시하고있었다. 가끔, 엘사와 눈이 마주치면 밝은 미소를 보내왔다. 그 모습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엘사는 미간을 찌푸리거나 살짝 고개를 돌려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 인것같은 그들을 훔처보았다. 매니저는 계속 기사들을 보며 한숨을 쉬거나 표정을 구기고 있었지만 딱히 그녀에 대한 증오감은 없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들은 안나와 엘사가 정말 입을 맞추고 하룻밤을, 물론 진짜 몸을 섞지는 않았지만 하룻밤을 보냈다는것에 의심을 하지 않는것같았다. 마치, 머릿속에 레즈비언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음식이 식탁위에 올라가고, 감사히 먹겠다는 엘사의 중얼거림에 고맙다며 호호호 웃던 스타일리스트는 현재 티비를 시청하며 또다른 여직원과 함께 웃고 떠들고 있다. 그리고 목구멍으로 넘어가겠냐던 음식도 꽤나 맛있는지라 엘사는 어느샌가 그릇을 거의 비워놓고 말았다. 무안한지 냅킨으로 입술을 닦으며 잠깐 안나와 눈이 마주치자 안나는 풋, 웃으며 스푼으로 음식을 뒤적거렸다.


 “왜요? 적응 안돼요?”
 “당연하지, 이럴줄은 상상도못했는데”
 “우선 배고프니까 먹고생각해요, 다 먹자고 하는일인데”


 ’가끔 쟤가 더 나이 먹어 보인단말야‘


 엘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느새 비워진 두 사람의 그릇을 번갈아보며. 식탁위에 올려진 컵에서 물을 들이켰다. 지금까지 느꼈던 것중에 가장 시원하게 목을 넘어갔다. 한잔 더 마시고 싶었지만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로드먼이 자리에서 일어나 매니저의 옆에 앉아 화면을 같이 응시하는 것을 보고는 본능적으로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고, 또 환하게 웃음지어 보이는 것을 보며 식은땀이 등뒤에서 흘러가는 것을 느겼다. 안나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한걸음씩 소파 앞으로나아가더니 로드먼의 옆자리에 앉았고, 거실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씩 티비를 끄거나 노트북을 닫으며 주위를 조용하게 하려했다. 그런 모습들에 또다시 엘사는 꿀꺽, 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
.
.
 “네?!”
 “솔직히 이건 제가 생각했을때도, 이렇게 모여 이야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것같아요. 우선 강사님께서는 계속 여기서 지내시면서 안나랑 생활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건은 소속사 측에서 조용히 넘기도록 노력해볼께요”
 “그러면 지금까지 한말을 종합해본다면..”


 “첫번째”
 
 로드먼이 손을 들어 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웠다. 확고해 보이는 그의 눈빛에 엘사는 어쩔줄을 모른체 입만 헤, 벌리고있을뿐이였다.


 “우선 안나와 같이 살아주세요, 당분간은 그게좋을 것 같네요. 그래야 저희측에서도 연락하기 편하고. 굳이 특별하게 걸리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아뇨 그런건 아닌데..”
 “그럼 됐네요. 짐은 저희가 보내드릴께요. 두 번째. 이건 제 의견인데... 이번 건 이전에 터진 연예설을 덮을 만한 중요한 변환점이 지금인 것 같네요”
 
 매니저가 입꼬리를 올렸다. 그에따라 로드먼 역시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냈다. 엘사만이 홀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술을 비죽였다.


 “안나랑 열예설 좀 만들어주시죠. 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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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퀘에 치여 글쓰기가 너무힘들다..흑흑.. 주말에 버닝해야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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