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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바다동굴 5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38) 2018.09.12 01:05:25
조회 344 추천 14 댓글 7


어라. 용사 안나는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가물가물했어. 저가 무엇을 위해 뛰고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지. 안놔는 자꾸만 모르는 이름을 말하면서 바보라느니 멍청이라느니 욕만 주야장천 하고 있고 안나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었어.

안나 눈에 띈건 붕대묶인 손바닥. 무언가에 물려서 난 상처를 치료한건 생각이 나는데 왜 물렸는지가 기억이 안 난단 말이야. 나쁜 생물체를 쫓는건 뒷전이야. 아무래도 지금 용사님에게 필요한건 상황파악이었어.



분명 길이 있었는데. 안나가 간 방향으로 뒤를 도니 빛나는 원석 몇개씩 박혀있는 막다른 길이야. 이상함을 느낀 엘사는 벽 가까이로 가서 만져. 분명 동굴 벽이야. 근데 이게 왜 뜬금없이 갑자기 눈 앞에 있는건지는 모른단 말이야. 갑자기 불어 온 바람도  그렇고.

의구심만 가득한 그때,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어. 바람소리 주인을 느꼈을 때랑 비슷해. 안나를 물고 도망간 것도 모자라서 안나와 떨어트리고 순순히 다시 엘사의 앞으로 나타난거야. 착한 아이인줄 알았는데 엘사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어. 안나가 연관되니 더이상 부드러움은 없었어.

엘사를 묵묵히 보던 바람소리 주인은 엘사의 주변에서 한기를 느꼈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주위가 하얗게 변해가기까지 했지. 날카롭게 얼어가는 바닥이 향하는 곳은 바람소리 주인이야. 엘사는 화가 많이 났어.

"안나가 있는 곳으로 안내 해."

뒤를 서서히 돈 엘사는 원석 없이도 눈에서 빛나는 듯했어. 쩌적. 얼음이 동굴 벽 여러군데 박힌 빛나는 원석들을 덮치니 동굴은 빛을 잃어갔어. 당장 도망쳐도 얼어죽을 판에 바람소리 주인은 엘사를 보기만 할거야. 가만히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엘사가 걸어가는 부분 말고는 바람소리 주인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얼음들이 에워쌌어.


차갑게 얼어붙은 표정이 무섭지도 않은가봐. 코앞까지 왔음에도 버둥거리는 것 없이 고요히 바람소리만 그 자리에서 들려왔지. 얼음에 꺼져가는 동굴 원석들은 마치 믿고 곁에 있게 해준 엘사의 마음에 더 먹칠하는 듯했어.

주변이 컴컴해지고 엘사조차도 흐릿하게 보여질 즈음, 얼음의 부분들이 희미하게 푸른 빛으로 빛이나기 시작했어. 무언가 하려는 듯 하니 엘사는 둘러싼 얼음의 날을 더 세우겠지.


희미하게 빛나는 푸른빛들은 서로 이어져서 곡선이 되고 곡선들이 불규칙하게 뒤엉키며 서서히 올라가더니만 곧 어떤 생물체의 모습을 띄기 시작했어. 그것이 형태를 되찾아서 희미하게 보이게 됐을때, 주변에 날을 세운 얼음들이 엘사의 의지와 다르게 녹아갈거야. 엘사는 얼음들을 더 날카롭게 하기위해 냉기를 불어넣었어. 곧 소용없는 일이 됐지.

엘사를 위해 날을 세운 얼음들이 끝부분부터 푸른빛으로 나는 알갱이로 변해 바람소리 주인에게 들러붙더니 그것은 곧 신비한 비늘로 변했지.


또 다른 부위로 붙더니만 금방이라도 날 것 같은 지느러미를 형태를 이룰 수 있게 해주었어. 엘사를 위해 날을 세웠던 얼음들이 알고 보니 바람소리 주인의 형태를 되찾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 거였지.

깜짝 놀란 엘사는 뒤늦게 얼음들을 거두어 내려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어. 바람소리 주인은 반짝거리는 비늘을 가진 완벽한 뱀 형태가 된 뒤야. 역으로 얼음이 그것에게 통제당해서 사르르 사라졌어. 자신의 주변을 에워싸던 것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것은 앞으로 조금 기어왔어.

완전히 몸을 되찾고도 불편한게 있나봐. 머리부분을 자꾸 흔들어 댔어. 자세히 보니 쇠사슬 같은것이 머리를 꽁꽁 묶어놓아서 불편한거였지. 강력한 마법이 깃들어져 있는 듯해. 엘사의 얼음을 통제했음에도 그것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니까.

어떻게든 벗겨내려고 엘사 앞에서 발버둥을 쳤어. 엘사는 안나를 물었던 그것을 도와주고 싶지 않았지만,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게 왠지 가엾게 보였지. 엘사가 다가가서 머리 부분을 가리던 것에 손을 댔어. 이질적인 것이 닿으니 갑자기 빛을 막 내면서 엘사의 손을 밀어냄과 동시에 그것에게도 충격파 비슷한 걸 쏘아대.

통제하려고 만든 쇠사슬이 내보내는 충격파는 그것의 몸을 아프게 쑤셔댔어. 빛이 엘사의 눈을 막 쏘아댔어. 못된 흑마법사의 마법도 단번에 튕겨냈던 손이야. 아프다고 몸을 바둥거리는 그것의 반항에도 엘사의 양손은 정확히 쇠사슬의 일부분을 잡아서 간단하게 뚝 부러트려.

그랬더니만 커다란 쇠사슬은 파장과 함께 힘을 잃어 파스스 부서지고 말았어. 자유가 된 그것은 묶여있던 머리를 마구 흔들어. 그리고 징그러운 쇠사슬 조각을 다 떼어낸 다음에 곧바로 엘사에게 가서 얼굴을 목에 비벼댔어.

얼떨떨한 채로 하늘거리는 지느러미 사이 몸통에 손을 올리게 된 엘사야. 구속에서 풀린 덕에 신비한 비늘은 더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지. 신비한 비늘은 어느샌가 잊고 지냈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주었어.


엘사는 뭔지 알고 있어. 아주 오래된 기억들의 아주 작은 부분이었지만, 얼마 안 되는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지. 엘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꼭 껴안아주었어. 돌에 맞아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된 그것의 왼쪽눈이 엘사의 뺨의 닿았어.


- - -

치매 앓는 용사와 가족상봉한 전직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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